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전국이 장마의 영향권안에 들어갔다. 예부터 물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여름한철에 내리는 장마는 우리에게는 감우(甘雨)로 매우 긴요한 역할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요즈음에는 대개 태풍을 동반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 환경의 영향을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특히 많이 받는 농업에서 장마철 강우는 농작물에 풍부한 물을 공급해 주는 고마운 일이지만, 그러나 장마가 조용히 비만 쏟아 붓고얌전히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살려 늘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무더운 여름철에 지루한 장마비와 때때로 쏟아지는 폭우 그리고 앞으로 몇차례나 발생할지 모르는 태풍은 과거의 뼈아픈 경험을 거울삼아 우리가 사전에 철저한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또 다시 큰 피해를당할 것이다.

요즈음 들어 장마는 매년 좋은 쪽으로 보다는 우리에게 심각한 인명피해와 함께 막대한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그래서 그런지, 태풍하면 과수원에서 이리 저리 나뒹구는 사과와 배, 수몰된 마을, 갈팡질팡하는 어린이와 부녀자들, 집 잃은 수재민들의 처참한 모습, 둥둥 떠다니는 지붕과 자동차들, 비바람에 사정없이 찢겨버린 비닐하우스 등 슬프고도 참혹한 광경이 우리들 머리에 먼저 떠오른다.

기억하기도 싫은 이야기지만, 몇 년전 태풍매미는 우리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었다. 그야말로 가공할 힘이었다. 당시 강원도 강릉지역과속초, 경남 마산과 창원, 부산 등 많은 곳이 태풍매미로 막대한 재산과 귀중한 인명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들 지역은 대개 바다와 인접해 있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나 공장, 건물 침수피해가 컸다.

태풍매미로 인해 경상남도와 강원도의 영동지역일대에서 800여대에 가까운 승강기가 물의 침투로 인한 각종 부품의 손상으로 작동을 멈췄다. 이로 인해 한 동안 아파트 주민들은 움직임과 이동에 큰 불편과 제약을 받았다.

장마철에는 사전관리, 사후관리가 공히 중요하다. 그야말로 선택적이 아닌 필수적이다. 최근 몇 년간 발생하고 있는 장마철 특징 중 하나가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푹우성 비가 내리기 때문에 사무실, 공장, 아파트나 건물관리자는 기계실 창문과 관건 장치의 관리를 통해 빗물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일 빗물이 승강기 기계실 권상기나 제어반으로 조금이라도 유입되면, 전기감전, 누전이나 단락으로 인해 인체에 위험하며 또한 승강기가 멈춰, 오도가도 못하는 갇힘 사고가 발생할 수가 있다.

특히 특성상 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전기는 우리의 신체를 훼손시키고 심한 경우에는 우리의 생명까지도앗아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 사후책보다는 철저한 예방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그렇게 해야만 연중행사처럼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하고 우리의 귀중한 재산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세찬 비바람이 몰아칠 때 주택의 경우 집안으로 연결된 전선이 자칫 끓어진다던가 나뭇가지에 걸려 마찰되어 전선피복이 벗겨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 경우 절대로 그 근처에접근하지 말고 즉시 신고하여 수리를 받도록 해야 한다.

집안이 침수되었을 때는 전기콘센트나 냉장고 등의 모터부분을 통하여 고인물에 전기가 흐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절대로 접근하지 말고 일단 배전반의 전원스위치를 완전히 끈 다음 접근해서 물을 말끔히 퍼내고 감전 여부를 확인한 후 다음 조치를 취해야 한다.

호우성 폭우에는 천둥, 우뢰와 벼락도 가끔 등반되기 때문에 벼락 피해 예방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전선이나 통신선 등에 벼락이 떨어져 가전제품이 과전류로 인해 손상되는 등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 그래서 번개가 치기 시작하면 외부 안테나가 설치된 TV는 지체 없이플러그를 뽑아 두어야 한다. 그리고 번개가 치는 동안 전기기구를 만지거나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더군다나, 수리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므로 피해야 한다. 특히 농촌에서 전기줄이나 전기기구를 들고 농로(農路)를 다니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현재까지의 인류의 기술이나 과학으로는 장마철에 쏟아지는 비를 가감하거나 어떠한 형태로든 제어할 수 없다. 천재지변은 불가항력(不可抗力)으로, 인간의 힘으로는 어찔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환영은 할수 없지만 태풍 방문을 늦추지도 막을 수도 없는 일이다. 결국 예상되는 강풍, 호우와 태풍으로부터 우리의 귀중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로 줄이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두철미 대비하는 것만이 지금으로서는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