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스터 브라운

“우리의 문명을 살리기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점진적인 변화가 아니라 전시체제와 같은 방식의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레스터 브라운 미국 지구정책연구소장은 10일 서울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 “북극과 히말라야의 티베트고원 등의 전 세계 빙하가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며 “이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정치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질문보다 '어떻게 하면 탄소를 빨리 줄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스터 브라운은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 학제간 연구기관인 지구정책연구소 소장이다. 지구정책연구소의 목적은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와 그에 이르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갗로 묘사했으며 <캘커타텔레그래프>는 그를 ‘환경 운동의 스승’이라 불렀다. 레스터 브라운은 이미 30년 전에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이 최초로 만들었다.

브라운 소장은 “플랜B의 네 가지 목표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80% 감축, 인구 안정화, 빈곤퇴치, 생태계 회복”이라며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운 소장의 저서 ‘플랜B 3.0’에서의 플랜B는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현재의 에너지 경제체제(플랜A)가 아닌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무한히 쓸 수 있는 재생에너지 경제체제를 일컫는 용어다. 그는 ‘플랜B 3.0'의 발간과 함께 전 세계를 돌며 강연회를 열고 있다.

그는 “곡물가와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힘이 없는 실패국가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며 “실패국가들이 늘어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언제 인류 문명이 멸망할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점진적인 변화로는 현재의 상황을 타계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인류 문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시체제와 같은 급격한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80%까지 줄여야 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그렇게 빨리 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며 “하지만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미국은 단지 수개월의 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전쟁에 필요한 무기 생산을 이뤄냈고 전쟁에서 승리한 예를 들었다. 우리 문명이 생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신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체제로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2020년이면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풍력이 주요한 에너지원이 돼야 할 것”이라며 “그때에는 300만MW 규모의 150만개의 윈드터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의 폐쇄된 자동차 공장과 같은 시설에서 충분히 생산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연료전지 자동차보다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미래를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연료전지의 경우 전력을 생산하기까지의 과정에서의 에너지 손실이 크고 설비의 가격도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벌써 적정한 가격으로 상용화의 길을 걷고 있으며 탄소배출, 소음, 공해도 전혀 없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