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식 있는 옷차림은 예의다
 
어느 연예인이 문상을 가면서 빨간색 바지에 민소매 런닝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마음이 중요하지만 상가에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차림임에는 틀림없다. 접객실에 있던 문상객들의 시선이 그를 향해 몰렸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큰 소리로 웃고 떠들며 분위기에 맞지 않는 행동을 했다.

  외적인 모습이 그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없지만 때와 장소에 맞는 옷차림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매너이다. 어쩌면 내가 상대방을 어떻게 예우한다는 마음의 표현이 될 수도 있다.

  개성이 강조되는 세상에서 그저 ‘내가 편한’ 또는 ‘내 멋’ 때문에 격식을 파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만나야 할 상대나 장소,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와는 반대로 옷차림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저 잡히는 대로 입거나 또는 골라주는 대로 옷을 입는다는 사람들이다. 외모에 신경 쓰는 건 남자답지 못하다거나, 털털한 차림새가 좋은 성격을 대변하는 것이라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옷 입기는 그렇게 쉽게 무시하고 넘어가도 될 만큼 가벼운 주제가 아니다. 등산을 하면서 양복과 구두를 착용하는 것이 안 어울리듯이 모두가 정장을 하고 있는 자리에서 점퍼차림이나 운동복차림을 하고 있는 것도 어색하다.

■ 분위기가 비슷하면 소통 원활
 
옷차림은 그 사람의 성격, 습관, 사회적 위치, 개성, 경제 상황을 대변한다. 그의 삶, 그의 생존 ‘스타일’을 아주 분명하고 강력하게 대변하는 수단이다. 때로는 옷차림을 보고 상대방을 무시하기도 하고, 상대방에게 주눅 들기도 한다. 옷차림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하물며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능력과 자질을 총동원해 정글 같은 사회 속을 헤집고 나가야 할 비즈니스맨에게 있어서의 옷차림은 말로 하는 영업 이전에 자신을 어필하는 단서가 된다.

  옷차림은 나를 보여주는 창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옷차림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가 지금 연출하는 옷차림을 통해 내가 상대방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미지 메이킹은 그만큼 중요하다. ‘옷차림도 전략’이라는 광고 카피는 옷을 팔아먹기 위한 게 아니라 이제 현실이 된 것이다.

  무조건 값비싼 옷이 좋다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시간과 관심을 기울여 입는 것이 센스다. 만나는 사람의 수준과 장소에 맞는 옷차림은 예의이고 배려이다. 나로 인해 상대방이 타인의 시선을 받게 된다면 그것도 실례이다.

  평소 영업상 사람을 만나는 A씨는 사무실에 다양한 옷을 구비해놓고 있다. 그는 결코 운동을 하다가 사람을 만나도 운동복차림으로 나가지 않는다. 샤워를 하고 그 전 단계에 했었던 행동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않는다. 상대방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면 훨씬 쉽게 의사소통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