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협약과 고유가 지속 등 에너지 수급 여건의 가파른 변화는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정책에 날개를 달아 준 셈이다.
탈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정부는 우선, 에너지 믹스의 개편을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 믹스 개편의 핵심은 바로 원전의 비중 확대다.
지난해 말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제1차 공청회장에서 발표된 원전 비중확대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140만㎾급 신규원전 건설이 최소 3기에서 많게는 14기까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전제조건별로 결과는 각기 다르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9.0%를 차지하고 수요관리 비중도 3% 정도 더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신규원전 건설은 1~2기 정도가 축소될 전망이다.

■ 기후변화, 지구를 지배하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환경회의에서 채택된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은 각국의 경제, 정치, 문화 등에 상당한 파장을 미치면서 ‘패러다임’의 변혁을 이끌어 왔다.
특히 97년 선진국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0년 기준으로 5.2% 줄이기로 하는 교토의정서를 채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라는 화두가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의정서는 지난 2005년 2월 16일 발효됐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의무이행 대상국은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총 38개국으로 결정됐다. 이들 국가는 2008∼2012년 사이에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감축해야만 한다.
지난 2002년 IAE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0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4억 3,400만톤으로 세계 9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1990년 이후 배출량 증가가 85.4%로 나타나 세계 1위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어 의무대상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8%를 차지하고 있지만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지난 2001년 3월 탈퇴한 바 있다.

■저탄소 에너지원 확충에 눈 돌리다
기후변화협약은 국내 에너지 산업은 물론 전 세계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인 90년 대비 평균 5.2%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면 2012년 기준으로 매년 12조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증가가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84%가 에너지 사용으로부터 발생하는 등, 저탄소 에너지시스템 구축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과제이기 때문이다. 
200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84.3%가 에너지 부문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발전이 34.3%, 산업 31.5%, 수송 19.7%, 가정·상업 12.4%를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 공급부문에서는 저탄소 에너지원을 확충하고 수요부문에서는 효율개선 등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 절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저탄소 에너지원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우선 원자력의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재생 에너지 공급확대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를 2012년 도입,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비율을 9%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RPS 제도 도입을 위해 정부는 올해 안에 제도 적용대상, 의무할당비율, 과징금 부과 등 실효성 확보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신재생에너지개발보급촉진법을 개정, 법적 준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2010년부터 2011년까지 RPS 도입을 위한 인증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사업자별 사전준비를 거쳐 2012년 이를 본격 실시할 방침이다.
정부는 RPS 도입으로 영국, 스웨덴, 일본 등처럼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더욱 가속화되고 시장원리에 의해 신재생에너지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향후 10년간 에너지절약 목표 및 세부 이행과제를 도출하기 위한 ‘제4차 에너지이용합리화 기본계획(’08~’17)’을 올 8월 수립하는 한편 에너지다소비 품목의 효율향상, 대기전력 저감, 자동차 효율등급 개선 등을 통한 에너지 소비기기의 효율화도 중점 추진할 전망이다.
특히 사무실, 건물, 도시, 행사 등 모든 활동의 탄소발생을 제로화 하고 이행결과를 인증, 이행주체가 활용토록 하는 Carbon Neutral 프로그램을 9월 시행해 감축문화를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기후변화 대응을 통한 신산업 육성도 적극 추진될 방침이다. 정부는 우선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산업육성을 통해 2012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을 태양광 7%, 풍력은 5%까지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또 세계 일류 수준 기술 확보를 위해 성장 잠재력이 큰 3대 핵심분야로 수소·연료전지, 태양광, 풍력을 정하고 R&D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2012년까지 총 2,700여명의 전문인력 확보도 추진되고 탄소펀드 조성 등을 통해 국내 CDM 시장규모를 4,5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