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용 ‘계기용변압기(PT)’와 ‘영상변류기(ZCT)’가 저압 중전기기 전문업체인 (주)여기로테크(대표 이영호)에 의해 국산화됐다.

여기로테크가 선진국들만이 보유한 관련 기술을 축적함에 따라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한수원과 해외원전 동반 진출이 가능해 져 글로벌 기업으로서 발돋움하게 됐다는 평을 얻고 있다.

선진국들이 기술이전을 꺼리는 원전용 PT와 ZCT의 기술개발을 위해 여기로테크는 2007년 9월부터 6월까지 9개월 간 한수원과 동고동락을 하며 국산화에 도전해 왔다.

1984년 서일전기로 창립한 여기로테크는 기중차단기(ACB), 비상전원절체개폐기(ATS), 부하개폐기(LBS), 주변기기 등 각종 전력기자재를 생산하는 저압중전기 전문 메이커로 성장을 거듭하다 5년 전부터 원자력분야에 뛰어 들었다.

2005년 10월, 처음으로 한수원의 중소기업 협력연구개발 기업으로 선정되어 ‘원자력발전소용 변류기’ 국산화를 성공한 데 이어 연거푸 국산화 성과를 거두어 기술력을 주목받게 됐다.

원전용 PT와 ZCT는 10월 신고리원전 3,4호기에 시범적용 되고 앞으로 신규원전과 원전 개보수시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 동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여기로테크가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되는 ‘계기용변성기(PT)’와 ‘영상변류기(ZCT)’<사진>를 국산화함으로써 원자력발전소 안정성 확보에 필요한 전기자재의 품질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전력수요 급증으로 매년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효율적 이용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개발된 것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원전용 PT와 ZCT는 해당 기자재를 제조하는 국내 기업들조차 기술개발을 주저해 왔을 만큼 관련 산업에 대한 독자적 기술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무풍지대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 국가에서는 내진성능과 기타 특수사용 환경에 사용이 적합한 제품을 개발해 자국 내 수요를 충족시킬 뿐 아니라 해외 시장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외국 기업들은 국내 기업에 관련기술 이전을 꺼리는 등 우리나라를 비롯해 PT와 ZCT 기술이 없는 국가를 상대로 원자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 등에 고가로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여기로테크가 연구개발 9개월 만에 국산화하는 성과를 거두어 원자력 부문의 완전한 기술자립과 관련 산업분야의 기술을 한 단계 이끌어 낸 것이다.

한수원 자재처 관계자는 “국내에는 개발된 제품이 없어 관련수요를 전량 고가의 외국 제품에 의존해 왔었다”며 “여기로테크가 PT와 ZCT 기술을 확보, 관련 제품 개발을 완료해 예산절감과 수입 대체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호 대표는 “선진국 수준의 품질을 갖춘 제품을 보다 저렴한 원가로, 보다 다양한 제품을 국내 원자력 및 관련 산업분야에 공급함으로써 국내 관련 산업기술향상은 물론 사업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었다”며 한수원의 해외 동반진출 파트너로서 기술 경쟁력을 갖추게 된 점을 만족해했다.

■ 해외원전 동반진출 발판을 마련
원전용 PT와 ZCT를 개발하는 데 소요된 연구개발비용은 약 3억6,200만원.

이 가운데 여기로테크는 27%에 달하는 9,800만원을 부담했다. 나머지 73%에 달하는 2억6,000만원은 한수원이 투자로 이루어졌다.

원전용 PT와 ZCT 국산화로 한수원은 원가절감과 함께 다양한 제품을 짧은 시간에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설비 고장 및 사고시 신속한 교체 등 유지보수의 편리성도 확보하게 됐다.

한수원은 원전용 PT와 ZCT를 국내 원자력발전소와 수력, 화력발전소 확대, 적용 및 공급에 그치지지 않고 여기로테크와 함께 해외로 동반진출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내진 사양에 적합한 원전용 PT와 ZCT를 연계, 개발해 국내 수요량에 대한 수입 대체효과는 물론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에 수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선진국의 사례처럼 관련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를 상대로 원자력과 수력, 화력발전소 등의 프로젝트에 PT와 ZCT를 변류기와 함께 세트로 공급하는 전략으로 국내 중전기기 업체의 세계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선진국이 보유한 채 공개하지 않은 기술을 이번 협력연구개발을 통해 개발 실용화 해 원자력 발전소용 등 특수 사용 목적용 변압기와 영상변류기 등의 설계 및 개발에 대한 기술수준을 선진국 수준에 도달케 했다”며 관련기술의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었던 점을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