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건재공업 공장 전경

한일건재공업(주)(대표 박규탁)은 조립식 맨홀을 가장 먼저 한전에 납품한 ‘선구자’ 역할을 수행한 업체다. 서른의 젊은 나이에 한일건재공업에 입사, 청춘을 보냈고 쉰을 맞이했다는 이승우 서울사무소 소장은 1985년도에 발행된 ‘지중 맨홀 기술보고서’를 보여주면서 “개발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오늘날 지중화 시대까지 온 계기가 이 보고서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한일건재공업은 일본서 입수한 이 기술보고서를 토대로 국내 실정에 맞도록 관련 제품을 개발했고, 지난 1986년 한전이 조립식 맨홀 및 기기기초대의 구매시방서를 제정한 이래 올해 4월까지 총 8차에 걸쳐 표준규격을 개정하는데 일조해 왔다.

직선구간용 조립식 맨홀은 1992년 한전에 처음으로 납품됐다. 당시 한일건재공업이 한전으로부터 수주한 물량은 약 2억원. 한일건재공업은 지난 1980년대 전력전선관이라는 배전맨홀을 최초 도입했다. 이 제품은 당시 부산 수영만 일대에 공급돼 매설됐다.

한일건재공업을 설립한 박재환 회장에 이어 경영을 맡고 있는 박규탁 사장은 “지난 25년 동안 한전에 제품을 공급해 오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말썽을 일으켜 본적이 없다”면서 “조립식 맨홀의 선도기업으로서 한전에 이바지 해 왔다”고 설명했다.

▲ 한일건재공업이 생산한 조립식 맨홀

한일건재공업 설립 당시부터 근무해 온 장기환 부사장은 “당초 흄관으로 개발됐던 조립식 맨홀은 시간이 지나면서 중량 등의 문제로 파형관 형태로 바뀌었다”면서 “그동안 8차에 걸친 규격개정을 하는 과정에서 생산 현장보다는 시공 현장에서의 애로점이 무엇인지 살피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장 부사장은 또 “앞으로도 현장의 문제가 무엇인지 꾸준히 살필 것”이라면서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아이템으로 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일건재공업이 조립식 맨홀을 국내 최초 생산했지만, 경쟁이라는 구도를 피할 순 없다. 모든 제품이 입찰이라는 과정을 통해 구매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규탁 사장은 “입찰이라는 시대적 대세를 피할순 없겠지만은 능력있는 업체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공급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돼야 한다”며 “업계도 과당경쟁보다는 신제품으로 승부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31년째 근무하고 있는 장기환 부사장은 “조립식 맨홀이 갖고 있는 장점으로 인해 앞으로 한전의 지중 배전분야는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면서 “조립식 맨홀의 뿌리가 바로 한일건재공업에 있다는 자부심으로 이 분야를 선도해 나가도록 노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북 칠곡군에 본사를 둔 한일건재공업(주)은 지난 1978년 설립됐다. 1986년부터 조립식맨홀 및 기기기초대 공급업체로 한전에 등록하면서 관련 제조공장을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1995년에는 경남 창녕에 제2공장을 준공하고 레미콘과 흄관 등을 생산하고 있다. 또 1997년에는 본사에 제3공장을 준공하고 원심, 진동제품 몰드, 산업기계 등을 제작하고 있다.

▲ 장기환 부사장

한일건재공업의 주요 생산품목은 한전에 납품하고 있는 조립식 맨홀 및 기기기초대를 비롯해 레미콘, 흄관, 각형관, 접속관, 철근 콘크리트 플룸 및 벤치플룸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3공장에서는 몰드, 생산시설, 기계금속 가공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20억원에 달했다.

박규탁 사장은 “IMF 이전 회사 매출이 200억원이던 것이 레미콘 부문을 제외하면 올해 230억원 정도”라며 “매출로 보면 변한 것이 없을지 몰라도, 그동안 수많은 난관을 거치면서 사람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그러면서 “경영의 요체가 바로 사람”이라면서 “경영자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면서 사람을 이끄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은퇴할 때 매출 500억원이 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