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수 (사)전자ㆍ정보인협회 부회장

의식(意識)은 깨어있을 때 사물을 깨닫는 마음의 작용, 곧 이지와 감정과 의지의 일체 정신 작용을 지칭한다. 심리학상 감각?지각?감정?표상(表象)?정서?의욕 등 거의 심적 체험의 일체를 포함하는 개념을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눈을 뜨고 있는 동안에는 항상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느끼고 한다. 즉 직접적인 주관적 체험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일반적으로 총칭하여 의식이라 부른다.

불교에서는, 육식(六識) 또는 팔식(八識)의 하나로, 대상을 총괄해서 판단하고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을 말한다.
의식은 본인에게 있어서는 가장 직접적이고 확실한 경험이지마는, 타인은 이것을 감지하거나 직접적으로 볼 수 없는, 일종의 개인적인 경험이다. 그러므로 의식이란 어떠한 개인의 어떠한 순간의 통일적 경험인데, 이것은 여러 가지의 관점에서 분석적으로 관찰할 수가 있다. 의식일반(意識一般 : transcendental apprehension)은 칸트 철학의 선험적 관념론(先驗的觀念論)에 있어서, 객관적인 인식 성립의 기초로서 상정(想定)되는 인식론적 주관이다.

의식의 연속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의식은 과거 스스로의 의식과 연속되어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현실적으로는 수면(睡眠)이라는 무의식의 시간에 의하여 중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후(前後)사이에 연결이 되어 있다.

이것은 인격적 동일감(同一感)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건이며, 이 연속이 없어진 때에는 이중인격이라는 변태현상을 나타낸다.

이중인격(二重人格: dual personality)이란 의식의 통일이 분열되어 언동이 평소와는 전혀 달라지나 어느 기간을 지나면 다시 되돌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또는 이중인격자라 하여 동일 인물 안에 성질이 다른 두개의 인격이 존재하여 때로는 전혀 다른 사람과 같이 행동하는 것이다. R. L. Stevenson작의 소설<<Dr. Jekyll and Mr. Hyde>>에 나오는 인물인 지킬박사와 같은 경우가 될 것이다. 훌륭한 신사이지만 약을 먹으면 Mr. Hyde라는 극악인이 된다.

의식의 통일과 관련하여 의식적 경험의 내용은 단순한 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으로 이루어진 것인데, 각 순간에 있어서는 전체가 통일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통일이 상실되었을 때에는 인격의 분열이라는 변태현상이 나타난다. 인격분열(人格分列: dissociation of personality)은 기억과 의식의 연락이 없고 정신의 통일이 없어서 각각 떨어져서 헤지는 상태인데, 이중인격이나 인격변환(變換)따위이다.

위에서 말한 의식의 연속과 통일과는 인격적 의식의 형성에 필요한 조건이다. 그래서, 이것에 의한 의식(意識)의 시간적(時間的) 또는 내용적 구조의 정도에 따라서 자의식(自意識)이 비교적 명료한 인격적 의식으로부터, 비교적 불명료한 것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단계를 나타낸다. 꿈도 한가지 의식인데, 대체로 자의식은 불명료하다. 자아의식(自我意識)은 외계의 의식에 대립하는, 자아(自我)에 대한 의식이다. 때로는 자기중심적(自己中心的: self-regarding)인 의식상태를 말한다.

의식의 명암(明暗)이라는 측면에서는 각성(覺醒)으로부터 수면에 이르는 의식상태의 변화를 보면, 의식에 명료도(明瞭度)의 차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명료한 의식이란 보통 초점(焦點)이 분명한 의식을 말하는 것이다. 즉 각성 중의 의식상태에서는 항상 많은 부분이 동시에 의식되어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 부분은 명료하고, 어떠한 부분은 불명료하다.

이 상태는 눈으로 한 점(點)을 응시하였을 경우에, 응시점이 뚜렷하게 보이고, 주변(周邊)의 부분이 희미하게 보이는 것과 흡사하다. 이러한 의식의 집중도(集中度)를 주의(注意)라 한다. 마음에 두어 조심하는 것, 즉 어떤 대상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다. 의식 작용을 어떤 사물에 기울이는 것을 말한다.

의식 작용과 내용에 있어서 의식경험을 의식작용과 의식내용으로 나누는 일이 있다. 생각하는 것이 작용이며, 생각하는 그 일이 곧 내용이다.
빨간 빛깔을 본다고 한다면 그 빨간 빛깔자체는 내용이고, 본다는 것은 작용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상적인 분석이며, 현실의 경험으로서는 통일된 것이다. 다만 사람에 따라서 이 중에서 어느 한편을 가리키는데 의식이라고 하는 말을 쓰는 일이 있다는 것을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의식의 기능과 연관해서 의식을 그 작용의 면에서 보고, 때때로 의식의 기능이라는 것을 생각하여서, 독일의 철학자 칸트(I. Kant: 1724-1804) 이후로 지(知)?정(情)?의(意)의 3분법(三分法)이 제창되었다. 즉 인간의 인식적 활동?정신적 활동?의지적 활동은 분명히 가장 편리한 활동의 3형식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심리학에 있어서는 이것은 단순한 의식문제 뿐만 아니라, 생활체의 보다 넓은 활동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190호에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