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전경.

KOTRA는 지난해 말 발간한 ‘그린리포트 6호’를 통해 주요 11개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19개 한국 녹색제품을 소개한 바 있다. KOTRA는 이들의 성공비결을 정확한 트렌드 파악과 타겟팅, 우수한 기술, 철저한 현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KOTRA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기업의 해외진출 성공 촉진대회’ 행사에서 소개된 글로벌 시장개척 성공사례로 소개된 광통신용 모듈을 연구?개발?생산?판매하는 (주)빛과전자는 2005년 일본 거래선의 예고없는 수요급감으로 매출액은 1/3이하로 급감하고 영업이익은 큰 폭의 적자로 전환됐다. 이 회사는 돌파구를 마련키 위해 인건비와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중국으로 진출하면서 3년 만인 2008년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이 회사의 중국진출 성공요인은 현지 지방정부의 우호적 협력 분위기 유도, 현지 관행 및 법규 사전숙지, 공장운영시 현지인들에게 과감한 권한위임 등의 현지화 전략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 관리직과 근로자간 동심일체의 환경 조성은 물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반면 같은 중국 시장을 공략한 A社는 국내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패션업체로 2003년 국내시장의 한계성과 매출증대를 위하여 중국에 진출했지만 구찌, 아르마니, 갭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와 경쟁하는 시장 포지셔닝을 구사했다. 하지만 결국 실패해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A社는 중국진출의 실패요인으로 중국시장에서의 자사제품 포지셔닝 오류, 현지 관행 및 법규  등 미숙한 사전준비를 언급했고, 현지 근로자들에 대한 주인의식 등의 동기부여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조환익 KOTRA 사장은 “서비스시장 해외진출은 다양한 사업 기회의 창출과 우수한 고급 인력 자원 활용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적극적인 진출지원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KOTRA도 서비스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우리기업들이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이를 지원하는 정부와 지원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업의 해외진출시 철저한 사전준비와 현지화 지원을 위해 해외진출 지원기관간 장점을 결합할 수 있는 ‘해외진출 공동지원 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우리기업의 수출뿐만 아니라 해외투자 등 글로벌 경영활동에도 크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우리기업의 해외 투자규모는 2006년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선 이후 2007년과 2008년에는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43.7%가 감소한 100억 달러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지진출기업의 경영 상황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가 중국진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적자기업 비율이 2007년 21%에서 2009년 34%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임금 상승?시장경쟁 격화?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경영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6년 29%에 달했던 중국 투자비중은 지난해 3분기 14%로 점차 감소하면서, 미국?아세안?CIS지역 등으로 투자가 다변화됐다. 제조업 투자비중은 2006년 50%에서 지난해 3분기 30%로 감소한 반면, 도소매?금융?기술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투자비중은 2006년 33%에서 금년 3분기 49%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는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에는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지난해 12월 28일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세계 보호무역주의 동향과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의 실업률이 오르는 등 세계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보호무역조치, 특히 무역 마찰을 피하면서 효과는 높은 비관세장벽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실제로 금융위기 이후 환경·기술 규제 등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장벽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환경 보호와 산업 안전 등을 명분으로 한 보호무역조치가 내년을 기점으로 본격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GTA(Global Trade Alert)의 조사에 따르면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 이후 올해 12월 9일까지 불과 1년 사이에 무려 300여건에 달하는 보호무역조치가 도입됐다. 대한상의가 전국 400여개 수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수출 과정에서 최근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분위기를 체감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 기업 3곳 중 1곳(29.3%)이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이 보고서는 올해 강화될 보호무역주의를 환경 보호주의, 기술 보호주의, 금융 보호주의, 행정 보호주의 등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환경 보호주의는 환경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자국 기업·산업을 보호하려는 조치를 통칭하는 것으로 수입품에 대한 탄소세 부과,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 강화 등이 이에 해당된다.

기술 보호주의는 안전 보호·보건 등을 명분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를 가리키는 것으로 수입품 안전 기준 강화, 특허 침해 관련 소송 제기 등이 이에 해당된다. 금융 보호주의는 주요국 정부가 기업 또는 금융기관에 구제금융이나 보조금을 제공하면서 외국인 고용 제한, 국내 대출 우선 취급 등을 의무화 하는 조치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 행정 보호주의는 정부 조달 물품 입찰 자격 제한, 통관 절차 강화, 서류 절차 강화 등의 조치를 의미한다.

대한상의는 “이러한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국내 수출기업의 어려움과 수출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의는 먼저, 정부는 세계적 보호주의에 대한 감시 대응 체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 통상·법률·환경·기술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서두르는 한편 환경·기술 관련 R&D 투자 및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의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무역 의존도가 90%를 넘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지속되면 우리 경제의 회복도 상당히 지체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우리 수출기업이 보호무역의 파고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환경 조성과 기반 제공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