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盧의 사람’으로는 유일하게 유임된 이재훈 지식경제부 제2차관이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차관은 2일 팔레스 호텔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조찬강연회에 강사로 참석해 ‘기후변화 문제와 우리의 대응방향’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끝내고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참석자의 질문염전기요금은 시장에 의해 형성되어야 하고 정부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뜻대로 쉽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 차관은 “이게 현실”이라며 “연료비 상승 등으로 지난해 7%, 올해에는 5%의 인상요인이 있지만 전기요금을 인상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그러면서 “교차보조 등 원가를 반영한 전기요금 체계 조정 필요성을 인식해 지경부도 이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7월 인상 가능성에 대해 이 차관은 “사실상 어려운 얘기”라며 7월 인상설을 부인했다. 정부는 최근 에너지절약추진위원회를 열고 전기요금을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지만 서민층을 위해 심야전력요금은 올 1월 인상이전 수준인 18%로 7월부터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 차관은 “그것은 답변하지 않겠다”고 전제하면서도 “공기업을 꼭 갖고 있어야 하느냐 등 그런 점을 보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고유가와 관련해 이 차관은 “유가가 많이 올라가는데 이를 정확히 예측하는 사람에게 100만원을 드리고 싶을 정도”라며 “많은 대책회의를 하는데 단 한번도 유가예측이 맞아 떨어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최근 고유가 흐름은 중국, 인도 등 개도국의 에너지 소비가 계속 증가하면서 유가도 올라가지만 소비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상당기간 혼조세로 갈 것이라며 정확한 유가 예측이 어려운 점을 설명했다.

고유가 추세와 관련해 이 차관은 또 두 가지 다른 점을 언급했다. 하나는 과거 오일쇼크와 달리 환율의 평가 절상으로 고유가에 따른 소비충격 완화와 석유의존도 축소를 언급했다. 석유의존도는 앞으로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부연과 함께.

그러면서 이 차관은 최근 고유가 지속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출근길의 70~80%가 나홀로 차량이라며 고유가에 따른 충격파가 적다고 부연했다.

냉난방 온도 규제와 처벌 등을 담은 ‘신고유가 대책’과 관련해 이 차관은 “저의 최초의 작품이 나왔는데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며 “논의과정에서 좋은 방안이라는 의견이 많았고 단계적으로 시행하면서 평가해 보자는 것이 취지였는데 충분히 판단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차관은 “올 6월 공청회를 열겠지만 가정용 에어컨의 온도조절을 미국과 같이 19℃~26℃ 사이에서 조정할 수 있는 온도 조절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자원 개발과 관련해 이 차관은 “작년 하반기 이후 새로운 동인(動因)이 찾아 지지 않는다”며 “새로운 지평이 열리도록 뭔가를 뚫어야 하고 바로 여기에 우리의 할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그러면서 “석유공사를 메이저급은 아니더라도 외국과 경쟁이 가능하게 대형화하겠다”며‘무기의 첨단화’를 언급했다.

또 “전 세계를 널뛰듯이 다닐 것이 아니라 러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을 전략지역으로 삼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해 이 차관은 “지난번 발리협약에서 일본이 기존 의무대상국과 비의무대상국을 재분류, 세분화 할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멕시코와 터키 등이 즉각 찬성했다”며 “우리는 물론 싱가폴을 선발 개도국으로 중국과 인도 등을 중진개도국으로 세분화 해 감축노력과 선진국의 지원을 차별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또 지난 2005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0년 대비 98.7%가 증가한 5억9,100만톤에 달한다며 2030년에는 90년 대비 약 220%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차관은 그러면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경제적 비용효과성을 분석해 보면 원자력은 상당한 이점을 갖고 있다”며 “원자력의 경우 한계비용이 낮으면서도 감축효과는 다른 신기술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적정 에너지 믹스에 대해 올 6월 국가에너지위원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본다”며 원자력 비중 확대에 무게가 실렸음을 내 비췄다.

탄소시장 활성화에 대해 이 차관은 “국내 온실가스 등록사업(KCER)은 아직 국제시장에서 통용되지 않지만 유럽의 시장규모가 06년 300억 달러에서 2010년에는 1,5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며 “이런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으면 외국의 탄소시장 진출이 어렵다는 입장에서 (KCER 등)여러 가지 시도를 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