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의 건설과정은 현장에서 거푸집 설치 및 철근 배근과 콘크리트 타설, 양생 등의 공정을 거쳐 골조 구조물을 시공하고 난 후, 구조물 내에 각종 기기를 설치하는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원자력발전소 건물은 전통적으로 철근콘크리트(이하 RC)구조와 강구조로 구성되어 왔으며, 근래에는 철골철근콘크리트(SRC)구조와 같은 합성구조도 주요 골조로 적용되고 있다.

반면 강판콘크리트(이하 SC)구조는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주요 구조인 RC구조를 대체해 모듈화 시공이 가능토록 고안된 구조체로서 향후 원자력발전소, 일반 플랜트, 군용 시설 및 건축물에 적용될 경우 공기단축 및 구조성능 향상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주요 구조 형식으로 주목 받고 있다.

■ SC구조의 개념

복합모듈화공법은 구조물과 기기/계통을 일체화해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에서 각 모듈을 연결·조립해 설치함으로써 병행시공(Parallel Construction)이 가능해 원전건설에 있어 근본적인 공기단축을 통한 원전의 경제성 향상을 추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와 같은 모듈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RC구조를 대신해 모듈화에 적합한 구조형식의 개발이 요구되었고, 이에 매우 적합한 구조가 SC(Steel Plate Concrete)구조이다.

SC구조는 철근콘크리트구조의 철근을 대신해 강판(Steel Plate)을 설치하고 양면 강판 내에 콘크리트를 채워 넣은 합성구조체로 전단 스터드(Shear Stud) 및 타이바(Tie-bar)를 이용한 강판과 콘크리트의 합성작용으로 구조적 기능을 수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합성구조이다.

이는 RC구조의 공정잠식 요소인 철근조립, 거푸집 설치 및 해체와 같은 공정을 생략할 수 있고, 콘크리트 타설 후 양생으로 인한 후속공정 지연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어 원전구조물의 건설공기 단축을 기대할 수 있다.

■ SC구조의 분류 및 성능

SC구조는 벽체에 사용되는 SC 구조와 층 슬래브에 적용되는 SC 슬래브로 분류될 수 있다. 벽체에 사용되는 SC구조는 USC(Unstiffened Steel Plate Concrete)와 SSC(Stiffened Steel Plate Concrete)로 나눠진다. 슬라브에 적용되는 HSC(Half Steel Plate Concrete)는 슬라브 바닥에 철판을 사용한 구조이다.

SC 전단벽의 극한강도는 동일 강재량을 갖는 RC 전단벽에 비해 약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연성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C 전단벽의 뛰어난 내진성능으로 인해 RC 전단벽을 주요 지진저항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구조물의 경우에는 지진에 의한 발전소의 안전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향후 전망

SC구조를 활용한 원자력발전소 복합모듈화는 향후 원전의 경제성을 향상하는 중요한 기술요소가 될 전망이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측면에서 기존 현장 중심의 건설이 모듈화에 의해 공장 중심으로 변경됨에 따라 사업관리, 기획, 구매, 설계 및 시공의 건설사업의 전과정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가 산업적 측면에서도 원전 경제성 향상에 필요한 핵심기술인 SC구조에 대한 기술 선점은 우리나라 원전의 해외진출 시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에는 원전뿐만 아니라 교량, 터널, 일반플랜트, 대형 구조물, 군용 시설 및 상업용 건축물 등 타 산업에서도 SC구조의 활용을 통한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러한 산업의 변화를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법·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며, 이는 현행 구매 관련 법규 및 제도가 이러한 산업계의 요구에 적합하게 변경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전소의 건설 관련 인허가 제도도 모듈화공법이 전면적으로 적용될 경우에는 설계가 사업초기에 확정돼야 한다는 점에서 국가정책 차원의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SC구조 기술의 발전은 선제작, 선조립 및 모듈화로 특징 지워지는 원전 건설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사업적, 제도적, 정책적 측면의 변화와 적극적인 지원이 있을 때 가속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