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이원걸 한전 사장(가운데 왼쪽)과 시난 타라 터키 엔카 그룹 회장이 공동개발 협정에 사인을 하고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국형원전의 최초 수출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원걸 한전 사장과 시난 타라 터키 엔카 그룹 회장은 터키 최초원전 공동수주를 위한 공동개발 협정(JDA:Joint Development  Agreement)을 체결, 터키 원전건설 공동수주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유창형 한전 원자력사업팀장은 “7개 경쟁사 가운데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건설과 운영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선택한 터키 공략 무기는 OPR1000을 보다 발전시킨 APR1400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건설비가 15% 정도 늘어나지만 발전용량은 물론 다양한 측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터키가 추진하고 있는 최초 원전건설에는 우리나라 한전을 비롯해 프랑스가 EPR1600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으며 미국의 GE, 캐나다의 AECL, 독일, 웨스팅하우스, 러시아 등이 참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프랑스는 투자보다는 정부 차원의 발주를 선호하고 있고 GE는 전 세계 원전의 20%에 해당하는 ABWR(비등수로형) 노형을 선택해 경수로형보다 건설단가가 비싸다는 결점을 갖고 있다.
또 중수로형으로 도전하고 있는 AECL은 경수로형에 비해 초기투자비가 20% 정도 더 소요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독일은 원전 건설 경험이 전무한 BnWR社가 참여하고 있고 웨스팅하우스는 아직까지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러시아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지만 서방세계에 잘 알려지지 노형이라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런 측면이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기술적 측면에서 OPR1000 8기를 운영하고 있고 4기를 건설중이다. 또 차세대 원전으로 결정한 APR1400 2기를 건설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으로는 스리마일과 체르노빌 사고이후 원전건설을 중단했던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경쟁국과는 달리 반복적인 원전건설로 건설공기 및 건설단가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유창형 팀장은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지난 20년 동안 신규원전을 건설해 온 경험과 인력, 노하우를 보유한 국가가 됐다”며 “지난 30년, 우리나라는 원전 불모지 국가에서 원전 평균 이용률 93%, 호기당 평균 불시 정지율 0.6이라는 원전 선진국이 됐다”고 밝혔다.
공동개발 협정문은 전문 11개 조항, 본문 48개 세부조항과 1개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양사의 참여지분과 운영위원회 구성 및 의사결정, 비용부담 등 주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협정에 따라 양사는 다음달 터키에 현지법인을 설립 할 예정이며 9월에 최종 입찰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입찰가 산정, 법률자문사 선정, 전략적인 공동 수주활동 전개 등 터키 최초의 원전 수주를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전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재정자문사인 소시에떼 제너럴社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총 소요자금의 약 70%는 재정자문사 책임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자금은 한전이 엔카社와 공동으로 자본참여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약 100억 달러의 총사업비가 소요될 터키 최초원전 건설 사업에 한전은 자본금(약 30억불)의 60%인 18억불을 투자할 계획이다. 나머지 40%는 엔카크룹이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한전은 최대주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총 5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 중 3명의 선임권을 보유해 주도적으로 원전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원전 수주시 한전은 최대 주주로서 최장 60년간 원전을 운영하게 된다.
터키정부가 최초로 도입하는 이번 원전사업은 자국업체와 외국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민간주도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 팀장은 “터키 원전 수주시 30년 이상의 국내 원전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하게 되며 세계 5번째로 원전 수출국가의 대열에 서게 된다”며 “한전이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미국,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아랍에미리트, 필리핀 등 해외원전사업에도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가 독자 개발한 노형의 수출로 국내 원자력산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며 “고부가가치 원전산업 수출이라는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