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검침용역 제한경쟁입찰 전면 시행
2020년까지 저압부문 원격검침 완료 계획
검침사업 환경변화로 원가관리 강화 불가피

한전은 지난 2006년 33만9,000호를 시작으로 한전산업개발과 수의계약으로 진행해 왔던 검침사업 용역을 제한경쟁입찰 제도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제한경쟁입찰 물량은 2007년에는 74만호로 확대됐고, 2008년에는 117만3,000호, 2009년 197만8,000호로 늘어났고, 올해는 314만4,000호로 물량을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지난 2006년 제한경쟁입찰 제도를 도입하면서, 오는 2012년까지 검침용역 대상 물량 전체를 제한경쟁입찰로 전면 시행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또 올해 50만호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160만 가구에 원격검침을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2014년부터는 매년 200만호를 대상으로 원격검침을 시행해 2020년까지 저압 부문의 원격검침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검침 사업은 한전의 원격검침 추진에 따라 올해 22만5,000호를 시작으로 검침업무량이 매년 감소하게 되고, 오는 2020년에는 791만2,000호의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올해부터 추진되고 있는 자동이체 고객의 우편송달 전환 등으로 검침인력의 감소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수의계약 축소·제한경쟁 확대라는 검침사업 환경의 변화로 인해 수의계약 낙찰률도 하락하고 있다. 2008년 97.38%이르던 낙찰률은 지난해에는 95.40%로 떨어졌고, 제한경쟁에 따른 낙찰률도 2008년 93.58%에서 지난해에는 무려 11.06p가 떨어져 82.52%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새로운 제한경쟁계약 입찰은 오는 12월 실시될 예정이다. 이 같은 검침사업의 환경변화는 해당 회사의 원가관리 강화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전산업개발 노조, 왜 반발하나?
1983년 9월 시행된 전기, KBS수신료 등 6개 통합공과금 제도는 1990년 당시 137억원이던 한전의 운영비가 95년에는 512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통합고지에 따른 경제성을 기대했지만,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제도 시행의 당위성 상실을 이유로 폐지됐다. 이후 94년 10월 1일 전기, KBS수신료, 체납단전 업무가 한전산업개발로 이관됐다. 이 과정에서 1차로 2,135명이 한전산업개발 직원으로 이관됐고 2차로 167명이 추가로 이관되면서 2,302명의 인력이 한전산업개발로 이관됐다. 또 95년 1월에는 KBS직원 450명도 한전산업개발로 전적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총 2,723명이 내무부 공무원과 KBS직원에서 한전산업개발 직원으로 전적했다며 고용ㆍ신분ㆍ임금 등 통합공과금 이관자에 대해 정부와 한전이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8월 24일 총력투쟁결의대회를 개최한 한전산업개발 노동조합은 제한경쟁입찰 폐지를 주장하면서 총력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006년부터 시행한 검침사업 제한경쟁입찰이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검침 노동자의 생존권은 물론, 사회 공공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그러면서 “매년 낙찰가격 하락으로 임금이 저하되고, 고용불안이 야기되고 있다”며 “제한경쟁입찰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경부와 행안부 등 정부와 한전이, 한전산업개발 노조의 민원제기에 대해 무성의한 답변과 안하무인적 자세로 일관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노조는 통합공과금 폐지시 이관자에 대한 합의사항을 준수할 것과 함께, 합의사항 준수를 위해서는 검침용역의 제한경쟁 입찰제도 도입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전을 상대로 집단 및 개별 소송을 벌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수의계약 폐지는 당연…계약특수조건으로 급여 및 고용안정 보장
한전산업개발 노조의 주장에 대해 한전은 “통합공과금 폐지 사유, 수의계약 축소 및 제한경쟁 도입 사유, 검침노조의 경쟁계약 확대 기본 원칙 합의와 경쟁입찰시에도 검침원의 고용안정 및 급여 수준을 보장하는 ‘계약특수조건’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으로 고려할 때 사실과 크게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한전은 “통합공과금 제도는 시행상의 여러 문제점 등으로 제도 시행의 당위성을 상실해 폐지 됐고, 공공분야 수의계약 폐지 등  경쟁도입의 시대적 추세를 반영해 검침회사간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 고객 서비스 및 검침업무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부조리 개연성의 사전 방지를 위해 제한경쟁 입찰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또 한전산업개발은 한전의 자회사가 아닌 만큼 자회사에 수의계약을 줄 수 있도록 규정한 공공기관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8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또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지난 2007년 6월 9일 검침연대노조는 검침회사와 ‘고용승계와 임금수준 유지’ 등을 기본원칙으로 한 경쟁입찰 확대에 이미 합의했다”며 “한전 역시 검침용역 경쟁입찰에 따라 어느 업체가 낙찰을 받더라도 고용승계와 변경전 회사에서 받던 금여수준을 보장하도록 하는 계약특수 조건으로 운영해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은 그러면서 “정부 등 관련부처에서도 검침용역 업무를 수의계약에서 경쟁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