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말하면 ‘더러운 성질’
 
납품단가를 조정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A사장의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 “당신들 양심이 있는 거요? 지금 원자재 값이 끝없이 오르고 있는데 어떻게 그 단가에 맞추라는 말입니까? 날더러 사업 때려 치고 자선사업 하라는 거요? 손가락 빨고 살라는 얘기냐고요!”

  그는 참았던 울분을 토해내듯 계속해서 언성을 높였다. 함께 자리를 한 사람들이 놀란 눈을 하고 A사장을 바라봤다. 사실 그렇게까지 화를 낼만한 일도 아니었고, 소리를 질러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거래를 하면서 단가조정은 늘 있었던 일이고, 그 과정에서 때로는 무리한 요구를 할 수도 있다. 상대방의 요구가 얼토당토않더라도 협의를 통해 얼마든지 설득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기본이건만 그는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감정을 드러냈다. 결국 협상은 결렬되고 안 좋은 감정을 품은 채 자리를 파했다.

  사람들은 스스로 또는 옆 사람의 성격에 대해 곧잘 말하곤 한다. “제가 욱하는 성격이 있어서요.” “저 사람은 욱하는 성격이 있어서 한번 화가 나면 물불을 안 가려.” 뒤집어 보자면 “그런 사람이니 알아서 조심하라”는 ‘불손하고 기분 나쁜 경고’로 해석될 수도 있다.

  욱하는 성격이란 어떤 상황에서 자신을 꾹 누르고 참다가 한 순간에 앞뒤를 헤아리지 않고 폭발하는 성격이다. 옆에서 봤을 때 욱하는 성격의 소유자는 ‘성질이 더러운 사람’이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는 ‘잘못된 것에 굴하지 않고 할 말을 다 하는 정의로운 행동’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스스로 고치려 노력하지 않는다. 옆 사람은 ‘더러워서’ 피하는데도 말이다.

  ■ 후회를 부르는 위험한 성격

  사람 중에는 욱해도 되는 상대가 있고, 결코 그런 성격을 드러내서는 안 되는 상대도 있다. 가족이나 친구, 동료, 선후배와 같은 사이에서 욱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뇌관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미리 조심을 한다. 그가 싫어하는 말이나 행동을 삼가고, 폭발하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그 성격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고, 그 저변에는 ‘함께 가고자 하는 마음’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상사나 고용주, 우월적 지위의 거래관계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상사의 꾸지람을 참지 못해 욱하고 사표를 썼다가 후회의 나날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즈니스 거래에서 감정조절을 못하고 꼬치꼬치 따지거나 억지를 부리다가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사람은 저마다의 성격이 있다. 명랑한 사람, 긍정적인 사람, 화통한 사람, 속이 좁은 사람, 흉보기를 좋아하는 사람, 겁이 많은 사람….

  성격이 제 아무리 다양하다고 하더라도 공통적인 것은 있다. 화나면 무섭고, 기분 나뿐 것을 참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맨의 성격은 개인은 물론 조직의 성공과 실패, 만족 등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이다. 비즈니스맨으로 성공하고자 한다면 욱하는 성격은 반드시 고칠 필요가 있다.

  ‘간과 쓸개는 빼서 집에 놔두고 왔다’는 말은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