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도영 한국전력거래소 기술기획실장

“시장을 여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어떤 옵션을 주어 소비자들을 수요자원 시장에 참여하게 할 것인가로 고심하고 있는 거죠.”

정도영 한국전력거래소 기획기술실장은 21일 지원금입찰제에 의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릴 ‘수요자원시장’ 개설을 앞두고 고민이 많아 보였다.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수행하던 직접부하제어 사업이 4월부터 한국전력거래소로 이관되면서 ‘지원금입찰제’에 의한 수요자원시장이 변경되어 도입되는 등 준비 시간이 짧은 데다 수용가에서 시장을 이해하고 참여하기 위한 시간과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각종 데이터를 모으고 하는 정지기로 보고 있다. 실제 시범운영해 봐야 정확한 반응도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 시범사업으로 책정된 예산 31억원으로는 2개월에 걸쳐 시장을 개설하고 여러 번 시장을 열고 반응을 관측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데 정 실장도 이견이 없다.

정 실장은 “소비자는 조업을 중단하고 전기를 끄는 것이 이득이야 아니냐를 제일 먼저 따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 참여자에게 만족할 만한 수준의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합니다” “전력산업기반기금 지원만으로는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 실장의 고민은 대략 올해 전력산업 기반기금으로 지원을 하게 되는 데 과연 계속해서 기금을 사용하는 것이 옳은 방향인지,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지, 또 지원금 단가의 상한가를 얼마에 책정하는 것이 적절한지, 정부가 정한 금액을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등 각종 인센티브가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소비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등으로 끝이 없었다.

전기요금을 현실성 있게 올릴 경우 전력산업기반기금과 같은 지원금 없이도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믿고 있는 정 실장은 “수요자원을 관리하겠다며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면서도 상응하는 옵션을 주지 않는다”며 “평균 요금으로 보상하는 방식으로서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서 내다봤다.

정 실장은 “내년부터는 예비력이 600만kW 이하일 경우나 비상상황이 아니더라도 수요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상시 열리는 시장이 될 것” 이라며 “하루 전 입찰을 하는 시장을 원칙으로 하지만 비상상황 시에는 3시간 전에도 개설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3시간 전 시장은 수용가들의 발 빠른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 열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