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시장운용규칙의 개정여부가 관련업계의 첨예한 ‘화두’가 되고 있다. 한전은 지난달 초 전력거래 시장의 가격 결정체계가 불합리 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규칙개정안 제안서를 전력거래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지금까지 거론돼 왔던 불합리한 내용들을 개선해 시장제도의 합리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며 “공급용량 적용기준을 최대발전용량으로 일원화하기 위한 용량가격 제도개선 등 4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규칙개정안에서 용량가격 산정할 때와 발전입찰시의 발전기용량 기준이 설비건설 당시의 인가용량과 발전기 실제 출력용량인 최대발전용량으로 이원화 되어 있다며 실제 발전용량 기준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전기연구원 등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적정 설비예비율을 12%로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발전설비 규모가 72,000㎿가 넘어섰으므로 15%의 예비율을 12%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대수요에 따른 설비예비율 변동이 용량가격에 영향을 미치므로 용량가격의 급격한 변동을 완화해 가격변동에 따른 재무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전은 또 한전과 수급계약(PPA)을 체결한 발전기가 발전설비의 효율적 이용측면에서 거래소의 급전지시를 받고 있지만 전력구입은 계약가격으로 정산하고 있다며 시장가격결정에서 제외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전 관계자는 “현행 전력시장은 연료비가 상승해 시장가격이 폭등해도 발전회사는 손실을 보지 않고 오히려 이익이 커지는 모순이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규칙개정안 개선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민간발전사는 공동대응을 천명하는 등 강력반발하고 있다. 민간발전사 한 관계자는 “한전이 개정을 추진하는 안은 시장의 형평성과 공평성을 해치는 것”이라며 “부당한 처사”라고 반발했다. 민간사업자만 손실을 입히고 사안별로 한전에 유리한 방안만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전은 “이번 규칙개정안의 취지는 전력시장 개설시점부터 상존한 시장가격제도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해 시장의 합리성을 높이고 불합리한 제도로 인해 과다하게 높아지는 시장가격 상승을 완화하는 데 있다”며 “결과적으로 한전이 제안한 안건이 전부 채택이 된다고 해도 발전회사는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수익 증가액이 완화되는 수준”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규칙개정위원회에서 논의할 사항임으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면서도 “의견이 조정되지 않으면 개정안은 채택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한전의 개정안 중 설비예비율을 15%에서 12%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설비예비율은 중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전력시장운영규칙에 대한 개정제안은 한전 뿐 만아니라 거래소, 발전회사 등 회원사 누구나 개선 필요성이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상시 제안, 전력거래소 규칙개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채택여부가 결정된다. 규칙의 제·개정은 전력거래소 내 정부, 회원사,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규칙개정위원회 의결을 거쳐 전기위원회 심의와 지경부장관 승인을 받아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