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범 사장

현장 중심의 원자력 기술 전문회사를 지향하고 있는 시스템디엔디(주)는 현재 ‘초음파 및 음향누설 신호를 이용한 유체누설 정량화 계측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고온/고차압 계통과 응축수 배수계통은 유체누설 및 기기 손상이 반복적으로 발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출력손실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정비기간이 늘어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또 유체누설로 인해 계통의 제어밸브 및 트림 핵심부품이 쉽게 손상돼 기기 성능저하를 초래해 왔다.

실제로 울진 1, 2호기와 고리3호기를 성능평가해 본 결과, 약 2.5㎿e의 출력손실이 발생했고, 영광1호기의 경우는 유체기기 성능진단 결과 약 7㎿e의 누설발생이 확인됐다. 대만의 경우, 고성능 유체기기로 교체한 후 출력을 확인한 결과 12㎿e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시스템디엔디가 주관기관으로 수행하는 이번 연구는 바로 유체누설을 효과적으로 탐지하고, 정량화 하는 기법으로 누설평가를 수행, 계통의 누설 최소화를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2월 시작, 총 연구개발비 약 8억8,000만원이 투자된 이 연구개발 과제는 이달 11월 말 완료된다.

김영범 시스템디엔디 사장은 “현재 고전적인 유체누설 평가기법은 현장 적용성과 신뢰도가 매우 낮아 고정밀 초음파 유량계량계, 음향, 적외선 온도차, 열화상카메라 등의 다중계측 기술을 복합적으로 적용한 시험설비와 계측 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며 “시험설비 및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한 결과, 신뢰도가 높은 유체누설 최소화 및 기기손상 방지를 실현, 원전의 출력 손실, 정비기간 단축 및 경제적 손실 절감을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기술은 특허출원했으며, 실제 원자력 발전소 현장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스템디엔디가 한수원의 중소기업 협력연구개발 과제로 개발한 또 하나의 결과물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산화 개발을 완료한 원자력 제어밸브(AOV) 구동기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던 제어밸브 구동기 및 부속기기를 국산화 한 것으로 시장 독점 방지와 외화절감을 이룰 수 있게 했다.

시스템디엔디는 연구개발을 통해 원자력 Q등급 Class 1E의 설계요건인 ASME 코드 요건에 따라 구동기를 설계?제작했고, 외부 검증기관의 검증을 받아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02년 한전전력연구원 벤처센터에 입주, 설립된 시스템디엔디(주)는 원자력발전소 설계, 운전 및 개발 관련 전문인력과 첨단 기계설비 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된 젊은 기업이다. 주요 사업분야로는 ▲원전의 설계기술 용역 ▲원자력 내진, 내환경 및 안정성 평가 ▲제어밸브 설계, 평가 및 제조 ▲유체기기 설계, 평가 및 제조 ▲원전기기 제작검사 및 감리 등이다.

지난달 20일, 시스템디엔디는 한수원 원자력발전기술원이 주관하고 있는 가압기 안전밸브의 정비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추진의 핵심설비인 ‘가압기 안전밸브 성능시험설비’를 대전 본사에 준공했다. 20억원이 소요된 이 설비는 국내에서 유일한 것으로, 가압기 안전밸브의 정비효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수원이 이 설비를 시스템디엔디에 위탁해 만든 이유는 간단하다. 최적의 과압사고 안전밸브 방법론을 개발, 안전밸브 부품 및 구조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곳에서는 실제 밸브 시험을 통해 정확한 설정으로 정비 효율성 제고와 현안해결, 가동지연을 배제하기 위함이다.

현재 이곳에는 시스템디엔디가 개발한 가압기 안전밸브 2개각 각각 설치돼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원자력발전 분야의 고성능 제어밸브 국산화를 주도하고 있다. 한수원은 이곳에서의 시험을 바탕으로 개선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시스템디엔디는 기계연구원에 총 150억원이 소요되는 원전기기 성증검증 시험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설계에서부터 평가, 제작 등 시스템디엔디의 노하우가 총 동원되는 작업이다.

최근 시스템디엔디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영역을 하드웨어로 변모시키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영범 사장은 “소프트웨어 매출이 80%이고 하드웨어가 20%대 수준”이라며 “제어밸브 국산화 등이 완료되면 하드웨어의 매출비중이 50%대로 높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하드웨어 회사로의 변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첫 번째 아이템은 고성능 제어밸브와 안전밸브 국산화다.

고성능 제어밸브는 프로세스 제어계통에서 유체의 유량들을 변화시키는 장치로서 발전소 및 조선, 정유, 화학 플랜트 시설등에 사용되는 고온, 고압용 정밀 제어밸브로, 전량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고성능 제어밸브의 고질적 고장 및 누설 발생으로 출력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 자체제작 모델로서 HARMONY-1000/2000/3000 시리즈가 있다.

안전밸브는 보일러, 압력용기 및 배관 등에 유체의 압력이 규정의 최고사용압력 이상으로 작용할 때, 내부유체를 방출해 기기의 파손 및 폭발을 방지하는 밸브로서 스프링 힘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된 밸브다.

김영범 사장은 “중소기업이 국가의 도움을 받아 연구개발을 추진하면, 기술개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도 “중소기업만으로는 시장형성은 물론 마케팅이 불가능 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3년 전, 10억원이 소요된 국가 연구개발과제의 매출은 불과 20억원에 불과했다며 “원전사업자인 한수원이 국가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개발된 기술과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