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3,4호기에 사용될 8,000㎾ 용량의 비상디젤발전기 구입에 ‘비상’이 걸렸다. 비상발전기 구매가 지연되면서 제작기간은 물론, 시공과 시운전 등 전체 공정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3월부터 올 1월 6일까지 4차례 국제 공개입찰을 거쳤지만, 두산엔진의 단독 응찰로 유찰과 재입찰을 반복하면서 결국 구매에 실패했다. 구매계약 체결이 지연되자 한수원은 당초 13개월로 계획됐던 비상디젤발전기의 시공 및 시운전 공정을 5개월 단축,  8개월에 수행키로 계획을 수정했다. 또 한수원은 납기 시한을 오는 2011년 12월로 정하고 발전기 제작기간도 38개월에서 35개월로 줄이는 방안을 수립했다. 하지만 구매 계약이 또다시 한달여가 지연되면서 당초 변경한 전체 일정조차 지키기 어렵게 됐다.

이처럼 비상디젤발전기의 구매계약이 지연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공급가능한 업체가 두산엔진 단 한 곳뿐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수원에 비상디젤발전기 공급 유자격업체로 등록된 업체는 현대중공업과 두산엔진 2곳이지만 현대중공업은 내부사정을 이유로 이번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한수원에 따르면, 현재 원전용 디젤발전기의 핵심인 8,000㎾ 용량의 디젤엔진을 제작,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세계적으로 프랑스의 MAN사가 유일하다. 그런데 두산엔진이 MAN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독점으로 8,000㎾ 용량의 엔진을 공급 받고 있다.

현재 한수원과 두산엔진은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납기일 등의 계약조건을 두고 협의 중에 있다. 양사는 계약조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가격수의시담에 들어가 두산엔진이 한수원의 예가를 맞출 경우 곧바로 구매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사전 작업 준비와 근무시간 연장 등을 통해 시운전 기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시공과정에서 만회할 계획”이라며 “부득이한 경우 시운전 기간의 조정도 있을 수 있겠지만, 최종 준공일자를 맞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엔진은 지난 2005년 2월, 신고리 1,2호기 및 신월성 1,2호기에 사용할 6,000㎾ 용량의  안전등급 비상디젤발전설비 8세트를 턴키 수주, 2010년까지 현장 설치와 시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비상디젤발전설비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최고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요구하는 설비로 원전의 핵 제어 곤란 또는 불능의 사고 발생시 원자로를 안전하게 냉각, 정지시키기 위한 필수부하에 전력을 공급하는 설비다. 두산엔진은 2007년에도 영광 1,2호기와 울진 1,2호기용 대체교류전원 비상발전기를 전량을 수주한 바 있다. 또 2006년 4월 시작된 당시 입찰에서도 유찰과 재입찰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년여 만에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