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운영 30년. 올해는 최초 원전 플랜트 수출이 꽃을 피울 것인가?

1978년 4월 29일 우리나라 최초로 원전의 상업운전 시대를 연 고리 1호기가 지난달 29일로 상업운전 30년을 맞았다.

상업운전 30년을 맞은 국내 원자력 관계자들은 올해 터키와 루마니아를 주시하고 있다. 수출 가능성이 그 어떤 지역보다 높기 때문이다.

수출 가능성이 높은 터키 공략은 한전이 주도하고 있다. 이원걸 한전 사장은 지난 1월 터키 수도 앙카라를 방문, 에너지부 차관을 만나 터키 최초의 원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터키 최대 건설회사인 엔카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올 하반기에 있을 입찰 및 공급 업체 선정에 대비하고 있다.

터키는 지난 2006년 전력수요 증가로 오는 2015년까지 약 500만㎾ 규모의 원전건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루마니아 공략은 한수원이 맡고 있다. 루마니아는 지난 80년대 초 월성원전과 동일 노형인 캔두-6 원전 5기 건설을 추진했지만 재원조달 문제로 지난 1991년 공사를 중단했으며 1호기만 공사를 지속해 1996년 상업운전에 들어간 바 있다.

또 2호기는 지난 2000년 공사를 재개한 바 있다. 현재 루마니아는 총 22억 유로의 사업비를 들여 3·4호기를 건설할 예정으로 타당성 조사를 수행했으며 현재 한수원을 포함, 13개 투자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지난 2002년 3월 루마니아 원자력공사와 기술 협력협정을 체결한 바 있으며 정부도 2004년 원자력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지난해 한수원은 EPC 형태로 사업모델이 바뀐 이 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캐나다원자력공사(AECL)와 공동협력 MOU를 체결하고 입찰 전쟁에 대응하고 있다.

한수원은 그동안 꾸준한 기술개발로 한국표준형 원전인 OPR1000과 신형경수로인 APR1400을 개발해 첨단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를 바탕으로 원전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원자력 원천기술 보유국인 캐나다에 원전연료 취급계통 운전 및 정비분야 기술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고 해외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원천기술 확보 문제도 현재 美 웨스팅하우스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키로 합의하고 6월을 목표로 사업협력협정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계획에 따라 한수원은 오는 2011년까지 플랜트 2기를 수출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최초원전 도입을 추진 중인 국가들이 우리나라의 기술자립 경험을 벤치마킹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지금도 중국, 핀란드, 두바이, 터키 등 많은 국가들이 우리와의 원전기술 협력을 요청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한국형 원전의 해외진츨은 경제적 효과가 막대하다”며 “원전 1기당 순 건설비는 평균 1조 4,000억원에 달하며 기자재, 부품업체, 건설업체 등 동반진출을 통해 한 기당 2~3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원전 수출을 위한 사업추진 주체가 원자력 전문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수원의 모그룹인 한국전력공사로 이분화 되면서 미묘한 파장을 담고 있다.

또 수출협력을 위한 정부, 공기업, 업계간의 ‘협의체’도 아직은 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원자력계 대표 기업 한 관계자는 해외수출을 위한 협력을 묻는 질문에 답변보다 먼저 고개를 저으면서 협의체의 실용성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강력한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김두일 전 지멘스 AG 원자력사업 한국대표는 한 매체 기고에서 “한국 원자력 전반의 현주소가 어디인지 냉정히 그리고 보수적으로 가늠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또 “삼성과 같은 수출기업의 정신과 자세를 우리나라 원자력계가 이해나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며 비전문 경영시스템의 혁신을 언급하면서 “잠재력을 깨우고 수출이라는 또 다른 분야에 맞도록 인도할 조직과 인력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