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은 현안이 많은 조직이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어 침체기에 있다고 보여 진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지고…. 고민거리가 많다.”

김문덕 한국서부발전 사장은 가라앉은 분위기 쇄신을 위한 고민들로 가득 찬 속내를 전하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서부발전은 이 분야에서는 최고야! 뭐 이런 것을 만들어 가야한다. KEPCO에서 근무할 때도 성격이 비슷비슷한 자회사끼리 소모적인 경쟁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온 만큼 서부발전이 다른 회사보다 두드러지게 잘 해서 자타가 공히 인정할 수 있는 아이템이 무엇인가를 찾아 특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업무보고에 이은 경영방침 수립, 조직점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모델 개발 등으로 눈가에 다크써클(dark circle)이 생길만큼 강행군을 이어온 그가 느슨히 풀린 넥타이를 조여 매며 이처럼 말했다.

김문덕 사장은 ‘Focus & Align’을 경영방침으로 정했다.

이는 “전 구성원의 자원과 역량을 결집해 한마음을 가지고 현안해결과 업무추진에 몰입하고(Focus), 회사의 경영비전과 전략적 목표 구현이 가능하도록 조직 및 업무 프로세스 등 제반 경영시스템과 구성원(직원)의 마인드를 한 방향으로 정렬(Align)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 기업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을 제고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한 강한 기업을 지향하며 핵심사업 위주로 미래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창출하여 미래가치를 극대화하는 한편 신뢰와 화합을 바탕으로 한 소통의 기업문화 실천을 피력했다.

그리고 조직구성이 구색 갖추기 식으로 되어있는 것 같은데 “모든 걸 다 잘한다는 것은 다 잘못한다는 것과 똑같다”는 말과 함께 집중, 몰입할 수 있는 조직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EPCO에 있을 때에도 5개 발전사간에 서로 치고받고 하는 경쟁하지 말고 전문성을 키우는 것을 중요시 해 왔다. 지금도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더 살펴봐야겠지만, IGCC, 조력발전소 등 특화된 것은 잘 살리고 또, 거기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기회가 없는지, 그 밖에도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 거기에 대해 자타가 공인하는 기술력이나 비즈니스 창출능력을 만들어 내는 게 내 역할이다.”

그는 “전력산업은 자본집약적 설비산업으로 경영방침이나 투자결정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성과로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린다. 임기동안 무언가를 이루어 나타내겠다는 것은 욕심이라 생각한다”며 “자타가 공인하고 인정할 수 있는 포커스를 정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조직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료구매비용이 가파르게 오른 것과 관련해 “주연료인 석탄을 비싼 시기에 집중해서 샀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사실, 발전회사에서는 CFO가 Chief Financial Officer(최고재무관리자)가 아니라 Chief Fuel-procurement Officer(최고구매책임자)라고 본다. 저렴한 연료구매에 회사성패가 달려있다. 발전사의 경쟁력은 연료를 누가 싸게 사오느냐가 중요하다. 바잉파워를 크게 하기 위해 5개 발전사가 힘을 합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아무리 직원들이 고생해 최적의 설비운전을 한다 해도 연료를 비싸게 사오면 수익성을 만회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김문덕 사장은 “외부적인 경영환경은 변화의 속도와 폭이 많이 커져 각종 새로운 비용이 증가되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 대응에 필요한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기술개발이 속도도 빠르고 다양해졌으며, 정부의 RPS도입과 REC거래라든가, 과거에는 발전만 잘하면 됐지만 이제는 환경이 달라졌다. 새로운 환경 팩터(factor)가 들어오면서 비용을 결정하는 요소에 변화가 생겼다. 그런데 우리가 외국에 출장가서 환율이 바뀌면 이게 싼 건지 어떤 건지 헷갈리듯이 나도 그렇고 우리 조직원 모두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있다. 외부환경의 변화를 빨리 체감해야 한다.”

김 사장은 “오너가 경영하는 민간기업과 달리 공기업의 경영자는 청지기와 같은 자세로 원칙을 갖고 경영리스크를 최대한 회피해야 한다”며 “잘못되면 내가(CEO 또는 담당직원) 옷 벗고 나가면 되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일해선 안된다”며 “원칙이 있는 포트폴리오”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서부발전이 연료를 비싼 시기에 집중 구매한 것 때문에 (대외 경쟁력은 물론 경영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데) 타격이 컸다”며 이것이 서부발전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면서 리스크 분산을 위한 중장기 포트폴리오의 재편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은 정부 정책과 궤를 같이 하고자 한다. 다만, 이게 단기적인 상생을 내세워, 장기적으로 시장성이 없는 사업을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명분으로 벌이는 것은 좋지 않다. 중소기업과 협력과제를 만들어 같이 투자해 개발은 해놓고 활용이 안되고 하는 데, 이것은 초기에 시장성과 기술성을 살피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특화된 핵심기술이 살아난다. 다만, 진정으로 그런 기업을 살리려면 경쟁력을 갖도록 해야지 획일적으로 중소기업이라는 명목만으로 지원을 한다면 도리어 경쟁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될성부른 나무를 집중 육성해서 시장에 이득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성이 없거나 특화된 기술도) 아닌데 억지로 꿰맞추는 사업성평가로 판단을 해서 사회에 손해 끼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문덕 사장은 “시장성이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 또 전망이 좋은 아이템은 적극 발굴 하겠다”며 중소기업의 친구 같은 사장으로서 특화된 핵심기술을 되살리는 상생협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