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현안을 논의하는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진단과 과제’ 정책토론회가 국회 헌정기념단 대강당에서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현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대해 대안있는 비판이 제시됐으며, 공기업노동조합의 자성의 목소리도 거셌다. 공공기관은 ▲방만경영 ▲민간경제 발전 저해 ▲지원기관의 ▲중복지원 ▲과잉지원을 통해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개혁의 대상이 되어왔다. 토론회에서는 공공기관 개혁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현정부가 진행하는 정책에 대해 비판과 성토를 쏟아졌다.

 MB 정부는 취임 초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민간이 잘할 수 있는 분야는 과감히 민영화하고,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때는 적극적으로 통폐합해 국가경쟁력강화에 맞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추진원칙으로 ▲작은정부, 큰시장 ▲국민편익증대 ▲사회적비용 최소화 ▲기관별특성에 맞는 선진화방안을 제시했다. 공기업 선진화의 목표인 ‘시장경쟁의 촉진, 공공기관의 효율화’에 맞춰 현 정부는 기관개편과 함께 인력감축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있다. 민영화 중심의 개편이었던 공기업개혁방향은 국민의 여론에 밀려 통합과 폐지와 기능조정으로 바뀌었다.

■선진화정책 전면개편해야-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공공기관 선진화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고, 선진화정책에 대한 진단과 평가를 내렸다. 개혁정책의 문제로 ▲공공기관의 역할과 기능▲ 개혁의 졸속성논란▲정책의 일방성을 제기했다. 국민이 요구하는 공공기관의 역할과 기능은 “공공서비스의 내실화와 확대이지, 정부가 진행하는 효율화와 민영화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는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전략이 없고, 이해당사자가 참여를 배제되어 정부가 공공기관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며 “공공기관 노조를 대화의 대상자가 아닌 단순히 개혁의 대상으로 격하시켰다”며 비난했다.

그는 또 정부 정책에 대해 “경영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공기업의 본 목적인 공공서비스의 증진을 외면했고, 하위직을 위주로 인력을 감축하고 임금을 삭감하는 등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는 전략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고용창출의 대안으로 제시된 청년인턴제에 대해선 “정규직으로 채용한 곳이 드물어 비정규직만 확대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는 교섭의 대상인 임금을 정부가 단독으로 결정했고 공기업의 특성의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는 산출 기준에 대해서 의문를 제기했다.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 대해서는 “수익성과 상업성에만 치중되어 있어 장기적인 사업추진보다는 단기성과의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인 사업추진을 하기엔 1년의 평가주기는 짧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노광표 부소장은 평가 결과에 대해 서열화에 따른 기관간의 경쟁으로 성과급 획득수단으로 변질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의 공공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그는 공기업의 부채급증의 근본원인으로 정부정책의 대리수행을 꼽았다.

그는 정책개선의 기본방향으로 ▲공기업감독을 위한 독립기구 설치 ▲공운법개정-이해당사자 참여와 합의 ▲공공서비스의 초점을 맞춘 경영평가 개편 ▲단체교섭구조를 통한 집단적 의사소통 제도화를 제안했다.

노광표부소장은 공기업노동조합에 대해 “정부에 대한 비판이 필요하지만 자기목소리를 내기 위한 부단한 노력도 필요하다”면서 “공기업노동조합이 이해관계에 머무르는 분산적인 대응이 아닌 조직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연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이 주체가 되어 목소리를 내야하고, 공공성을 살리기 위해선 사회적인 책임을 추구해야한다” 고 주문했다.

■공공성이 빠진 공공기관 경영평가

박주현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소장은 “민영화를 진행하기 전에 국민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야한다”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대해선 공공성에 대한 평가가 들어가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공공노조에 대해서도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대표로 공공성을 입증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배준호 한신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수는 기관평가제도를 이원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평가기간을 3~5년으로 늘려 심도있게 평가▲기관장의 평가도 간소화▲ 점검작업과 매년 수시로 수행하는 기업가치를 증진하는 자문작업을 재구축하자는 것이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조합에게 노동상담을 전담하는 전임자를 둘 것을 제안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거듭나야 노동조합의 대표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공공서비스를 통해 노동자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단체협약의 효력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안병주 기획재정부 경영혁신과장은 “다른 의견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전달하겠다”면서 “국제적으로 뒤처진 공기업의 생산성을 고려하면 한쪽 편에만 치우쳐 있는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