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위기 한파로 전 세계가 고통을 받던 지난해 12월 31일. 송흥섭 사장을 비롯한 (주)신흥기공 임직원들이 위기에도 굴하지 않겠다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신흥기공의 이같은 약속은 현실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년대비 38%나 성장했고, 18명에 달하는 신규인력도 충원해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정책에도 부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해 연말 (주)신흥기공 안산공장을 찾은 기자에게 송흥섭 사장은 “어려울수록 어렵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며 “이번 위기를 누구보다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더욱더, 각별히 노력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날 송 사장은 또 “현실이 어렵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욱 중요하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오히려 더 큰 기회가 열린다는 각오로,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역설했다.

송 사장의 이 같은 약속은 지켜졌다. 지난 1984년 설립된 (주)신흥기공은 파워플랜트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강소(强小)기업이다. 설립 이후 지난 25년간 발전설비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묵묵히 ‘외길’을 걸어 왔다.

신흥기공처럼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2009년을 돌이키고 싶지 않은 한해로 기억할지 모르겠다. 지난해 정부는 경제위기 한파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선제적 정책들을 집행했다. 특히 한전과 한수원 등 발전 6사는 물론 공공기관 전체가 상반기에 예산의 60%를 조기 집행하는 등 침체된 경기 활성화에 일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쏟아냈다. 그 결과 IMF는 경제 한파의 터널을 가장 먼저 빠져 나올 수 있는 국가로 ‘대한민국’을 꼽기도 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경제 한파는 극복하기 힘든 검은 터널이었다. 여러 중소기업들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현실에서는 벅찬 터널이기 때문이다.

경제 한파 한 가운데서도 (주)신흥기공은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창사이래 매년 20~30% 성장을 일궈왔다. 올해도 38% 신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또 지난해 말 49명이던 직원수는 18명이 늘어, 67명이 이른다.

신흥기공이 이처럼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경제위기의 터널을 빠져나와 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원동력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송흥섭 신흥기공 사장은 “정부의 다양한 정책과 전력그룹사의 상생노력이 큰 바탕이 됐다”고 말한다. 또 “위기에 굴하지 않고 도전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보령에 본사와 공장…안산에도 자가 공장 확보

1984년 설립된 (주)신흥기공은 경기도 안산 시화공단에 6,612㎡(2,000여평)의 자가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또 다양한 공작기계를 보요하고 있으며, 보령과 태안, 당진에 위치한 발전회사의 코어 발전소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보령에 본사와 1,984㎡(600여평) 면적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5년 동안 발전사만을 주고객으로 반복되는 경험에서 발전설비의 제작과 정비의 전문성을 키워왔다. 화력발전5사는 물론 한국수력원자력의 정비적격업체로 등록돼 있다. 올해는 화력발전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전 정비분야 진출을 위해 월성원전이 위치한 경북 양북면에 ‘월성지점’을 개설, 원전 정비부문으로 시장 확대를 추진해 왔다. 

발전설비 중 신흥기공의 주력분야는 △기계설비의 완제품과 중요부품의 제작 납품 △경년열화에 따른 성능저하 설비의 성능복구 △다빈도 고장설비의 설비개선으로 고장요인 제거 △외산 설비의 국산화 △해외시장 개척과 발전기자재 납품 및 정비 등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2009년에는 기술개발을 전담할 수 있는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 운용하고 있다.

주력제품으로는 △각종 고온ㆍ고압 밸브 현장정비 및 부품 제작 △각종 펌프 공장반출 정비 및 부품 제작 △스팀 터빈 현장정비 및 부품 제작 △각종 펌프의 실링 제작 및 정비 △각종 구조물 제작 설치 △열교환기, 탱크, 교반기 제작 및 정비 등을 수행할 수 있다.

■2007년 이후 해외시장에서 21.2억원 수출

국내 시장에서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신흥기공은 지난 2007년부터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개척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필리핀과 레바논, 수단 등에서 발전기자재의 제작 납품, 현장 출장정비 등을 수행해 약 21.2억원에 달하는 해외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아울러 레바논과 시리아, 이집트, 수단 등에서 발전사와 현지 각 발전 현장과 업체에 홍보 및 기술지원을 실시, 신흥기공의 기술력과 능력을 인정받아 부품공급과 정비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특히 한전과 중부발전이 공동으로 발전소 운전 및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레바논 복합화력 가스터빈 고온부에 적용되는 일부 부품을 공급하는 한편, 기술협력을 수행하는 쾌거를 달성해 레바논 전력청으로부터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송흥섭 사장은 “현지 발전설비는 유수한 해외업체가 공급하고 기술지원을 해왔는데, 부품 가격이 높아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신흥기공이 경쟁력있는 부품과 가격으로 공급해 원활하게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중부발전으로부터 2009년 레바논 국산화사업 중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또 하나의 작품…표준화력용 장수명 버너 노즐

(주)신흥기공은 지난 2008년 1월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으로부터 ‘500㎿ 표준화력의 장수명 버너노즐 기술’을 이전받았다. 신흥기공은 이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장수명 노즐을 성공리에 제작, 삼천포발전소 등 4개 표준화력에 400대를 납품했다. 신흥기공이 납품한 이 설비는 현재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내년에도 장수명 노즐은 표준화력에 확대 공급될 전망이다. 기존 스텐레스 소재의 보일러 버너 노즐의 수명은 1년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50만㎾의 표준화력의 정비 주기는 길어져 왔다. 이에 따라 기존 노즐은 계획예방정비 주기시까지 보일러의 불완전 연소 등의 원인으로 작동해 연소효율을 저감시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부설연구소 설립…신성장 이끌 동력

그동안 신흥기공은 자체 연구개발로 발전설비품과 정비 관련 분야에서 10여종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신흥기공은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를 기반으로 신흥기공은 ‘HRSG 가스누설장치’ 연구개발에 성공했다. 또 현재는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식회처리설비 CRUSHER 부품 국산화’ 과제를 수행, 현장 설치 후 기능과 내구성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터빈 유증기 제거장치’ 연구과제를 수행중이다.

송흥섭 신흥기공 사장은 2010년을 맞는 각오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기업부설 연구소가 밑거름이 돼 신흥기공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경제한파의 터널속에서도 도전정신으로 성장을 일궈낸 (주)신흥기공이 ‘기업부설연구소’라는 날개를 달아, 어디로 비상(飛上)할 것인지 벌써부터 신흥기공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인·터·뷰)송흥섭 사장

“긍정의 힘, 도전 원동력”

신흥기공의 성장 비결에 대해 송흥섭 사장은 “준비된, 도전정신에 있다”고 간결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로 답변했다. 송 사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려울 때일수록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긍정의 힘이 바로 도전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라고 부언한다.

위기는 어느 기업에게나 존재한다. 더구나 올해처럼 글로벌 금융위기와 환율 등의 여파로 전 세계가 경제위기의 한파를 감내해야 했다. 신흥기공도 연초 A사의 부도로 상당히 어려웠다. 레바논 등 해외시장 개척 과정에서도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다. 송 사장은 “포기하지 않은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송 사장은 특히 “무엇보다도 전력그룹사의 상생협력 노력이 오늘날 신흥기공이 성장할 수 있었던 든든한 배경이 됐다”며 일례로 “최근 신흥기공이 참여했던 레바논 터빈 복구 작업이 중부발전이 시행한 중기협력 과제 실적심사에서 최우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발전회사의 헌신적 노력이 없었다면, 신흥기공의 도전은 어쩌면 불가능한 꿈으로 존재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송 사장은 그러면서 “중소기업에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전력그룹사 임직원들에게 이 기회를 빌려 감사를 전해드리고 싶다”며 “진정으로 좋은 물건과 보다 나은 서비스로, 전력설비의 안정적 운영에 일익을 보탤 수 있도록 심기일전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사장은 또 “인화와 단결이 내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신흥기공 임직원의 땀과 노력으로 발전설비가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 자부심이 곧 신념이 되고 그것이 신뢰로 이어지고 그래야 신용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송 사장은 2010년 한해를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올해 설립한 기업 부설연구소를 바탕으로 신흥기공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 하겠다는 것이다. 송 사장은 최근 한전과 한수원을 비롯한 발전6사와 중소기업청과 대ㆍ중소기업협력재단이 ‘중소기업 기술개발 공동지원 협약식’을 개최한 바 있는데, 거기서 큰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원리금상환 부담 없이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 있고, 성공했을 경우 공공기관으로부터 2년 이상 안정적인 판로까지 보장받을 수 있어 상당한 힘을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송 사장은 특히 “내년 한해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전KPS와의 상생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신흥기공이 가진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할 각오”라며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갈 줄 아는 용기를 가진, 신흥기공의 젊은 일꾼들의 땀과 노력과 열정을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