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진기연 조성은 사장이 시연회에 참석한 한수원 등 관계자를 상대로 설명하고 있다.

지난 5월 14일 광주광역시 하남산단에 위치한 무진기연에서는 의미 있는 ‘시연회’가 열려 한수원 및 원전 관련 업체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중국 진산원전에 사용후 핵연료 건식이송설비(SFDS) 500만 달러(캐나다) 수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던 무진기연이 이번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으로 ‘원자로 용기 스터드 신장기’를 국산화 했다.

스터드 텐셔닝은 지름 18.7㎝, 길이 약 2ｍ, 개당 중량이 420㎏인 총 54개의 스터드라는 이름의 볼트를 풀거나 조이는 장치로 원자로를 덮는 뚜껑을 고정시키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 장비는 특히 원자로 내의 핵연료봉을 교체하기 위해 원자로 뚜껑을 열고 닫는 과정에서 방사능 누출 등을 막기 위해 완벽히 밀폐될 수 있도록 54개 스터드가 157㎏/㎠의 압력에 견딜 수 있도록 한치의 오차 없이 균일한 힘을 가해 조절하도록 하는 장치로 고도의 초정밀 기술이 뒷받침 돼야만 한다.

무진기연과 한수원은 지난 2005년 10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2년 5개월 동안 총 10억 5,000만원의 개발비를 들여 공동연구를 진행했으며 마침내 이 장비를 국산화 하는데 성공했다.

원전에 필수적인 이 장비는 그동안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고리원전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30년 동안 외국제품을 수입해야만 했다.

이날 시연회에 참석했던 조태형 한수원 사업기술처 설계기술실장은 “이 장비는 원전에서 너무나 중요한 설비”라며 “30년 만에 첫 국산화를 이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장비는 우리나라가 향후 주력모델로 삼아 개발한 APR1400 원전에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이 모델은 신고리3·4호기에 적용돼 건설되고 있다.

하찬호 무진기연 상무는 “기존 수입제품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이어 신장량 자동측정, 안전장치 이중화, 원격제어 등 새로운 기술을 탑재했다”며 “기존 제품에 비해 성능이 뛰어나 신속한 작업이 가능해 24시간 이상 정비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0년 설립된 무진기연은 원자력발전 등 발전설비 전문기업으로 유지보수, 성능개선, 선진 해외기술의 국산화는 물론 연구개발을 통한 신제품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원자력산업발전에 이바지 해오고 있다.

무진기연이 국내에서 대표적인 원자력 발전 보조기기 전문 업체로 자리매김 하게 된 배경에는 매출의 20% 정도를 매년 연구개발에 쏟아 왔기 때문이다. 또 직원들의 교육 및 자질 향상에도 꾸준히 투자해 온 결과다.

연구개발 노력은 중국 수출로 이어진 SFDS를 비롯해 증기발생기 맨웨이 커버 스터드 텐셔너, 증기발생기 전열관 세정장비 개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유리화 설비 등의 원자력발전 설비의 국산화로 이어졌고 이것이 매출신장으로 이어졌다.

현재 무진기연은 올 완료를 목표로 산업자원부의 전력연구개발 사업으로 두산중공업과 공동으로 신형 핵연료 교체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조성은 대표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원자력기술상 금상 수상한 바 있고 올해는 국제협력에 기여한 공로로 고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성은 사장은 “이번 장비 개발로 기술자립의 기반을 확보함은 물론 기술지원 체계 확보를 통해 신속한 유지보수가 가능해 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원자력발전의 정비품질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