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연합이 서울시 30개 주택단지의 에너지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 초고층 아파트 가구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중저층 주택에 비해 2~3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조사 대상에 포함된 12개 초고층 아파트(30층 이상)는 에너지소비로 가구당 연간 8.2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이는 저층주택(5층 이하) 2.95톤, 중층주택(25층 이하) 4.78톤에 비해 2~3배 높았다.

초고층 아파트의 전기 과다소비도 매우 심각했다. 12개 초고층단지의 월평균 전력사용량은 943㎾h로 조사됐고, 절반은 1,000㎾h 이상을 사용했다. 특히 올 8월 초고층 주택 가구의 전력사용량은 1,160㎾h로 평균 40만원의 전기요금을 지불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력소비량이 가장 높은 단지의 평균 사용량은 1,600㎾h로, 전기요금은 63만 원 수준이다. 한전에 따르면 월평균 1,000kWh 이상을 소비하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상위 0.3%에 불과하다.

과다한 에너지사용의 원인에 대해 서울환경연합은 거주자의 생활습관이 아닌 초고층 아파트의 구조에 있다고 밝혔다. 단열성능이 낮은 유리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냉?난방 에너지 증가, 실내 바람길이 차단된 탑상형 구조에 의한 인공환기장치 사용, 엘리베이터 및 복도 조명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전력소비 부담 등이 그것이다.

서울환경연합이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실제로 17개 초고층 주택 중 자연환기가 어려운 탑상형, 커튼월(통유리) 조건에 모두 해당하는 단지는 13개에 해당된다. 따라서 전체 전기소비에서 엘리베이터나 공동시설 등에 쓰이는 공동사용량 비율은 초고층 탑상형 아파트의 경우 38.9%로, 저층(16.5%), 중층(23.0%) 주택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