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듣겠다. 내부규정이 문제라면 고치고 부당한 법규가 있다면 정부에 바로잡도록 건의도 하겠다."

"볼트 하나, 너트 하나라도 수출판로를 확대하는데 한수원의 브랜드를 지원하겠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런 것을 우리가 느껴야 하는 거였다. 참 고맙다. 그간 불편을 끼쳐드린 것 같아 사과드린다."

9일 서울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2008년도 원전건설 참여 우수업체 간담회’에서 한수원이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쏟아 낸 약속이며 의지의 말들이다.

한수원 사업기술처는 9일 보조기기 계약업체와 설계용역업체, 공사시행업체 및 R&D 수행업체 경영자 50명을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로 초대해 원전건설 추진 현황을 비롯해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사업, 2007년도 하반기 건의사항 및 추진실적 설명 등 중소기업기술지원 현황과 함께 제도를 소개하며 협력업체와의 신뢰도 쌓기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한수원 사업기술처의 모든 부장이상의 간부가 전부 출동하는 등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눈높이를 조율하는 노력이 가득했다.

= 협력기업 모두 ‘원자력 패밀리’

이우방 사업본부장은 협력업체를 “양과 질의 물건은 물론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우리에게 너무도 소중한 고객”이라고 추켜세우는 등 “한수원의 경쟁력은 여기에 있는 여러분들이 양질의 보다 좋은 서비스와 기자재를 공급해 주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한수원이 원자력 30년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공을 “다 여러분 덕”이라는 말로 돌리는 등 물과 물고기 같은 관계임을 강조했다.

또 “같이 굴러가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은 공동체임을 언급하며 “한수원에 있어 함께 가치를 추구해야 할 절대적인 파트너인 만큼 해외에 나갈 때도 동반진출의 기회를 확대해 가겠다”고 약속했다.

= 지원을 위한 프로세스 가동

정인수 사업기술처장은 “무엇이든 듣겠다”는 말로 한수원 협력업체를 향한 열린마음을 내보였다.

우선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지원을 위한 프로세스 개선을 비롯해 장·단기적으로 추진해 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협력업체가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은 어떤 형태로든 수렴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내부규정이 문제라면 고치겠다”고 말했다.

더나가 “기업 활동을 하는데 부당한 법규가 있다면 정부에 바로잡도록 건의도 하겠다”며 협력업체들과는 원자력 패밀리임을 강조했다.

정 처장은 “오늘은 (기념)사진 찍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며 “우리 한수원이 국제무대에 서려면 오늘은 우리가 몬(못)하는 거, 이런 걸 꼬집어 말해 달라”고 말했다.

= 일관적 중기지원을 약속

김정태 중소기업지원팀장은 “일관적이고 체계적 시스템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해 갈 것”을 강조, “볼트 하나, 너트 하나라도 중소기업이 수출하고 판로를 확대하는데 한수원의 브랜드를 지원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팀장은 “한수원으로부터 기술지원을 받는데 돈은 한 푼도 들지 않는다”며 “이러한 지원 은 감사원으로부터 오히려 일방적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해주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중소업체에 “세계 원자력시장에서 함께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며 “중소기업 지원환경을 지속적으로 분석, 개발해 상생의 성공신화를 창조하겠다”고 말했다.

= 기업활동 규제 전봇대 23개를 제거

한수원 사업기술처는 ‘07 하반기 간담회 건의사항 추진실적’ 자료를 통해 협력업체의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요소 및 규제와 관련한 전봇대 23개를 뽑았다고 밝혔다.

사업기술처는 지난해 하반기 간담회에서 지적, 건의된 사항을 검토한 결과 보조기기 구매업무 3건, 계약제도 및 규정 18건, 관련 규격과 설계도서 및 절차 4건, 기타 2건 등을 접수받았다.

이 가운데 조건부를 포함한 18건은 수용토록하고 5건은 진행 중이거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원자력발전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4건은 수용이 곤란하다는 입장과 함께 답변을 내놓는 등 기업편의를 위한 환경조성의 의지를 보였다.

= 대기업 성토 이어져

협력업체들은 한수원과 대기업에 대한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먼저 A 기업 대표자는 특정 대기업의 이름을 거론 한 뒤, “한수원은 대금결재가 15일만에 이루어지는 반면 대기업은 4개월짜리 어음을 끊어 준다”며 대기업의 횡포라고 전하고 한수원의 브랜드(갑의 입장)로 중소기업이 곤란해 하는 문제점을 해결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한수원을 향해서는 “대기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중소기업으로 옮겼으면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펌프의 경우를 예를 들어 대기업은 OEM방식으로 기자재를 구입해 한수원에 납품하는데 그럴 바에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가 하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 주5일제를 시행하는 만큼 기업의 납품기일이 월말로 정해져 있는데 금요일이 말일인 경우 납기일이 한꺼번에 쏠리는 점을 감안해 한수원 검수자가 납기일에 대한 융통성을 발휘해 불편을 줄여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정인수 처장은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가 느껴야 하는 거였다”며 “그간 불편을 끼쳐드린 것 같아 사과드린다”며 즉각적인 검토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