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신당이 녹색성장기본법 폐기를 주장하며 공청회가 열린 증권선물거래소 국제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15일 입법예고한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이 제정 초반부터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녹색성장기획단은 지난달 28일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산업계, 시민단체, 학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진보신당은 이날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국제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토건성장 긴급조치법으로 규정하면서 허울뿐인 녹색 기조 하에 기존 환경관련 법제도마저 무력화하는 녹색성장기본법을 폐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은 에너지 효율, 신재생에너지 보급,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에너지 수요 관리 강화 점검 등은 진일보했지만, 에너지기본법에 이미 포함됐던 것이며, 반면에 여전히 구체적이고 강제적인 목표 수치는 부재 또는 유보하고 있이 실효성 있는 정책수단을 담는 법도, 철학과 기본 방향을 담는 기본법도 아니며, 4대강 정비와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등 현 정부가 당면 추진하는 정책들을 뒷받침하는 성격의 조항들이 불순하게 삽입된 법안으로 규정했다.

또 기획과 전략을 총괄할 녹색성장위원회가 정부 및 친정부 대통령 위촉 위원으로 돼 성장 위주, 기업 친화적 구성과 무소불위의 권력 행사가 필연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46조에 포함된 원자력 산업 육성에 대해서는 ‘녹색’ 전략에 원자력 발전 육성 관련 항목이 들어있는 것 자체가 잘못이며, 총론과 방향에서는 언급 않다가 슬쩍 끼워 넣은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녹색성장기본법 저지를 위한 시민사회단체도 의견서를 내고 녹색성장기본법은 저탄소 녹색성장이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 논쟁과 불신의 대상이 되어왔던 4대강 정비사업으로 포장한 한반도 대운하, 핵 산업 활성화, 물 산업 민영화,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민영화를 위한 법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원자력산업 육성을 담은 46조에 대해서는 “녹색성장을 말하면서 핵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라며 “녹색성장기본법이 본래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핵 산업 육성’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녹색성장기본법 제정안 제46조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의존도 완화,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수출산업으로서의 고부가가치, 국제동향, 원전 및 원전폐기물의 입지 확보, 국민의 수용성 등을 고려해 청정에너지원으로서의 원자력 발전비율의 적정 목표를 설정하고, 원전의

안전한 운영, 원전폐기물의 안전처리, 기술개발, 발전 및 비발전 분야의 관련기업육성, 인력양성, 수출진흥 등 종합적인 방안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창수 녹색성장기획단 국장은 공청회에서 기본법 입법예고안을 설명하면서 “향후 60년 새로운 국가비전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효율적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법제도적 기반으로써 각계각층의 합의에 의한 조속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해 위기를 새로운 경제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