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2년부터 도입하는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의 골격을 살펴보면 국내 관련 기업이 RPS를 기반으로 녹색성장의 기틀을 다져 수출 길을 트고 외국기업의 공격으로부터 국내시장을 방어하는 ‘안전판’ 역할로 작동하고자 하는 의지가 읽힌다. 기존의 발전차액지원제도가 공급자만의 일방적인 시장인 것에 비해 시장을 만들어 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의 배려가 일정부분 들어있다는 점에서 다소 진일보한 제도라고 평가하고 싶다. 특히 발전차액지원제도가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초기 시장 창출에 어느 정도 역할을 했지만 제도의 한계를 드러내 새로운 정책전환의 수단이 필요한 시점에서 추진되는 거라 기대를 모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발전회사에게 제시한 목표량이 너무 과중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2020년 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포한 정부가 ‘숫자 꿰맞추기식’으로 무리한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았나하는 의구심이 든다. 의무 부담을 지는 대상기관중에 하나인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2022년 까지 12조원 이상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쏟아 붓도록 되어 있다. 매년 표준형원전 1기에 해당하는 양을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채워야 하는 꼴이다. 특히 국가전력수급계획에 따라 2030년 원전 비중을 59%까지 늘려야 하는 만큼 의무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보급과 확산을 통해 궁극적으로 향후 먹을거리를 창출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덕목이다. 그에 못지않게 국가 성장동력의 한 축인 원자력사업도 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것도 오늘의 당면과제다. 현재 원자력계에는 국가전력수급을 담당할 원전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에 맞춰 신규 원전을 차질없이 지어야 하고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맞아 세계 시장에서 수출 실적의 개가를 올려 국가 경제에 도움을 줘야하는 버거운 의무가 부여되어 있다. 그것이 시대적인 요구라면 원자력 부문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한수원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 RPS에 적극 동참하도록 하되 의무 할당량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 죽이기’의 결과는 나오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RPS의 성공 여부는 의무를 떠안은 발전회사에게 실현 가능한 RPS 목표치가 제시되는 것이다. 국가 목표치에 맞춰 발전회사에 ‘몰빵’하는 것으로는 부작용이 따른다. 당근은 없고 무거운 목표치와 채찍만으로는 사업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 더욱이 투자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이 불투명해 경영상 압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발전회사의 열정을 끌어내는 데는 무리수가 따른다. 물론 정부의 통제권 아래 있는 발전회사의 경우 경영평가에 반영해 밀어붙이면 ‘울며 겨자먹기’로 끌려가겠지만 그것을 온전한 사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보다 앞서 RPS를 도입해 추진하고 있는 일본이 적정 수준의 목표치를 제시해 발전회사들이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는 것을 한번쯤 음미해볼 것을 권한다.

결국 RPS 정책 추진 목표는 발전회사가 부담하는 돈이 산업발전에 효율적으로 흘러들어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녹색성장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시장에 정확한 시그널을 줘 앞날이 예측 가능하고 무엇보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추진하면서 정부가 보여준 정책 표류와 시장의 혼란상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기업역량과 기술력이 선진 수준으로 견인되도록 후속 조치가 정교하게 짜여져야 한다. 현재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RPS 청사진만 놓고 보면 정책 담당자는 전문가다운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 어느 경우도 완벽한 제도란 없다.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는 RPS를 도입했다가  FIT로 회귀하거나 병행추진하고 있다. 어느 것이 우월하다는 것보다 제도를 어떻게 운용하고 정착시키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회사가 부담하는 돈이 산업발전에 효율적으로 흘러들어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녹색성장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시장에 정확한 시그널을 줘 앞날이 예측 가능하고 무엇보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추진하면서 정부가 보여준 정책 표류와 시장의 혼란상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기업역량과 기술력이 선진 수준으로 견인되도록 후속 조치가 정교하게 짜여져야 한다. 현재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RPS 청사진만 놓고 보면 정책 담당자는 전문가다운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 어느 경우도 완벽한 제도란 없다.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는 RPS를 도입했다가  FIT로 회귀하거나 병행추진하고 있다. 어느 것이 우월하다는 것보다 제도를 어떻게 운용하고 정착시키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