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 분야의 노동운동과 환경 등 사회운동 진영 간 인식의 차이를 좁히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한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가 4주년을 맞이했다. 이 단체의 설립을 주도하고 초대 대표를 지낸 이호동 대표가 몇 년간의 대외활동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초 다시 대표로 복귀하면서 조직을 재정비하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호동 대표를 만나 지난 4년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란 이름에서 드러나듯 노동과 사회운동이 에너지 문제에 대한 의식의 차이를 좁히고,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이제는 전 국민이 누려야할 기본권인 에너지 문제에 대한 서로 간의 입장 차이를 좁혀나가는 과정이다.

”이 대표는 노동과 사회운동이 출발점과 지향점이 다른 관계로 완전한 이해와 결합은 힘들겠지만 최대한의 접점을 찾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가 가지는 의미와 가치가 적지 않음을 강조했다.

“우선 조직의 출범 자체가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고, 지난 4년간의 활동을 통해 환경운동 진영에서 에너지노동자들이 가진 고민들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큰 성과 중 하나라고 본다. 또한 노동운동 진영에 에너지 문제에 대한 본질을 알리고, 환경에 대한 문제를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본다.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의 출범으로 환경의 심각성에 대해 노동운동 진영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연료 문제와 지속가능한 에너지체계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이 대표의 평가다.

하지만 양 진영이 지향하는 전략의 차이가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관계로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 대표는 “우리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바꿔나갈 것인가에 대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숙제를 풀어갈 해법을 제시했다.

“전력산업구조개편에 있어 노조는 수직재통합을 원하고 있지만 이를 두고 사회운동 진영에서는 과거 독점체계로 회귀하자는 것이냐는 의견의 차이가 있다. 또 원자력발전에 대해서는 생각의 차이가 명확히 존재해 답을 못 찾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에너지체계에 대한 고민들도 존재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해서는 노조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사회운동 진영에서도 에너지관련 공기업 노조의 입장을 이해하고 응원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 상황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선진화를 규정하고 있다. 전력산업구조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입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정부 동향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21세기 전력산업의 발전 방향을 계속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전력산업의 경우 분할 민영화 방식이 아닌 수직재통합이 바람직하며 이는 세계적 추세에도 부합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현 정권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전 정권의 실정을 이어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이 대표는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는 에너지로 세상을 바라보고, 에너지 문제를 중심으로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조직이라며 이에 맞는 역할과 위상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현장 노동자들과 밀착하는 사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또 당면한 과제인 공기업 선진화 문제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준비하고, 기후변화협약에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할 것인가 내부 논의도 필요하다. 아울러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에너지 기본권 문제도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안으로 고민해 나갈 것이다.”

한편 이 대표는 원자력발전에 대해서는 수용도가 왜곡되어서는 안 되며 중장기적으로 신뢰 형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장기적으로 높여나가야 할 문제라며 정부의 제대로 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자력발전의 경우 정부와 국민 간, 지역주민과 사업자 간의 신뢰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또 신재생에너지 비율 확대를 위한 전원구성을 고민해야 하고,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