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계 피크를 연일 경신했던 지난 1월,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서울 삼성동 전력거래소에서 한국전력공사와 5개 발전 자회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력 비상수급 대책회의를 주재한 후 전력거래소의 중앙급전소를 둘러보고 있다.

한 자릿수 예비율로 인해 올 여름 하계 전력수급에 비상에 걸린 가운데, 하계 피크를 앞두고 발전소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해 관계 기관을 긴장케 하고 있다. 지난 5일 한국서부발전 삼랑진 양수발전소 1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방재청은 이날 화재로 발전기가 소실돼 약 3억4,100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화재가 발생한 삼랑진 양수발전소는 설비용량 60만3,000㎾로 30만㎾급 발전기 2기를 보유하고 있다.

삼랑진양수발전에 이어 7일에는 한국남부발전이 운용중인 신인천복합화력발전소에서도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 발전기 등이 소실됨에 따라 2억 3,0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소방방재청은 밝혔다. 소방당국은 발전기를 조정하는 중앙제어실인 3층에서 화재가 났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원인을 파악한 결과, 증기 터빈과 발전기를 이어주는 축이 낡아 끊어지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남부발전 신인천천연가스본부는 설비용량 180만㎾로 15만㎾급 가스터빈 8기와 4기의 스팀터빈을 보유하고 있다.

발전소 화재에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인천에 위치한 모 발전소에서 작업중 안전사고로 인해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대전력 11.8% 증가…공급예비율은 6.5%

올 여름 최대전력은 전년 대비 11.8% 늘어난 749만㎾ 증가해 7,070만㎾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수요관리자원 296만㎾ 시행 후의 최대전력치로 미시행할 경우, 최대전력은 7,366만㎾에 이르는 수치다.

하지만, 공급능력도 3.7%인 267만㎾가 늘어나 7,530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공급예비력은 460만㎾로 공급예비율 6.5%를 유지할 것으로 전력거래소는 최근 전망했다. 그러나 5일과 7일 발생한 두 건의 화재로 인해 45만㎾의 발전용량이 공급능력에 포함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를 감안하면, 올 여름 공급예비력은 7,485만㎾에 머물 전망이다.

전력거래소는 올 여름철 수요예측 전제로 올 GDP 성장률을 5.9% 기준(KDI 경제전망, 5.16 발표)으로 기상청이 5월 24일 발표한 기온 전망을 토대로 수요를 예측했다. 수요예측결과 정상기온시 전국 최대전력은 앞서 언급한 대로 전년 대비 11.8% 증가한 7,070만㎾로 전망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전년 대비 10.6% 증가한 2,841만㎾ 전망되고 있고, 제주권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62.6만㎾로 전망되고 있다. 정상기온이란, 최근 10년간 피크일 최고 기온 32.2℃를 적용한 수치다. 기상청은 올 여름 기상전망을 통해 7월(19~26℃)과 8월(19~27℃) 모두 평년기온과 비슷하다고 전망한바 있다.

■공급능력 267만㎾ 증가

올 여름 공급능력은 전년대비 3.7%인 267만㎾가 늘어났다. 군산복합 1호기(72만㎾), 송도복합(19만㎾), 군장열병합 2호기 등(44만㎾)의 준공으로 모두 104만㎾를 신규로 확보하게 됐다. 또 보령복합 가스터빈 6호기 등 발전기 정비 완료로 36만㎾를 확보했다. 월성원자력 1호기를 제외한 전 발전기가 이번 여름 피크에 따른 가동에 대비하고 있다.

또 고리원자력 3,4호기 등의 출력 상향운전으로 9만㎾가 증가했고, 영월복합과 신고리원전 1호기 등 시운전발전기 출력으로 120만㎾를 확보했다.

■수요관리, 공급능력 증가분을 넘다

올 여름 수요관리를 통해 총 296만㎾에 이르는 최대전력 사용을 줄일 전망이다. 지정기간 수요조정(7.19∼23, 8.9∼13, 8.16∼20, 15일)으로 151만㎾를 줄이고, 주간예고 수요조정(1주전 예고, 예비력 500만㎾ 이하 시)으로 또 100만㎾를 줄일 계획이다. 아울러 수요자원 시장(하루전 예고, 예비력 500만㎾ 이하 시) 운영을 통해 추가로 45만㎾의 피크를 억제할 계획이다.

이상고온 등 전력수요 급등으로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는 예비력 단계별로 기 마련된 비상대응책을 가동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예비력이 200만㎾ 이하로 내려갈 경우, 532만㎾에 이르는 비상수요자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비상수요자원이란 직접부하제어(138만㎾), 비상절전(235만㎾), 전압조정 부하조절(159만㎾) 등을 말한다.

■수도권과 제주권은?

수도권의 최대전력은 전년 대비 271만㎾(10.5%) 증가한 2,841만㎾에 이를 전망이다. 공급능력은 60만㎾(2.0%)가 늘어나 3,083만㎾를 확보했다. 하지만, 수급차질시에 대비해 비상전력 107만㎾(직접부하제어 31만㎾, 비상절전 76만㎾)를 별도로 확보했다.

제주권의 최대전력은 전년 대비 4.8만㎾(8.3%) 증가한 62.6만㎾로 전망되고 있다. 공급능력 2.4만㎾(3.1%)가 는 80.1만㎾를 확보하고 있다. 역시 수급차질에 대비해 비상전력 5.1만㎾(비상절전 1.1만㎾, 동기조상기를 발전기로 전환 4.0만㎾)를 별도로 확보해 놓고 있다.

■송변전 계통 운영 대책은

지난해 105개의 계통분리 개소를 올해는 106개로 늘려 운전한다. 고장전류 저감 및 과부하 해소를 위함이다. 발전기 차단 고장파급방지장치도 운영된다. 영광, 울진, 고리, 당진, 태안, 보령, 하동, 평택 등 8개 발전소에 설치된 이 장비는 대규모 발전단지의 인출선로 고장시, 단지 내 전체발전기의 파급정지를 방지할 수 있다.

부하 차단 고장파급방지장치도 운영된다. 수도권 6개 융통선로 중 765kV 송전선로 1루트 정지 시 전압안정도를 개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위기 대응 훈련도 강화된다. 전력거래소는 지난달 30일, 올 하계 전력계통 운영지침서를 작성 배부하고 교육을 완료한 바 있다. 여기에는 가상 고장별 발생현상 및 조치방안, 복구 절차 등이 담겨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유관기관 합동으로 위기대응 모의훈련도 실시했다. 전력거래소 주관으로 실시된 이 훈련에는 정부와 한전, 발전회사 등이 참여했다. 전력수급 위기상황 발생시 기관간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유지 및 효율적인 대응체제 구축을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