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에너지의 사용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고 필요해질 것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연방공화국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세계 각국이 갖고 공동대처해야 한다”며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원자력 에너지 역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일 ‘러시아의 기후변화 현실과 국제환경운동의 미러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시베리아 동토층이 녹아들면서 고통 받고 있는 지역주민의 삶과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방출 등으로 인한 러시아의 기후변화 상황을 소개하고, 환경운동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손실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개인이나 한 나라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세계 공동체적 관점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전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하는 미국은 20%의 자연자원을 사용하고 유럽연합은 전 세계 천연가스 소비량의 40%를 사용하고 있다”며 자원고갈의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1세기 중반에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성장국가들이 전 세계 화석에너지의 80%를 모두 쓸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자원문제가 전세계 갈등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하면서 군비확장이 다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하루밤새 GNP가 달라지고 있는데 얼마나 많은 자원이 필요한지, 얼마나 많은 자원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미국을 비롯해 현재 세계적으로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군비확장이 다시 이뤄지고 있는데 무기 재원을 물 부족과 식량부족 등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20억의 인구가 석유는 물론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중세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며 “에너지 고갈문제는 각 국가들끼리 연결돼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석유 등 자원을 무기로 삼고 있는 자원민족주의에 대해 “전 세계자원의 40%가 매장돼 있는 러시아는 구소련 시절에도 에너지공급협정을 맺는 등 에너지 공급국가로서 역할을 해왔다”며 자신은 물론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 메드베데프 현 대통령 모두 전략적 의도는 없다고 답했다.

고르바쵸프 전 대통령은 “투발루를 비롯한 태평양 섬나라들이나 연안에 많은 인구가 몰려 있는 인도양 연안국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수몰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기후문제는 세계 공동체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그는 “지구는 이미 생태계의 60%가 파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현재 심화되고 있는 지구상의 수자원과 에너지, 식량고갈 등 문제들은 모두가 인류가 초래한 문제들로 모두 20세기 사건에 의한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러시아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중공업 시설이나 산업 설비들이 낙후되고 파괴돼 가동을 중단했고, 이에 따라 러시아의 온실가스는 매우 줄어들긴 했다”며 “최근 러시아의 경제성장이 빨라지면서 러시아 역시 국제사회로부터 온실가스 감축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원고갈 문제에 이어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물 부족과 식량 부족에 따른 문제 또한 전세계적 관점에서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피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이 물 부족으로 전세계 분쟁이 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미현실이 됐다”면서 숲과 바다, 사막, 토양 등이 훼손되어 담수가 줄고 있음을 경고했다.

이어 “물 부족 문제에 대해 우리 모두는 답을 내놓을 필요가 있으며 발전모델을 바꿔야한다”며 “지나친 소비행태를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 “인류는 협력해야 하며 대립, 갈등해서는 안된다”며 자연훼손에 따른 에너지자원과 물, 식량 부족문제를 해결하는 데 “새로운 페레스트로이카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