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김쌍수 사장이 최근 발행된 KEPCO 8월호에서 CEO 메시지를 통해 ‘안전은 비즈니스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김 사장은 최근 있었던 사고는 연초 발행한 인명사고를 계기로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이후 발생한 일이라 더욱 안타깝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임직원의 안전은 비즈니스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전기작업 특히 활선작업은 고압전류가 흐르는 설비를 다루는 작업 특성상 높은 사고위험을 내재하고 있다며 따라서 관리자는 작업자의 신체적·정신적 준비상태를 철저히 점검한 후 불안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금지시켜야 할 것이며, 작업자는 항공기 조종사와 같은 정신무장으로 작업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노조와 합동으로 안전장구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해 문제점에 대해서는 즉시 개선할 것이라며 높은 안전의식을 갖고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등 안전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안전에 대해 이같이 강조한데는 올 초 인천본부에서 활선작업 중 두 명의 직원이 숨진 후 안전 중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지난달 10일 경남본부 산청지점에서 배전운영실 직원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7개월 사이에 두 건의 안전사고로 3명의 한전 직원이 순직하자 한전 노사는 20일 특별노사협의회를 개최하고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또 23일에는 본사에서 전국 배전운영실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합동으로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전력노조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 전국 사업소 배전운영실 대표자들은 ▲현장의 여건과 업무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인력감축에 따른 업무량 증가 ▲전기품질관리에 대한 과도한 내부평가지표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 가중 ▲예산절감을 위한 직영공사 증가 ▲배전운영실의 업무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순환보직으로 인한 업무비효율 ▲노후 및 열악한 작업장비 ▲고객만족을 위한 업무량증가 등이 안전사고의 증가의 요인으로 지적했다.

또 공가설비 관리소홀, 직접활선 문제, 석간식비 감액 등 현장의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도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정원감축으로 인해 1인 작업이 빈번히 발생하고, 예산절감과 고객만족을 이유로 고·저압 고장처리, 고객설비 고장처리 등 각종 업무량은 증가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회사측의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아울러 순환보직의 경우에도 배전운영실 업무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일률적인 순환보직을 실시해 오히려 설비운영의 비효율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요인이 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고 전력노조는 밝혔다.

더불어 내부평가에서 전기품질관리 지표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설비고장 발생시 사업소 평가 자체가 크게 변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설비를 담당하고 있는 운영실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업무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안전사고가 증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이에 대해 한전 사측은 정부의 선진화 정책이 강도 높게 추진됨에 따라 그동안 방어적으로 많이 노력했으나 전사적으로 인력감축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앞으로 정부를 설득해 현장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경영진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노조는 밝혔다.

한편, 전력노조 본부는 이날 제기된 현장의 의견에 대해 회사측과 협의해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라며 특히 지난 노사협의회에서 합의한 내부평가 개선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