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에서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경영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 사업이 당초 취지와는 달리 정확한 확인절차 없이 과제와 업체 선정을 주먹구구식으로 시행하고 있어 사업 자체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중기청 자체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 실시되고 있어 국고낭비를 초래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상반기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 사업에 이어 중기청이 지난 6월 중순 수요기관으로부터 하반기 과제신청을 받은 결과 모두 120여건의 과제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60여건의 과제에 대해 79억원 상당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에 접수된 과제 가운데에는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및 경영안정을 지원하고 제품의 국산화를 촉진한다는 당초 사업목적을 벗어난 과제가 여러 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져 제도를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과제를 접수한 것 가운데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전기·전자부분에 ‘무접점 고압전동기 기동장치(Soft-Starter) 국산화제품 개발’이라는 과제를 접수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접수한 과제 가운데 문제가 되고 있는 제품은 저압의 경우에는 이미 국산화된 제품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3.3kV 이상에 적용하는 고압의 경우에는 국산화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과제는 이미 지난 2000년부터 국산화가 된 상태로 포스코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과제선정에 있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중기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과제 선정에 있어 수요기관이 접수한 과제에 대해 형식적인 문제가 없다면 대부분 선정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과제 선정에 앞서 타당성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내년부터 법적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며 과제선정이 되더라도 관련업체의 이의신청이 있을 경우 과제 중복성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 사업은 지난 2002년도에 시범사업으로 처음 도입돼 다음해인 2003년부터 중기청의 예산으로 실시됐으며 올해에는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140여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시행해 오고 있다.

또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수요기관으로는 경찰청, 한국전력 등 정부 및 공공기관 25개사와 포스코, 효성 등 민간기업 20개사 등 모두 45개사가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모두 246개 업체가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