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

“정유산업을 보면 전력산업구조개편의 끝이 보인다.”

“소비자의 주머니를 털어 재투자나 시설고도화는 뒤로한 채 배당과 이익배분에만 집중하게 될 것이다.”

한인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위원은 전력산업구조개편이 진행될 경우 국민의 이익과 전력산업이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될 게 뭐가 있을지, 또 어떤 것이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아무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 근거로 정유산업의 구조개편이 민간독과점 시장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한임인 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서강대 다산관에서 열린 ‘한국사회포럼 2009’에서 가스산업 경쟁도입관련 입법예고(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천연가스사업 구조개편이 가져올 독과점 가능성과 그 영향을 설명하면서 이처럼 말했다.

우리나라 정유산업은 현재 SK와 GS그룹의 주요한 자금원으로 기능하며 이 두 그룹을 중심으로 4개사 독과점체계로 정착되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독과점 시장을 형성해 지금까지 이루어져 왔던 다양한 행위가 향후 도시가스산업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유산업 구조개편으로 인한 민간독과점 시장만 형성됐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그렇다면 전력산업은 어떨까? “꼭 같다”는 게 한 연구원의 결론이다.

그는 “정유산업 자유화 조치 이후 기업들은 높은 공급가격으로 이윤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정유사들의 높은 수익력은 재투자나 시설고도화 보다 높은 배당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곧 기업에 유보되는 자금, 투자금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결국, 잘 챙긴 이윤은 고배당 아니면 자회사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어 전력산업 현장에는 투자부실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을 뿐 아니라 설비 안전을 훼손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는 설비안전 자체를 위험하게 만드는 효과를 줄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으로 발전분할 이후 정지고장 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발전사들은 분할 직후 끊임없는 경쟁에 내몰리고 경영진 주도의 경영평가 중심 사업을 진행한 결과, 연료구매시 교섭력 감소로 엄청난 규모의 원가 손실을 입고 있다.

하지만 현장설비를 제대로 보수하지 않거나 자율적인 예산축소로 제때에 필요한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 부품의 질도 고려되지 않는 저가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설투자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는 설비안전자체를 위협하게 되는 데 최근 분할만 된 상태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전력산업을 보면 확연하게 알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는 “감소하던 발전정지 실적이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해 2002년 와서는 비교대상기간 중 가장 높은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며 “특히 고장으로 인한 정지 건수도 2001년 크게 증가해 2002년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