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관한 법률’의 일몰 기한, 2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국회가 발전회사를 한전으로 수직적 재통합해야 하는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23일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과 최철국 민주당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이 공동으로 ‘전력산업 10년, 무엇을 남겼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안현효 대구대 교수(왼쪽 세 번째)가 토론회에 앞서 발제하고 있다.

전력산업 분할 10년이 당초 취지와 달리 비효율성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분할된 발전회사를 재통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특히,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관한 법률’의 일몰을 2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국회가 재통합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어 향후 전력산업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이번 달 안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재통합 관련 연구용역을 하기로 해 전력산업 구조개편 정책을 10년만에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했다.

하지만, 수직통합을 주장하는 학계와 전문가, 노동조합 측은 정부가 스마트그리드를 전력산업구조개편을 촉진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데다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에 의문을 품고 있다.

을 경쟁력과 효율성, 어떤 기준으로 볼 것인가 하는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발전분할 10년간의 성과와 야기된 문제점의 대안을 모색하는 토로회가 국회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과 최철국 민주당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이 23일, 국회 도서관에서 ‘전력산업 분할 10년 무엇을 남겼나? 발전회사 분할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대안’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자>

▲ 안현효 대구대 교수

안현효 대구대 교수는 “스마트그리드가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전제하는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쟁점을 ▲발전분할 효과와 ▲연료의 통합구매 효과 ▲도매전력시장의 결함 등 3가지로 꼽았다.

효과에 대해 “발전부문의 종합적인 측면에서 볼 때 가장 핵심 프로세스인 발전운영의 효율성 저하로 전반적으로 발전분할의 성과는 없다”고 못 박고 “발전분할 효과에 대해 그 동안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확정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경부가 9월, 연료통합구매의 타당성 검토 후 경제적 측면에서 통합구매의 실익이 낮고 구매량보다 구매가격 결정시기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데 대해 “통합된 한전은 분할된 발전회사보다 저가구매 유인이 더 커지며 구매회사들 사이에 기회주의적 행동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며 반박했다.

특히, “스마트그리드와 전력구조개편 배경이 의심스럽다”며 스마트그리드가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새로운 이유인 것처럼 왜곡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한전으로의 재통합이라는 대안을 중심으로 국민적 관점에서의 편익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안 교수는 “스마트그리드가 갑자기 부각된 것이 미래성장산업으로 인식해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했기 때문이었는데 전력산업구조개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로까지 비약하게 됐다”며 “제대로 된 연구없이 불과 십수년 이내에 전국을 스마트그리드화 한다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마트스리드가 송배전망의 지능화라 한다면 판매분할과는 무관하다”며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더 추진하자는 의견보다 역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통합에 따른 이득과 편익을 강조하며 “통합의 방향은 도매시장은 개방형으로 전환하면서 강제적 형태인 전력거래소를 폐지하고 송전망과 계통운영을 연계시키는 방향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에 따른 정태적 이득으로 ▲규모의 경제로 인한 구매력 강화와 ▲구매역량 강화 ▲재고관리 및 채선료 절감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녹색에너지 산업기반 구축 등의 효과를 거론했다.

안 교수는 “전력공급의 안정성과 연료의 안정적 공급의 토대를 구축해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4.2%에서 40%로 확대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한 자본과 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규모의 산업구조로 재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발전5사가 분할된 체제에서는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확대하는 데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직적 통합 방식의 산업구조로 재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토론>

#스마트그리드는 구조개편 탄력요인

김대욱 숭실대 교수는 “스마트그리드가 좀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전력산업구조개편에 탄력을 주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스마트그리드 도입은 기존 전력산업구조의 틀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완전 시장경쟁 주장 자취 감춰

임재동 국회 에너지환경정책 연구회장은 “한동안 전력산업 구조개편 2, 3단계로 나가자는 말이 없었는데 최근에야 스마트그리드를 들고 나와 판매경쟁 촉진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지경부가 KDI에 용역한 뒤 공론화 과정에서 전력산업을 경쟁력을 기준으로 볼 건지, 효율성을 기준으로 삼는가에 따라 수직통합이냐 경쟁체제로 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비유지보수·건설·투자는 향상

윤용태 서울대 교수는 “발전분할 이후 발전운영 프로세스는 분할 전보다 악화되었지만 설비유지보수와 건설, 투자계획 측면에서는 효율성이 향상됐다”며 비효율적인 요인의 개선을 주장하며 통합반대의 뜻을 밝혔다.

그는 ▲국제연료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연료구매체계 모색과 ▲한전과 발전 사업자간, 발전사업자 상호간의 유기적 협조체제 ▲현행 불완전한 경쟁체제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 개선과 ▲중장기 차원의 안정적 전원구성으로 투자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주문했다.

#에너지기본권 확대 차원서 봐야

이호동 에너지노동사회 네트워크 대표는 “전력산업은 국민적 편익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뒤, 통합의 이득에 대해 에너지기본권 보장과 확대라는 측면을 잊어서는 안되며 공공성을 훼손하는 분할 민영화 정책을 반대했다.

양대노총 12년만에 동시파업 예고

복수노조 허용 등 논의하던 노사정 6자회의 25일 최종 결렬

한국노총, 총파업 위한 찬반투표 진행중…전력노조 결과에 관심

발전노조 “부분파업 과정서 인권침해 심각”…국회 등과 공동조사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를 논의하던 노사정 6자회의가 25일 최종 결렬됐다. 이에 따라 한노총, 민노총 등 양대노총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26일 여의도에 마련된 천막농성장에서 노사정 6자 대표자회의 결렬에 따른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총력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16일부터 시작된 총파업 찬반 투표에 어제까지 모든 항만을 조직하고 있는 항운노조를 비롯해 600여개가 넘는 단위노조가 투표를 종료해 평균 86%의 높은 찬성율로 총파업을 가결했다”며 “지금 이 시간에도 금융노조와 전력노조 등 한국노총 산하 모든 업종과 산업에서 일반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총파업 찬반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또 “총파업 찬반 투표 종료 다음날인 12월 1일에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정책연대 파기와 100만 조직 총파업 돌입 등의 구체적인 일정을 포함해 총력 투쟁과 관련한 중대선언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총력 투쟁은 12년만의 공동 총파업을 포함하는 양대노총의 강력한 연대투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도 26일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동시다발 투쟁 등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8~9일 민주노총을 포함 양대노총은 10만이 넘는 노동자들이 모였음에도 평화적 방식으로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 모든 노력을 철저히 외면했다”면서 “노사정 대화의 성과여부는 법 시행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의 태도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의 노동계 현안은 전력관련 노동조합도 비켜가지 않고 있다. 발전노조는 이미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쟁의행위에 돌입했으며, 한노총 등의 지침에 따라 전력노조도 25일부터 27일까지 노조 말살음모 분쇄, 단체협약사수, 전임자임금 노사자율쟁취를 위한 총파업에 관한 건(총파업의 시기와 방법은 한국노총에 위임한다)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한국노총 상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주영 전력노조 위원장 지난 20일 노조창립 63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한전 분할과 판매경쟁을 의미하는 스마트그리드 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전경련의 구조개편 정책 재추진 입장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전력을 생산하는 국민의 기업인 한전을 잘게 쪼개서 재벌과 외국자본에게 팔아넘기겠다는 것은 결국 국민의 생존권, 인권을 팔아넘기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비록 지금 우리가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의 단결된 힘을 바탕으로 이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여 전력산업을 지켜내고, 우리의 요구인 전력산업의 재통합을 쟁취하자”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내년도 예산지침에서는 임금을 사실상 삭감하고 학자금을 비롯한 복지를 대폭 축소시키고, 법에 보장된 사내근로복지기금조차 사실상 봉쇄하겠다고 한다”며 “분명히 힘든 과정이 될 것이지만, 우리의 결연한 의지와 단결된 힘이 뒷받침 된다면 결코 이기지 못할 싸움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선진화 및 노사관계선진화에 반대하면서 6일 공공연맹 총파업 결의대회 참가를 전후로 부분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발전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사측이 노조원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시민단체, 야당 국회의원실 등이 ‘발전노조 파업파괴 및 인권침해 감시단(가칭)’을 구성, 현장실태조사활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 홍희덕 민노동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박노균 발전노조 위원장 등은 26일 국회에서 인권탄압 공동조사단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구성배경 및 이후 활동계획을 밝혔다.

감시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18일부터 영흥화력에서 진행되고 있는 부분파업 과정에서 “발전소 관리자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쟁의행위 방해와 인권침해는 실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발전 5개사는 발전노조와 영흥화력에서 벌이고 있는 노동기본권 침해와 인권유린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