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이번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해 곳곳에서 주택 도로 농경지 침수, 수돗물 전기 가스 공급 중단, 전화 불통, 철도운행 중단, 항공기 결항, 등산객 고립 등 전국적으로 50여명이 사망·실종되고 수백억원의 재산피해와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고이기에 누구에게 잘잘못을 따질 수는 없겠지만 이번 피해를 당한 수재민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로 여길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하게 내포돼 있다.

해마다 집중호우로 인해 범람했던 서울의 중랑천 주변지역에서는 침수피해에 대비, 준비를 철저히 해 온 덕분에 이번 침수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반면에 서울 양평동의 경우에는 이 지역 침수로 많은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에 이 지역 주민들은 부실한 제방둑 공사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며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전력도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 철저한 준비를 해 왔다. 다른 어떤 해보다 더욱 사전예방 활동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준비된 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강원도 지역에 전주가 도괴되는 등 집중적인 피해를 입고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되기도 했다.
앞으로 장마와 관련된 집중호우는 없을지 모르지만 9월까지 태풍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남아 있다. 지금까지의 준비태세로는 부족한 면이 너무나 많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 수해로 여실히 느꼈을 것이다.

또다시 이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더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낙후되거나 미흡한 시설을 빠른 시간 내에 보강하거나 교체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항상 어떤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사고가 터진 다음에야 수습하기에 바쁜 것처럼 ‘死後藥方文’이 아닌 처음부터 철저하게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피해상황을 빠른 시간 내에 원상 복구시키는 일이 최우선으로 선행돼야 할 것이다. 마냥 넋 놓고 앉아 누구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원망보다 하루빨리 정상적으로 되돌려 놔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 등으로 나라 안이 어수선하다. 당장 수해만이라도 정부와 국민이 단합된 힘으로 잘 극복해야 한다.
이제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복구를 앞당기는 데 지혜와 땀을 모아야 한다. 모두 이웃의 수재민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추가적 피해 예방 및 복구 대책뿐 아니라 수인성(水因性) 질병 예방에도 만전을 기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 모두가 이번 악령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전 국민이 하나 된 마음으로 피해복구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