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전선 CEO, R&D센터장 대담

지난 4월 3일. 불혹의 나이를 맞은 JS전선은 별도의 창립기념식을 갖지 않았다. 2015년 글로벌 기업으로서 매출 1조원을 목표하고 있는 JS전선은 지난해 4월 3일 회사 상호 변경을 계기로 이날을 새로운 창립기념일을 바꿨다.

특별한 창립 기념일 행사를 맞이한 JS전선 전 임직원은 판에 박힌 창립기념식 대신, 기름유출로 신음하고 있던 태안군을 찾아 방제 봉사활동과 헌혈, 그리고 하천정화 활동을 벌였다.

JS전선은 올 1분기 1,0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상 최초로 매출 3,700억원, 160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도 175억원의 매출이 늘었다.

황순철 사장은 올해 부서별 책임경영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팀과 사업개발팀은 물론 ‘차별화’ 전략 등은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연합전선에서 진로산업, 그리고 JS전선으로 사명을 바꾸고 격변기에 사장에 취임한 엔지니어출신 황순철 사장은 LS전선 이스라엘지사장, 해외사업본부장 및 전선사업본부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1월부터 JS전선의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황 사장의 취임과 함께 JS전선은 ‘도전 5050！ 함께！ 세계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회사 내부 시스템을 ERP로 전격 교체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JS전선의 기반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 결과 JS전선은 지난해 11월 KOSPI에 재상장 됐고 같은 해 12월 2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개발을 완료한 방화·방염솔루션(SSEVERE System)이 100대 우수 특허제품 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89년 기술연구소로 시작한 R&D센터는 연구개발 인력 29명, 개발기능 인력 37명 총 67명의 연구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JS전선의 인재사관학교로서 차세대 기술영업 전문가 육성을 위해 R&D 인원 지속적으로 충원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과거 생산부문 휘하에 있는 R&D센터를 R&D부문으로 독립 및 격상 1개 연구소에 설계팀, 품질경영팀, 생산기술팀, 재료팀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600억원의 신제품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 2015년까지는 매출의 50% 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R&D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엄기준 센터장(이사)은 지난 1986년 금성전선(현, LS전선) 입사 후 선박 해양용 전선분야에서 제품개발 및 설계를 담당해 왔으며 2005년부터 JS전선 R&D센터를 이끌고 있는 고무전선 분야의 최고 베테랑이다.

2015년 매출 1조, 영업이익 10%라는 ‘비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황순철 사장과 매출 1조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엄기준 R&D센터장(이사)을 만나 JS전선의 미래를 물었다.

▲전선분야 기술의 화두라면?

황순철 사장=기술이라는 개념이 과거와는 달라졌다. 과거에는 남들이 무엇을 하고 있나, 선진업체는 어떻게 만들었나 하는 점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기술이었다. 이제는 바뀌었다. 먼저 개발을 해 놓으면, 고객이 찾아오게 된다.

요즘 기술은 퓨전화가 많이 됐다. 적절한 퓨전화가 중요하다. 케이블도 예전에는 전력케이블, 통신케이블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전력과 통신, 컨트롤이 융합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이러한 기술을 가지고 고객에게 접근하면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본다.

전선분야엔 세그먼테이션(segmentation)이 많다. 하나는 에너지를 전송하는 파워쪽이 있고 다른 하나는 소리, 정보를 연결해 주는 통신이 있고 그 다음에는 이 두 가지를 잘 연결해주는 컨트롤 제어 쪽이 있다.

최근의 기술에 대한 전체적인 화두는 ‘퓨전’이다. 과거에는 어는 한 분야에 고객이 어느 특정 분야를 달라고 했다. 흔히 얘기하면 스팩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퓨전 쪽을 중시하고 있다고 본다.

또 하나는 과거에는 고객의 요구에 의해 그것만을 팔면 되는 시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엔지니어링을 중심으로 고객의 요구에 맞춤형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까 사용상 필요성에 의해서 규격화가 필수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부다 커스터마이즈화 되어 가고 있다. 동시에 친환경화·리사이클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친환경이나 리사이클링 문제는 결국은 재료의 문제다.

케이블 부문에서 점점 발전해 나가는 분야는 생산성보다는 재료의 전문화라고 본다. 구조적으로는 무겁지 않고 가볍고, 컴팩트하면서도 심플하게 변화고 있다.

종합해서 말하면 과거 규격화되어 있던 것들이 점점 변형성, 퓨전, 엔지니어링을 중심으로 컴팩트 하고 심플한 쪽으로 변하고 있다. 또 고객의 입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은 자재를 찾고 있다.

엄기준 R&D센터장(이사)=사장님께서 크게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부분이 친환경과 세이프티라는 구체적인 기술적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친환경(Eco-green cable), 안전(Safety)을 중시하는 추세로 관련 기술에 대한 수요가 점증하고 있다. LNG, 컨테이너선, 크루즈선 등 운송장비 분야와 Drill Ship, Rig, FPSO 등 해양설비분야가 그것이다. 또 이지스함, 잠수함 등 방산분야와 우주항공용, 에너지사업 분야 등 특수분야에서도 역시 이 같은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케이블 특성적인 측면에서는 난연, 내화, 무독, 무연, 고환경 특성이 요구되고 있고 소재부문에서는 Light-weight화가, 구조부문에서는 컴팩트화로 대변할 수 있다.

▲엔지니어 고객 맞춤시대라고 했는데?

황 사장=예를 들어 크레인 케이블이 있다. 공장용, 카 크레인 등이 있는데 이런 케이블은 파워도 들어가야되고 컨트롤도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현재는 규격화 된 제품이 없습니다. 과거에는 파워 따로 컨트롤이 따로였지만 고객들이 이를 통합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이를 맞추다 보니 케이블이 두꺼워지는 단점이 생겼다. 결국 찾아가서 용도에 맞도록 협의를 해서 제작해야 한다.

가장 크게 나타나는 부분이 트레블링 엔드 핸들링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즉 움직이고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데 쓰는 케이블들, 이것은 한번 매설하면 끝나는 케이블과 달리 다 보이는 곳에 노출되어 있어 엔지니어링화 하면서 퓨전화하는 제품으로 발전했다.

엄 이사=그렇다. 이런 표준화되지 않은 장비나 환경에는 제품도 표준화할 수 없기 때문에 케이블의 사용환경을 분석, 디자인을 제조자가 제시할 수밖에 없다. 결국은 사람에 대한 보건 안전뿐만 아니라 작업상의 안전도 중시해야 한다.

황 사장=이런 환경 때문에 재료개발이 핵심이다. 재료를 어떻게 잘 쓰느냐, 이것이 핵심이다.

엄 이사=JS전선의 핵심 사업이 선박해양 전선과 전력통신을 제외한 고무특수전선이다. 즉 특수용도의 제품을 쓰는 곳이 주력시장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은 대부분 고분자 재료로 고무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결국은 케이블의 개발과 특성보강이 디자인 개발과 재료 개발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재료 개발은 거의 핵심기술이다. 이것이 JS전선이 보유하고 있는 차별적인 기술이다.

▲요즘, 화두의 하나가 글로벌이다. 글로벌 일류기업을 지향하는 기술부문의 전략이 궁금한데?

황 사장=우리의 강점이 고분자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고무 등의 재료, 압출기술 등이 우리 회사의 가장 커다란 노하우다. 글로벌화 한다는 것은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남들 모다 더 잘하게 하는 것이 글로벌이라고 본다.

규모에 의한 글로벌 시장 공략도 물론 가능하지만 대기업도 아니고 중소기업도 아닌, 중견기업으로서 해야 할 우리의 도전 과제는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고 본다. R&D라고 하는 것이 기술만을 개발하는 곳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R&D에 마케팅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엄 이사=그렇다. 올해부터 개발회의를 개발마케팅회의로 바꿔 부르고 있다. 개발도 마케팅 한 부분이라는 인식을 조직원들에게 심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황 사장=사실, 마케팅의 시작이 바로 R&D다. 마케팅의 시작인 R&D가 되지 않으면 마케팅이 되지 않는다. 글로벌 기업으로 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은 고객 맞춤이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제일 잘 하는 것을 가지고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알고 남들보다 차별화해야 한다.

▲연구소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까?

엄 이사=그동안 저희 회사가 40년 동안 고무 케이블 중심으로 해 왔다. 하지만 열심히만 해왔지 체계가 안정되어 왔다고는 보지 않는다.

개발회의도 마케팅을 생각해서 개발관련 팀장과 영업팀장들이 참석하고 품질회의는 엔지니어 중심으로 회의를 진행, 깊이가 있는 기술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이끌고 있다.

어째든 R&D에서 해야 할 부분이, 주력시장인 선박해양 분야에서는 지속적으로 글로벌 넘버 원으로서의 위치를 고수해나가는 것이 첫 번째 기본이다. 특수케이블 부문에서는 아직은 세계적으로 보면 후발주자의 개념인데, 이 분야에 총력을 집중하면서 시장조사와 개발에 올해부터 총력을 쏟아 붇고 있다.

특수케이블을 포함, 2,000억원에서 향후 7년 후엔 7,000억원까지 목표를 세워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가 강점으로 갖고 있는 고무를 중심으로 한 고분자 재료의 설계, 가공기술을 바탕으로 전선 분야가 아닌 신수종 사업을 찾고 있다. 20여개 아이템을 가지고 찾고 있는데 현재 2개 아이템을 런칭했다.

연구소에는 저희 중장기 사업계획을 기술적으로, 제품으로 지원할 수 있는 노력들을 벌이고 있다. 향후 수년간 성장이 예상되고, JS전선이 강점을 가진 사업인 40년 축적된 고무관련 케이블기술, 고분자 재료기술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황 사장=앞서도 언급했지만 비전에 걸맞는 R&D를 토대로 정확한 로드맵을 그려내야 한다.

우리가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가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고무를 중심으로 핸들링하는 기업에서는 퍼스트가 돼야 하겠다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친환경 부분에서 특별하게 준비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황 사장=ESH라는 말이 있다. Environment, Safety, Health. 최근의 기업 기조는 친환경 하나만을 말 하는 것이 아니라 이 ESH를 강조하고 있다.

엄 이사=환경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나 자재가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이 바로 결국에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제품의 트렌드도 여기에 일치하고 있다. 우리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선박해양 사업이 아주 좁은 공간에 밀폐되어 있고 독립된 공간이다 보니 기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안전’이다.

그래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특성들이 바로 무독성, 난연성, 내화성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기술의 트렌드이기도 하하면서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다 구현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공급하는 선박용해양전선의 50%는 무독성인데 앞으로는 100% 갈 것으로 본다. 또 석유화학물질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소재 개발 등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본다.

▲ESH 구현을 위한 기술적 로드맵은 있는지?

엄 이사=무독성에 대한 부분은 우리나라도 1990년대 중 후반에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고분자 재료 개발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또 무독성, 난연성, 내화성 뿐만아니라 쇄빙선 등에서 사용하려면 내한성도 굉장히 중요한데 이런 부가적인 특성이 첨가되면서 소재개발 경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잠수함이나 이지스함 등 군함과 크르주선 등 여객선에서 굉장히 중요한 점이 무게인데 이를 현재 일부 시현이 되고 있다. 앞으로 5년이내에는 기존 대비 50% 이상 무게를 감소시킬 수 있는 케이블이 본격적으로 보급될 것이다. 선박해양 분야가 다른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은?

황 사장=우리 회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로 글로벌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장 동력은 제일 잘 할수 있는 부분이 무엇이고, 가장 잘 하는 고객이 누구인가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는 글로벌, 압출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우리가 조선소와 관련된 고객에게 가장 잘 하고 있는데 조선 산업과 관련된 것은 무엇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신성장동력은 바로 이곳에 있다고 본다.

신사업으로는 방화방염솔루션 SSEVERE System, 전력구 냉각System용 냉수관 등이 있는데 방화방염솔루션 SSEVERE System은 지난해 대한민국 100대 우수특허 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특히 여객선, 화물선, 어선 및 해양 구조물 등에서 구획간 격벽(Bulkhead) 및 갑판(Deck)을 통과하는 케이블 및 파이프의 관통부를 내화성 재료로 충진, 화재 발생시 인접 구획으로부터 방열, 방화 및 침수 시 기밀을 확보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설치 시공 및 유지보수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면서도 방화방염 밀폐성능을 강화한 국산화 개발 제품이다.

전력구 냉각시스템용 냉수관은 전력구내 온도상승을 방지해 전력손실 및 화재위험을 예방하는 냉각시스템의 일부로 올 하반기 제품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구소의 미래성장 동력은?

엄 이사=기본기술은 다 확보하고 있다. 이런 기술들을 어떻게 단순화, 복합화해서 제품으로 구현하느냐가 바로 연구소가 할 일이다. 문제는 R&D 인력이다. 이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현재 연구인력 50%가 입사 3년 이내의 경험을 갖고 있다. 빠른 시간안에 연구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가장 큰 고민중의 하나다.

연구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실패를 두려워 않는 조직문화, 사실과 논리로 대화하는 연구문화,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기술 인력 육성을 중점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대외 전문 연구학회 논문발표 및 자체 기술세미나, 고객방문 기술세미나, 시제품의 생산평가 등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연구소는 앞으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 개발, 기술선도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선박 해양용 전선, 고무특수전선에서 신제품과 신기술 개발로 기술을 선도하고 블루오션을 창출할 것이다. 또 신수종 제품의 지속적 발굴 및 육성으로 회사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R&D 센터 성장동력은 Fact와 Logic으로 무장한 전문성 높은 강한 연구기술인력이다.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닌 영업도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를 만드는 것이다.

▲기술역량 강화도 중요한데, CEO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황 사장=시스템의 중심은 바로 사람이다. 하지만 최근 어려운 과정에서 많은 인력이 이탈된 것이 아쉽다. R&D 인력의 경우,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경험이라 하면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두루 말한다. 실패의 경험도 매우 중요하다. 연구소에 이런 실패의 경험을 접목하고자 한다.

엄 이사=R&D에서 사장님이 많이 저지르기를 요구한다. 성공이든, 실패든 도전을 통해 기술적 역량을 확보하기를 독려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다. 연말에 사장님이 참석하는 과제 보고회도 열린다. 젊은 연구인력이 기회를 접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사장님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도전할 수 있는 환경마련을 강조하는데 연구소의 입장에서 매우 좋은 환경이다.

황 사장=실패의 경험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실패와 실수는 다르다.

▲원론적인 질문인데, R&D란 무엇이라고 보는가?

황 사장=기업생존의 핵심이 바로 R&D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 이 모두가 R&D가 수행해야 할 핵심적 과제들이다.

R&D는 Research&Development를 말하는 것인데, 기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D&M의 개념, 즉 Development&Management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R&D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고부가가치로 기업의 수익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과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엄 이사=부담을 기준으로 한다면, R&D란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향후 5년후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유일한 과정이다.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따라서 경영진을 끌고 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고객의 상상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 이것이 R&D라고 본다.

▲끝으로 강조한다면?

황 사장=모든면에서 너무 조급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급하게 기술도 사오고 M&A하는 문화가 있지만, R&D는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기업의 CEO로서 단기적 성과에 책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도 물론 존재한다. 미래의 동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때로는 기다려 줄줄도 알아야 한다. R&D는 인간이 하는 것이다. R&D에 대한 새로운 문화적 풍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연구소에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호시우행(虎視牛行), 즉 호랑이처럼 보고 소처럼 걸으라고 주문하고 싶다. 5년 앞을 보고 JS전선의 미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을 우직하게 만들어 나가자는 말이다. 또 과감하게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엄 이사=기업 최고 CEO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도 굉장히 중요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R&D에서 시작해 R&D로 끝을 내려는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 R&D 몇 년 하다가 영업이나 마케팅 분야로 빠지려고 한다. 평생 연구개발에 내 자신을 투자하겠다는 시각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내 인생 전부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겠다는 스스로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일로매진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대담=김홍섭 국장/정리=박해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