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안전통제기술원, 한수원 울진원자력본부 등 4개 기관에 대한 교육과학위원회 국감이 10일 대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열렸다.

이날 국감은 4개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국감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오전 시간만 진행하고, 점심식사 후 나머지 시간은 표준과학연구원, 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의 시찰 일정으로 잡혀 제대로 된 깊이 있는 국감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국감이 원자력 관련기관의 국감임에도 불구하고 의원들 대부분이 수감기관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해 본질적이고 깊이 있는 질의보다는 주변적인 사항에 대한 질의에 집중됐다.

심지어는 사실과 다른, 관련성이 없는 질문으로 수감기관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일도 발생했다.

이날 국감에서 의원들은 한·미 원자력협정 재개정, 방사선사고와 테러에 대한 대응체계 마련, 원전 지진 대책 등에 대해 질의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영희 의원(친박연대)은 지진에 대한 원전 안전성 조사를 위해 최근 5년간 강진 발생자료를 교과부에 요청했지만 교과부에서는 기상청에 물어보라는 답변을 했다며 무사안일하고 복지부동한 교과부 공무원들의 자세는 큰 문제라고 질책했다.

안민석 의원(민주당)은 울진 원전 내에 건립된 골프장을 문제 삼았다. 안 의원은 “반환경적으로 인식되어 있는 골프장을 원전 내에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며 “골프장 건립에 신중했어야 하고, 원전 내 골프장 허가를 주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인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권영진 의원(한나라당)은 “울진원전 지역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한수원은 완고하게 규정만 고집하지 말고 주민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방안을 강구해 보라”고 주문했다.

권 의원은 또 “2014년 한·미 원자력협정 재개정이 매우 중요한 사항으로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가 시급하다”며 “협정 재개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기술적 부분이 매우 중요한데 협정 T/F팀에 원자력연구원 등의 원자력기술 전문기관의 참여가 미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했다.

한편 몇몇 의원은 사실과 다른 질의를 하거나 관련사항이 별로 없는 사항에 대해 몰아붙이기식 질의를 해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정영희 의원은 “2005년 이후 국내 원전의 우라늄 사용량이 줄어들었는데 그 이유가 뭐냐”고 질문해 한수원 관계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우라늄 사용량이 줄었다는 것은 가동원전 수가 줄었다는 의미인데 이는 사실과 다르기 때문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9년까지는 가동원전의 수에 변동이 없어 우라늄 사용량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김영진 의원은 지역주민들의 민원에 대한 한수원의 자세를 지적하면서 울진원전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신고리 3,4호기 건설과 관련된 울산 주민들의 민원사항에 대해 어떻게 해결할 거냐고 몰아붙여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이번 국감은 의원들의 부족한 지식에다, 부정확한 정보 등으로 문제를 제대로 짚어내기는커녕 어떤 질문을 어떤 수감기관에 질문해야할지도 헷갈리는 ‘허당’ 국감이란 인상만을 남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