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이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건설 국제 입찰에 참가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요르단의 5MW급 연구 및 교육용 원자로(가칭 JRTR) 국제 입찰에 참가키로 결정하고 지난 17일 입찰서를 제출했다. 이번 입찰 참여와 관련,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 및 계통 설계 ▲운영요원 교육 및 훈련 등을 담당하고, 대우건설은 ▲종합설계(A/E) ▲건설 및 인허가 ▲프로젝트 관리 등을 담당키로 합의했다.

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이번 국제 입찰은 요르단이 원자력 발전 도입을 앞두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연구 및 교육용 원자로(가칭 JRTR; Jordan Research and Training Reactor) 건설 프로젝트다.

요르단은 최초의 원자로 건설이 될 이 프로젝트를 통해 원자력 발전요원 교육 훈련 및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중성자 과학 연구 등에 활용할 열출력 5MW급, 개방수조형인 다목적 연구 및 교육용 원자로와 원자로 건물, 동위원소 생산시설 등을 2012년까지 건설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월 요르단원자력위원회(JAEC)로부터 JRTR 프로젝트에 참가할 것을 요청하는 제안요청서(RFP)를 접수하고 이를 검토한 끝에 국제 입찰에 참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건설 국제 입찰에 참가한 국가는 한국과 아르헨티나, 러시아, 중국 등 4개국이다. 요르단은 제출받은 입찰서를 평가, 7월 초에 1차 심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으로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를 자력으로 설계·제작해 1995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하나로는 연구용 원자로의 성능을 가늠하는 잣대인 중성자속 기준으로는 세계 7위급이지만 다목적으로 설계된 데다 10여 년간의 운영 과정에서 장치를 보완하고 노하우를 쌓아 활용도 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대우건설과 공동 참가하는 이번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건설 국제 입찰에서 하나로 설계 및 운전경험을 토대로 요르단 측이 요구하는 기능과 성능요건, 국제적 규정과 규격을 만족시키되 핵연료 공급과 운전 및 유지보수가 용이하도록 세부 성능요건을 설정해 요르단 측에 제안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연구용 원자로는 56개국에서 280기이나 그 중 상당수가 노후된 상태여서 향후 15년 이내 약 50기의 대체 건설 수요가 예상된다. 연구용 원자로 1기당 건설비는 20MW급의 경우 2,000억~3,000억원으로 연구용 원자로 세계시장은 향후 15년간 10~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연구용 원자로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5월 대우건설, 한국전력기술과 ‘해외 연구용 원자로 시장 공동개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협약을 체결한 2개사 및 두산중공업과 함께 4개 기관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네덜란드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최대 80MW급 대형 연구용 원자로 건설(프로젝트 명 PALLAS) 국제 입찰에 참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원자력 기업인 프랑스 아레바(AREVA) 및 다수의 연구로를 수출한 경험이 있는 아르헨티나 인밥(INVAP) 등과 경합 중인 PALLAS 입찰은 예상 입찰액이 최대 약 1조원으로 오는 7월 최종 낙찰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또한 지난 1월에는 한국전력기술와 공동으로 그리스가 국제 경쟁입찰에 붙인 GRR-1 연구용 원자로 설계개선 용역을 수주, 5MW급인 GRR-1의 성능을 개선하는 설계개선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등 연구용 원자로 국제시장 공략을 위해 활발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네덜란드 PALLAS 프로젝트나 요르단 JRTR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할 경우 원자력 연구개발 50년 만에 최초로 원자력 시스템 일괄 수출을 기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