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는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제4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원자력발전 수출산업화 전략’을 보고했다. 이날 회의에서 지경부는 향후 예상되는 세계 원전시장에 적극 대응해 원자력 산업을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본격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경부는 이번 ‘원자력발전 수출산업화 전략’을 수립하면서 향후 원자력 관련 산업이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에 이은 가장 유망한 차세대 수출 분야 중 하나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UAE 원전 수주에서 입증하듯 지난 30년간 축적된 경험과 기술개발 노력으로 한국형 원전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판단에서다.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430여기의 대형 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중소형 원전 건설도 2050년까지 500~1000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2009년 기준 총 436기의 세계 가동원전 중 절반 이상인 234기가 20년 이상(30년 이상은 73기) 운영 중이어서 원전 노후화에 따른 총 88조원 규모의 원전 운영 및 정비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경부는 이러한 세계 원전 시장의 전망을 토대로 2012년까지 10기, 2030년까지 80기의 원전 수출을 통해 세계 신규원전 건설의 20%를 점유하는 세계 3대 원전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세계 최고수준의 원자력 수출산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구체적으로 방안으로 ▲국가별 맞춤형 수출 및 원전·정비시장 적극 진출 ▲원전 기술 자립화 및 글로벌 경쟁력 제고 ▲전문 기술인력 양성 ▲원전연료의 안정적 확보 ▲핵심 기자재 수출 역량 확충 ▲수출형 산업체제 강화 등의 중점 추진대책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 국가별 맞춤형 수출 및 원전·정비시장 적극 진출

정부는 UAE와 같이 턴키 발주의 원전건설이 가능한 국가에 대해서는 정부간 협력 등을 통해 원전플랜트 수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플랜트 수출에 제약조건이 있거나 기술인전 등을 요구하는 틈새시장에 대해서는 기자재 및 용역수출에 주력하되 중장기적으로 제약요인 해소를 병행 추진하고, 원전 도입기반이 취약한 국가에 대해서는 인력양성 등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 한국형 원전 진출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신규건설 이외에 세계최고 수준의 원전 운영 및 정비 능력을 활용해 총 88조원 규모의 노후 원전 및 정비시장에도 적극 진출키로 했다. 우선적으로 단위 설비개선 및 정비기술 수출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운영 실적이 저조하거나 노후화된 원전을 매입 또는 지분 참여 후 운영·정비를 통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 원전 기술 자립화 및 글로벌 경쟁력 제고

2006년부터 착수한 원전설계코드, 원자로냉각제펌프(RCP), 원전제어계측장치(MMIS) 등 핵심기술 개발 및 토종 신형원전(APR+) 개발을 위해 총 996억원의 추가재원과 연구인력을  충원, 2012년까지 차질 없이 조기 달성키로 했다. 개발된 핵심기술은 신규 건설되는 신울진 1,2호기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또 한국형 원전을 세계적인 프리미엄 원전으로 한 단계 향상하기 위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총 4천억원을 투입, 민관 공동의 신규 R&D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원전수명을 60년에서 80년으로 연장하고, 건설공기는 현행 52개월에서 36개월 단축하며, 원전 노심의 손상빈도도 10배 개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유럽, 미국 등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형 원전을 유럽, 미국의 설계기준에 맞게 보완하는 R&D 지원도 확대하고, 중소형 원전 및 연구로 수출형 모델을 조기 개발하는 한편 초고온가스로 등 미래형 원전 개발도 추진키로 했다.

■ 원전 전문 기술인력 양성

수출, 기술개발 등을 위해 한전, 한수원,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 등 5대 원자력 공기업의 경우 2011년까지 2,8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원자력 공기업 조직진단을 통해 정원 조정 및 신규 채용을 확대하되 원전 수출 및 R&D 인력은 정원 조정 이전이라도 바로 충원할 계획이다.

또 이공계 졸업예정자 및 졸업자를 인턴사원으로 선발, 교육훈련을 시켜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예비 원전 기술인력을 확보하고, 청년실업도 해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2012년까지 총 1,000명을 선발할 계획으로 올 상반기에 200명을 우선 선발한다. 선발된 인원은 3개월의 집합 교육과 6개월의 현장교육을 받게 되고, 향후 신규 채용시 총원의 50~60%내에서 우선 채용된다.

아울러 세계최초의 ‘국제 원자력 전문대학원’의 개교를 2012년 3월에서 2011년 9월로 앞당겨 연 100명의 내외국인 석박사급 고급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며, 10개의 원전 특성화 대학을 지정해 원자력 산업계 수요에 맞는 실무형 인력양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 원전 연료의 안정적 확보

국내 원전 및 해외 원전 수출에 소요되는 원전연료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해외광산 지분 인수 등으로 현재 6.7%인 자주개발률을 2016년 25%, 2030년 50%까지 대폭 확대하고, 해외 농축공장 지분 참여 확대 및 국내성형가공 생산시설 확충 등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연간 우라늄 소요량은 2010년~12년까지 약 5,000톤, 13년~16년까지 약 6,000톤, 17년에는 약 8,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장기계약 등으로 2012년~13년까지 소요되는 원전연료를 확보한 상태이며, 한수원은 비상시를 대비해 농축우라늄 및 정광 형태로 2년분을 별도 비축 중이다.

■ 원전 핵심 기자재 공급 역량 확충

정부는 현재 원자로 설비 공급 능력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추가 원전 수주에 대비해 공급능력을 확충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 외국 유수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및 국내 기업과의 합작투자 등을 통한 경쟁 공급체제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부가가치 핵심 기자재를 중심으로 고급 R&D인력 공급, 기술개발 지원, 사업화까지 지원해 원전 전문 및 중견기업을 육성하고, 한수원, 두산중공업 수요기업과 중소 기자재 업체간 상생협력 강화로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지난해 1,800억원이었던 중기 제품 구매를 올해 2,512억원으로 확대하고, 우수 중소업체에 대한 기술개발, 자금, 품질관리 지원, 해외 공동 진출 도모 등의 상생협력 파트너십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주기기 분야에서 중소기업과의 협력확대 및 공동기술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 수출형 원전 산업체제 강화

정부는 단기적으로 한전 내 원전수출 전담조직을 신설해 수출 총괄 조정기능을 강화하고, 한수원, 한전기술 등 원자력 공기업의 수출 지원조직도 보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수지계열화된 원전 사업체계 구축 등도 검토키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중국 등 대형시장 진출을 위해 세계 주요 원전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검토하고, 풍부한 UAE 자금과 우리 기술력을 연계해 원전 인프라와 재원이 부족한 국가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이번에 마련한 ‘원자력발전 수출산업화 전략’ 시행을 통한 2030년 신규 원전 80기를 수주할 경우 그 규모가 총 4,000억 달러로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 규모(총 3,639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출 확대가 예상되고, 이를 통해 총 156만7,000명의 고용효과와 총 26조7,000억원의 원전 기자재 중소기업의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번에 원전 수출산업화 전략을 마련해 우리나라의 향후 50년간의 새로운 먹을거리 산업을 육성하는 초석을 다졌다”며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새로운 인재 육성이 성공의 열쇠이며 이를 위해 정부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