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신재생에너지 산업화 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려 전력산업계와 학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번 토론회는 신재생에너지 산업화가 나갈 방향을 살펴보고 그 가운데에 한전의 역할은 무엇인지 모색해보는 자리였다.
한전이 주최한 ‘전력기술컨퍼런스 2008 EPTIC'에서 진행된 세미나 첫날 오후 3시부터 전략기술분야 패널토론이 열렸다. ’신재생에너지 산업화 방안과 한전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패널토론에는 임희천 한전전력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좌장으로 나섰고 김희석 지식경제부 에너지기술팀 공업사무관, 부경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 노희천 KAIST 청정에너지연구소 소장, 이태원 두산중공업 상무가 패널로 참여했다.
임희천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의 산업화 전략과 신재생에너지원별 산업화, 국제화 전략에 대해 발표하며 패널토론의 방향을 제시했다.
부경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정부의 3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산업화를 위해 고려해야 할 정부정책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노희천 KAIST 청정에너지연구소 소장은 “원자력의 예에서처럼 원천기술이 없으면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다”며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태원 두산중공업 상무는 “한전은 기존 전력판매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 적극적인 아웃소싱과 전략적 제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패널토론의 주요 내용이다.

▲ 임희천 한전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
① 전력분야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 문제점
국내 기술 상업화 기술 개발 목표 미달성으로 선진 기술 개발 국가와 지속적인 기술 격차가 존재하며 신규 기업 참여 및 과제 대형화, 분산투자에 따른 기술 개발 효과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국내 신재생에너지 재료 및 기계 가공, 시스템 엔지니어링 등 연관 인프라 부족하고 인프라 확보 대책이 미흡하다. 부품의 대외 의존성과 가공의 영세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료전지, 태양광, 풍력 국내 시장 활성화에 따른 상대적 피로감도 문제다. 많은 수의 대기업이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개발보다는 실용기 도입을 우선하는 정책에만 관심으로 이에 따라 국내 기술 개발이 촉진되지 못하고 있다.
상용보급 실용기가 소비자 욕구에 도달하지 못했다. 따라서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이 계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산업체 연계성이 부족해 참여 기업이 모든 분야를 자체 조달하고 있다.
② 기술개발의 산업화 전략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술·제품 개발계획이 필요하다. 기존의 에너지원별 개발이 아닌 기반기술개발과 제품기술개발로 구분하여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제품개발의 경우에는 민간업체 주도로 적극적 제품 보급을 유도해야 한다.
국내 기술로 생산된 제품·부품의 경우 이용보급사업을 통해 국내에 보급해야 한다. 설비설치 중심의 에너지원은 보급사업을 단독으로 진행해 자유경쟁형 보급사업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을 위해서는 공동주택, 사무빌딩의 대규모 신규수요 창출이 필수적이다. 에너지관련 타 산업과의 연계사업을 강화해 시너지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또한 기존 에너지 다사용 분야에의 다양한 접근시도로 신규수요를 창출하고 ESCO, VA 등 기존 에너지절약사업과 연계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첨단기술 개발·수출에 의한 신성장동력이 아니더라도 부품의 국산화, 원별 운영·보수 전문기업 육성 등 산업육성을 고려해야 하며 보급사업에서의 국산화율 증진방안을 적극시행해야 한다.
③ 신재생에너지원별 산업화, 국제화 전략
태양광은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시설을 활용한 태양광 산업인프라를 통해 조기에 정착을 이룰 수 있다. 중장기적 전문인력 양성시스템을 설칟운영하고 국제 표준화 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풍력발전은 500MW급 이상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개발을 통해서는 내수시장을 확대하고 운영을 통해서는 단지개발, 기기개발·보급, 유지보수 3개 기술의 융합화로 풍력발전단지 턴키 수출기반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핵심부품의 국산화 및 풍력발전시스템 업체간 부품 표준화도 추진돼야 한다.
수소연료전지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화석연료 수소제조 인프라를 확대한 후, 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기반 수소경제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초기 신규시장 진입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지원체계를 세우고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해외 중간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석탄IGCC는 고부가가치 버너, 버너노즐, 집진필터 등은 국산화를 추진하고 산소제조설비, 가스터빈 등 국내 기반기술이 부족한 부분은 수입해야 한다. IGCC 플랜트 설계를 위한 시스템 엔지니어링 기술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소수력의 경우에는 표준화 및 간소화를 통한 저가의 발전시스템을 개발해야 하고 국제협력, 국제표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바이오매스는 국내여건에 적합한 효율적 목질 바이오매스의 수집 및 운송기술과 바이오연료 플랜트 해외 수출산업 추진을 위한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효율적인 열효율 생산 기술개발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태양열은 전력·에너지,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업 등 민간 대기업 참여를 유도하고 국제협력 강화 및 국제컨소시엄 사업 참가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해양의 경우 국내의 조선해양 및 해양토목 산업체의 참여를 유도하고 조력 및 파력, 조류 발전의 경우 국내 대규모 적지를 순차적으로 개발하여 산업화를 병행해야 할 것이다.
폐기물은 기술 및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 상업화 검토와 참여기업과 함께 경제성과 시장성이 우수한 과제의 실증화를 지원해야 한다.
지열은 지열 냉난방 시설의 설계와 시공기술에 대한 표준화 구축사업을 산학연 공동을 추진하고 지열발전 시장활성화를 위해 민간업체의 참여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 부경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
정부의 3차 신재생기본계획의 기본전략은 신재생에너지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산업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기본계획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국산화율 제고시킬 것이고 RPS, Green Pricing, RECs Trading 등의 시장기능을 도입해 교토체제와 연계할 계획이다. 아울러 민간주도의 추진체제를 구축해 산업화를 진행할 것이다.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산업화도 정부의 기본계획의 큰 틀 안에서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 노희천 KAIST 청정에너지연구소 소장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미래 세대를 위해 가져야할 책무이며 환경변화와 관계없이 계속돼야 한다. 현재 전력산업의 경계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과 함께 점점 확장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한전은 무엇을 해야하는가,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내수시장 진작과 기술개발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 원자력의 예에서 보듯이 꾸준한 국산화 작업으로 차세대원전 APR1400을 개발하기도 했지만 중국에서 원천기술이 없다고 딱지를 맞았다. 신재생에너지는 해외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재생에너지는 기술로써 해외에 의존하지 않는 에너지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자원의 미래이고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한전이 리더십을 발휘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원천기술을 가지고 세계무대로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이태원 두산중공업 상무
연료전지는 플랜트 산업이다.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플랜트 응용 기술이 가능해 화력, 수력 발전과 연계할 수도 있다. 응용이 다양한 만큼 연료전지 사업화를 어떤 부분에서 이뤄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체적 응용 가능성을 보고 연료전지로 구사할 수 있는 방향, 초점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해외대기업들은 연료전지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도 해외시장을 목표로 연료전지 산업화에 투자하고 있다. 한전이 향후 3~5년 내에 연료전지 시장에 진입하려면 차세대 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선진 연료전지 기업의 제품에 대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연료전지 산업화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웃소싱과 전략적 제휴를 과감히 진행해야 할 것이며 자체적인 역량 분석을 통해 다양한 연료전지 사업화 방안 중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방안을 택해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 김희석 지식경제부 에너지기술팀 공업사무관신고유가 시대, 기후변화협약의 시대를 맞아 신재생에너지를 신성장동력화하려는 정부의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의 에너지자원 외교도 성과를 내고 있으며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은 현재 작업 중에 있다. R&D를 통해 개발된 제품을 시범 보급하고 그 제품에 대한 수요와 시장을 창출·확대할 수 있도록 보조금이나 인센티브를 주려고 한다. 국내 수요와 시장이 마련되면 이를 바탕으로 해외진출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해외진출을 위한 분야를 특성화하고 전주기적 검토를 통해 그 분야에 적합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정부와 한전이 함께 신재생에너지 사업화를 추진한다면 신재생에너지가 국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