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상업운전 30년 만에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원전 강국으로 탄생하기 까지는 수많은 애환과 눈물이 숨어 있다. 그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방사선 안전관리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방사선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부서가 바로 안전기술처다. 최근 안전기술처장을 맡아 한수원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이태호 처장은 “드러나지 않지만 할 일이 많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건설과 발전운영, 정비 등의 분야에 밀려 그 중요성이 빛나지 안치만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분야라는 것이 그가 설명하는 내용의 핵심이다.

■국내 방사선안전관리 어디까지 왔나?
한수원은 지난 30년간 원전종사자 피폭방사선량 저감 및 방사성폐기물의 철저한 관리 등 원전 방사선안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종사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방사선안전관리 운영기술을 향상시켜 왔다.
한수원은 그동안 원전종사자의 방사선방호를 위해 정당화, 최적화, 선량한도라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의 방사선방호원칙에 따라 방사선작업계획 수립, 방사선 방호조치, 방사선작업 및 피폭방사선량 관리를 수행해 왔다.
지난 1998년도부터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의 신권고에 따라 선량한도를 연간 50mSv에서 연간 40mSv로 변경했으며 이마저도 지난 2003년부터는 연간 20mSv를 넘지 않도록 하는 등 선진 방사선방호체계를 조기에 도입, 운영해 종사자의 집단선량 및 개인선량을 크게 낮췄다.
한수원에 따르면 고리1호기 상업운전 초기인 1978년부터 5년간 호기당 연간 피폭방사선량은 3.28man-Sv 이었지만 1990년대 초에는 1.19man-Sv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0.64man-Sv로 더욱 낮아졌다.
개인평균선량 또한 원전운영 초기 4.73mSv에서 2007년에는 1.13 mSv로 운전운영 초기의 25% 이하로 낮아졌다. 특히 지난 1999년 이후부터 2007년도까지 연간 20mSv 이상 피폭 받은 종사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한수원은 지난 1996년 저선량 방사선이 원전종사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방사선피폭사고 등 비상시 신속한 의료지원을 위해 방사선보건연구원을 발족했다. 방사선보건연구원은 원전종사자의 건강관리 및 건강영향 평가를 위한 통합건강관리 시스템을 구축, 원전종사자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피폭방사선량 평가 등 보건물리연구와 저선량 방사선영향연구센터 설립 및 방사선역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최첨단 의료장비인 PET/CT 운영 등을 통한 원전종사자 건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주치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원전운영과정에서 발생되는 기체 및 액체방사성폐기물은 활성탄여과법, 지연법 및 증발, 이온교환 처리 등의 방법으로 처리해 원자력시설 경계에서의 연간 유효선량을 설계기준치인 0.25mSv 보다 매우 낮게 관리하고 있다.
한수원 안전기술처 관계자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가 권고한 일반인의 제한선량이 1년에 1mSv임을 감안하면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액체 및 기체방출물로 인해 원전 지역주민이 받는 방사선 영향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고체방사성폐기물은 90년대 초까지 호기당 약 500드럼수준에서 지난 1995년부터 농축폐액건조설비, 폐수지건조설비 도입 등 설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폐기물발생량을 호기당 300드럼 수준으로 대폭 감소시켰다.
이렇게 생성된 폐기물은 종류별로 용기내에 포장, 원전부지내 임시저장시설로 운송해 저장하고 있다. 원전본부별 임시저장시설 저장능력을 확충하고자 지난 1993년 초고압 압축설비를 도입해 저장중인 드럼을 압축해 왔다.
한수원에 따르면 고리원전 1호기가 1978년 상업운전을 개시한 이래 지난해 말까지 원자력발전소에서 저장중인 고체폐기물의 양은 약 7만6,000드럼이며 2009년 울진본부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영구처분시설로 인도할 계획이다.

■국내 방사선안전관리 기술현황
고리1호기 가동 이전부터 내외부 피폭방사선량 판독시스템을 구축, 운영해 왔다. 지난 1995년 도입된 외부피폭선량 판독업무자 등록 기준에 따라 10개 전 원전이 등록하고 외부피폭선량 판독성능 및 품질을 인정받아 자체판독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내부피폭선량 측정 및 판독 분야에서도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기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가 권고한 생물학적, 물리학적, 수학적 및 임상적 선량평가체계를 자체적으로 구축했다.
아울러 원전내 방사선관리구역 출입시 종사자의 안전을 제고하기 위한 각종 방사선 방호장구 개발, 방사선관리구역 출입관리 자동화시스템 및 오염검사장비 등 최신 방사선(능) 측정설비를 구축, 운영하는 등 종사자의 방사선안전성확보 및 방사성물질의 외부유출을 철저히 차단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원자력발전기술원에서는 방사선계측 및 교정 시설과 운영기술을 확보하여 국가 공인교정기관으로 지정을 받아 원전 방사선계측장비에 대한 교정 및 통합관리를 수행하는 방사선중앙실험실을 설치, 운영함으로써 방사선(능) 측정에 대한 정확도 및 신뢰도를 제고하고 있다.
액체방사성폐기물의 완벽한 처리를 위해 원자력 선진국의 액체폐기물 처리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설비의 선진화를 위한 연구개발 등을 추진해왔다. 액체폐기물은 증발기, 이온교환기를 이용한 처리방식에서 처리성능, 폐기물발생저감 및 운전편의성 등을 고려해 신규원전은 선진기술이 적용된 선택성 이온교환 수지탑 및 역삼투압 설비를 도입, 운영하는 등 원전 주변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3년에는 프랑스 SGN사 및 국내 로템사와 공동으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유리화기술을 개발해 실증설비를 건설, 유리화 관련 연구를 수행했으며 다음 달 상용설비를 운전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울진 제3발전소에 원형설비를 건설하고 시운전중에 있다.
유리화란 고온에서 방사성폐기물을 분해한 다음 유리구조 속에 방사성 입자를 가두는 기술로서 울진에 건설되는 유리화설비는 울진3~6호기에서 발생되는 잡고체 및 농축폐액, 저방사성 폐수지를 유리화하게 되며 해당 원전의 드럼 발생량을 약 50% 저감할 뿐만 아니라 처분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될 전망이다.

■주목해야할 점은?
세계원전과 비교시 국내원전의 방사선량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수원은 종사자의 방사선안전성의 지속적인 향상을 위해 지난해년부터 착수한 ‘제3차 방사선량 저감화 중장기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선안전관리자의 기술능력 향상을 통한 원전 방사선안전관리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원자력교육원의 기본교육과정 및 국내위탁과정과 해외 우수원전과의 기술교환 방문 등을 통한 선진기술 습득 또한 적극 추진한다.
아울러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은 발생량 저감화 뿐만 아니라 처분품질확보에 중점을 두고 폐기물생성, 수집, 포장, 저장단계에 처분요건에 부합되는지를 확인, 검사하도록 해 처분에 적합하도록 철저히 대비할 예정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의 방사선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많은 방사선안전관리 업무종사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에게도 방사선안전에 대한 관심만큼 따뜻한 격려와 박수를 보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