▲ 김 현 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0년대 들어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국가 에너지 전략’을 발표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저유가시대가 도래하면서 에너지를 국가가 개입, 관리해야 할 ‘전략상품’으로 보는 시각이 퇴색됐다. 2000년 이후 저유가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세계 각국은 에너지 수급전망을 토대로 포괄적인 국가 에너지전략을 수립했다.

유가 급등 지속, 자원 확보 경쟁의 심화, 온실가스 감축의 본격화 등 국제 에너지 정세의 급변이 위기의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석유 시장의 구조 변화로 고유가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인식되고 저유가 시대의 투자부진으로 인한 공급 제약과 중국, 인도 등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수요 급증이 수급 불균형을 야기 시키고 있다.

세계 각국 자원확보 경쟁 심화

중국發 자원 확보 경쟁 심화, 자원의 지역적 편재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대, 기상이변 다발, 환경문제와의 연계 등 에너지 안전보장을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이 양적, 질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이후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면서 ‘에너지 효율 개선’이 에너지 전략의 전면으로 부상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첨단기술개발을 통한 ‘석유소비 억제’에 초점을 둔 ‘첨단 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천명했으며 세계 최고의 에너지 효율을 자랑하는 일본도 2030년까지 에너지 효율을 30% 추가 개선, ‘국가적 강젼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수립했고 중국은 에너지 폭식형 경제성장의 한계를 인식, 에너지 효율 개선을 거시경제정책의 목표로 도입했다.
미국은 부시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국내외 에너지원 개발 및 확보를 주축으로 하는 공급 위주의 전략을 추구하는 등 지난해 이전의 국가 에너지 전략은 자원 확보를 최우선과제로 추진해 왔다.

석유·천연가스의 생산지역 및 공급루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동맹 질서의 재편을 추진해 왔으며 중국도 향후 장기경제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의 공급과 확보를 최우선적으로 강조하는 등 경제발전의 핵심 요소인 자원획득이 미국의 통제하에 들어가는 것을 견제하면서 공격적인 전방위 자원확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자원 확보 경쟁이 가열되는 과정에서 공급 위주 전략의 한계를 인식하고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소비국간의 확보 경쟁이 국제에너지 시장을 혼란시켜 에너지 가격의 급등을 야기되고 있다.

경제적 합리성을 결여한 자원 확보의 추진은 에너지 소비국 공통의 이해에 反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고 자원민족주의 확산, 지정학적 위험 증가 등으로 공급여력 확충에 한계를 느끼며 중동에 이어 러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자원 보유국의 자원 내셔널리즘이 강화되면서 자원개발에 대한 외자규제 및 국가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삶의 질 에너지 효율과 직결

에너지 효율 제고가 고유가와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저렴한 방법이라는 인식이 확대된 가운데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경제사회시스템의 구축이야말로 장기적인 고유가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 공급부족 해소가 산업경쟁력 강화로 직결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요구가 가속화되고 에너지 효율 제고가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