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수 전자.정보인협회 부회장

합리주의(合理主義 : rationalism)는 합리론 혹은 이성주의라고도 한다.

비합리주의와 우연적인 것을 물리치고 도리와 이성(理性)과 논리(論理)가 일체를 다룬다는 주의이다.

즉 감각적이고 신체적인 차원을 넘은 순수한 이성으로써 파악되는 질서를 원리로 하여, 그에 따라 사고(思考)하며 행위(行爲)해 나가려는 입장이다.

넓게 보자면, 통속적인 짐작이나 겉보기를 떠나서 이론적으로 진상을 깊숙이 탐구하려는 그러한 모든 지적 영위(知的營爲)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특히 전형적인 것은 근세 초두의 데카르트나 스피노자의 철학인데, 이는 인식론에 있어서의 경험주의와 대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수학적 논증체계를 지식의 존재양식의 모범이라 하여, 절대적으로 확실한 근본명제에서 출발하였다.

그래서 이성적 추론에 의해 제반 진리를 도출하는 것을 지상 목표로 삼았다.

인식(認識)은 사물을 확실히 알고 그 의의(意義)를 옳게 이해(recognition)하는 것인데, 철학에서는 의식(意識)하여 아는 작용(cognition)의 총칭이다.

그리하여 인식에 의하여 사물의 진(眞)을 찾을 수 있는가 없는가를 반성하여 그 기원·본질 한계에 대하여 연구하는 철학을 인식론(認識論 : epistemology)이라 하는데, 일명 지식론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입장에서는, 감각적 경험은 다만 저차원의 인식에 불과한 것이어서, 오히려 이치에 틀린 인식 곧 오류(paralogism)의 원천이 되는 것이라 주장하였다. 한편, 이와는 취향이 약간 다르지만, 헤겔이 개념의 변증법적 운동에 의해 구성한 체계도 합리주의적 사고계열의 하나의 극치라고 평가되고 있다.

원래 합리화(合理化 : rationalization)라는 용어는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서 자기 행동을 정당화함으로써 불안감·열등감·죄악감 등을 완화하려고 하는 일종의 심리적 메카니즘이다. 이를테면 이솝우화의 ≪여우와 포도≫에서의 <신포도(sour grapes)> 와 같은 것은 그 좋은 예이다.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없어서 헐뜯는 것, 지기 싫어하기, 오기나 억지 부리기 같은 것이다.

그러나 철학에서는, 모든 우연을 물리치고 논리적인 필연성에 의하여 대상을 구성하는 일이다.

이와 연관하여, 공리주의(功利主義 : utilitarianism)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전반(前半)의 영국을 지배한, 행위의 목적과 선악판단의 표준을 공리에 두는 주의이다.

J. 벤담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확립기의 윤리설(倫理說)과 사회사상, 개인주의와 합리주의를 사상적 기초로 하였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에 집약되듯, 공리(public welfare) 또는 최대행복 원리를 도덕의 기초로 삼는다.

사회의 각 성원의 행복은 이익의 극대화에 의해 실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모든 인간을,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는 평등하고 합리적인 인간으로 파악하였다.

경제적으로는 자유방임을 주장하고, 경제에 대한 국가의 일체의 간섭을 배제하는 일종의 야경국가론(夜警國家論)을 전개하였다.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선거법 개정에 의한 민주주의적 의회제도의 확립을 지향하는 이른바 <철학적 급진주의>의 운동으로 나타났다. 벤담의 후계자인 J. S. 밀을 거쳐 후에 페이비언 사회주의의 사상적 원류가 되었다.

그리고 또 도구주의(道具主義)는 인식작용은 유기체의 환경에 대한 적응활동이며, 관념은 그를 위한 도구라고 하는 듀이의 주장이다.

그에 의하면, 물은 만약 그것을 마시면 갈증이 멎을 것이다라는 것을 나타내듯이 관념은 가능적 경험의 예언이며, 행위의 지침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연장이나 도구와 마찬가지로 관념의 진위(眞僞)는 행위의 지침으로서 쓸모가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하였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