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영춘 한수원노조 본사본부위원장

“한수원 직원들이 죄인인가, 마치 시베리아 강제이전처럼 폐건물로 이전하라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경주시가 이정도 밖에 안 되나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한영춘 한수원노조 본사본부위원장은 1일 백상승 경주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한수원 본사이전 문제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다소 감정적인 면이 없지 않아 보이지만 “한수원 본사의 경주 이전에 대한 마음 자체가 없어졌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한 위원장은 공공기관 이전을 대하는 경주시의 무성의하고 대책 없는 모습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폐교에 한수원 직원들을 몰아넣고서도 사기가 올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해 대한민국과 경주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은 “건축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면 방폐장 특별법에 나와 있는 이전 일정이 입법당시부터 불가능한 시한임을 알 수 있다”며 “제반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본사 이전에 결사반대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한 위원장은 또 “인허가권을 가진 행정기관도 부지선정 후 청사를 신축해 이전하는데 평균 8년 5개월 이상이 소요된다”고 지적하면서 “한수원이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어 매장문화재 천지고, 도시계획도 전혀 안 된 지역을 경주시로부터 추천받아 3년 안에 이전할 수 있냐”고 분개했다.

한 위원장은 이와 함께 본사사옥 신축이 늦어지는 것은 전적으로 경주시의 잘못임을 지적했다. “경주시 관내 동서지역간 갈등이 1년간 지속돼 부지결정에 1년씩이나 소요됐으며, 경주시가 본사부지로 도시계획이 전혀 안된 장항리 지역을 추천하는 탓에 부지변경에 대한 경주시 여론이 선거 때마다 불거지고 있다. 이것이 한수원 책임인가?”

한 위원장은 법이란 국민의 상식과 통례를 벗어나면 잘못된 것이고, 잘못된 법은 국민들을 무고한 범법자로 만들 수 있으며, 법을 만든 국가의 권위가 도전받을 수 있음을 지적하고 “방폐장특별법이 잘못됐다면 지금이라도 합리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아울러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근무 분위기를 저하시킬 것이 분명한 페교로의 이전은 본사의 경주 이전을 하지 말라는 조치와 마찬가지라며 경주시가 방폐장특별법에서 이전 일정을 정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시이전을 강행한다면 그 뒷일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경주시가 오히려 한수원의 유치를 가로막는 행태를 하고 있다. 너무 화가 나 지금이라도 경주시가 방폐장 유치를 포기하고 군산에 양보했으면 하는 마음까지 생긴다.”

덧붙여 한 위원장은 경주시가 한수원 본사를 장항리로 이전하고자 한다면 “마음대로 하라”며 대신 경주시는 한수원 본사 이전으로 인한 아무런 혜택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주시의 현명한 선택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