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물결이 넘친다.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 화두가 된지 이미 오래다. 문제는 인식됐고, 이제는 누가 더 빨리 그것을 실행할 기술과 방안을 실천하느냐가 국가경쟁력의 관건이 돼 버렸다.

최근 영국 런던에 소재한 E3G는 ‘G20 국가 저탄소 경쟁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저탄소 경쟁력 지수가 세계 4위를 차지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E3G는 우리나라가 4위를 차지한 배경으로 효율적인 전기공급망, 녹색성장에 대한 과감한 예산투입 등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꼽았다.

프랑스는 청정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을 근거로 1위에 선정됐고, 에너지 효율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일본이 2위에 뽑혔다. 3위는 저탄소에너지 개발 등을 근거로 영국을 선정했다.

정부는 지난 7월 ‘녹색성장 국가전략 5개년 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세계 7대 녹색강국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또 2050년까지는 세계 50대 녹색강국 진입을 녹색성장의 비전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3대 추진전략과 10대 정책방향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2013년까지 총 107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 156만명~181만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대 추진전략은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자립 ▲신성장동력 창출 ▲삶의 질 개선과 국가 위상 강화로 집약된다. 이를 위해 ▲효율적 온실가스 감축 ▲탈석유·에너지 자립 강화 ▲기후변화 적응역량 강화 ▲녹색기술 개발 및 성장동력화 ▲산업의 녹색화 및 녹색산업 육성 ▲산업구조의 고도화 ▲녹색국토·교통의 조성 ▲생활의 녹색혁명 ▲세계적인 녹색성장 모범국가 구현 등 10대 정책방향을 마련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이런 노력에 대해 유엔환경계획(UNEP)은 한국이 세계경제의 녹색성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8월 20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아킴 슈타이너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녹색경제를 위한 각국의 정책을 소개하고 분석한 정책보고서 발간을 추진하면서, 그 첫 국가로 우리나라의 녹색성장을 선정, 소개하고 평가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5일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올 1월 녹색성장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의 녹색성장위원회와 녹색성장기획단이 출범했고, 잇달아 지방녹색성장위원회가 구성되었으며 각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도 녹색성장책임관을 지정, 녹색성장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각종 제도적 인프라 구축을 선행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 관련법과 정책 수립 및 예산확보에 힘을 기울여 왔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끌 법률적 기반 마련을 위해 현재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그리고 1년, 저탄소 녹색성장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명제가 됐다. 지난 6월 산업은행은 국내 4백대 기업의 녹색산업 설비투자 예상액이 오는 2012년까지 31조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삼성은 2013년까지 5조 4,000억원을 녹색산업에 투자하고, 현대·기아자동차도 2013년까지 4조 1,000억원을 친환경차 개발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들 외에도 국내 대표적 대기업들이 앞 다퉈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저탄소 녹색성장은 우리나라 사회 전반을 바꾸고 있다.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중소기업도 녹색경영에 앞장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 71개 지역상공회의소도 올 초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실천 선포식’을 갖고 이같이 선언했다.

중기청은 최근 8대 산업 50개 전략제품, 그리고 117개의 중소기업형 유망녹색기술을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8대 분야로는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바이오에너지 ▲LED ▲히트펌프 ▲그린IT ▲폐기물에너지화 ▲폐기물 자원화가 선정됐다.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성장성, 수익성, 부가가치 창출 등에서 일반기업보다 녹색성장 중소기업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보에 따르면 녹색중소기업의 최근 3개년 평균 매출 증가액이 16.4%, 매출 영업이익률은 4.3%, 부가가치율은 33.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녹색경영 측면보다는 녹색기술, 녹색사업 진출에 더 관심이 많다. 중소기업청이 전국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0.1%가 녹색산업과 녹색기술 등 사업적 측면을 더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경영 측면을 강조한 중기는 15.7%에 불과했다.

LG경제연구원은 7월 ‘친환경 속에 숨어있는 녹색 경쟁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녹색성장이 환경과 에너지 관련 신성장 사업이라는 차원을 넘어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들의 중단기적 경쟁력 강화의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장기적 시각에서 봤을 때, 녹색성장이 가져 올 진정한 혁명은 기업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 가능성에 있다”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은 “녹색성장은 단지 신사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경쟁 방식의 변화, 기업 구조의 변화, 산업 구조의 변화 등을 야기할 수 있는 근본적 변화일 수 있다”며 “모든 기업들은 녹색변화에 대응할 녹색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기후변화협약, 한국기업에 위기인가 기회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녹색경영을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