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절연개폐장치(GIS) 전문기업 (주)테크프로(대표이사 최영진)가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해외 시장에 기술을 수출했다. 테크프로는 지난달 27일 대만 타이페이시 슈린에서 E&Y일렉트릭과 24kV급 C-GIS 기술제휴 및 부품공급 본계약(T.T.A)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양측은 지난해 11월 MOU를 맺은 바 있다.

기술제휴협약에 따르면 테크프로는 앞으로 5년 동안 E&Y에 C-GIS 기술을 이전하고 부품을 전량 공급키로 했다는 것이다.

최영진 사장은 “윈윈전략 차원에서 이뤄진 E&Y와의 기술 제휴는 양사의 기업경영에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사장은 “E&Y는 GIS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 좋고 우리는 기술이전과 부품판매, 로열티로 연간 2백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기술제휴로 인해 대만 GIS 시장을 개척하는 디딤돌이 마련됐다”고 평가하는 최 사장은 “앞으로 대만의 차세대 GIS 시장을 선점하고 해외 시장 진출도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2년 전 대만 E&Y는 GIS 제조업 진출 방침을 정하고 한국에 기술진을 파견했다. GIS 기술을 이전해 줄 한국 기업을 찾기 위해서였다. 국내 대기업을 샅샅이 뒤졌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업체를 찾을 수 없었다. 테크프로와의 만남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GIS 분야의 독보적인 기업이 따로 있다는 한 대기업 직원의 귀띔을 듣게 된 것. E&Y 기술진은 수소문 끝에 테크프로를 찾아 공장과 기술을 살펴본 후 마침내 해답을 얻었다. E&Y는 테크프로를 기술제휴 파트너로 낙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E&Y가 테크프로를 선택한 것은 테크프로 GIS가 타사 제품보다 제품 사이즈가 콤팩트하고 경제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E&Y는 30년 전통의 대만 중견기업으로 연간 3천만 달러를 상회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대만전력공사의 전기공사 시공실적에서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Y는 테크프로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GIS 생산에 뛰어든다. E&Y는 대만 타이페이시 슈린에 제품을 생산할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라인 가동만을 남겨두고 있다. E&Y는 테크프로에게 중국 동반진출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중소기업이 중국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쉽지 않다”며 “E&Y는 중국내에 탄탄한 네트워크 기반과 정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반진출이 가능하다면 우리에게도 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프로가 해외 기술 수출 물꼬를 틀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 사장의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이 자리한다.

75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효성중공업(주)과 일진전기공업(주)에서 30년간 스위치기어 분야를 섭렵한 최 사장은 2002년 테크프로를 창업하고 본격적으로 GIS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 사장은 창업 이후 매해 매출의 15% 이상을 연구 개발비로 꾸준히 재투자했고 이러한 연구개발의 노력이 경쟁력으로 이어져 고속 성장의 또 다른 바탕이 되었다. 

테크프로는 2월 한전이 발주한 GIS 입찰에서 단일 계약건으로는 최대급에 속하는 23억 5000만원 어치를 수주한 바 있다.

최 사장은 “6월 결산기업인 테크프로는 올해도 160억원 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는 사업 확장보다는 사업의 안정화를 통해 내실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의 사회공헌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최 사장은 “사업의 성장으로 얻어지는 이익의 일정부분을 꾸준히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며 “테크프로가 기업의 사회공헌에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새벽 4시 반이면 어김없이 교회를 찾아 기도를 드리는 독실한 크리스천인 최 사장은 테크프로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기독교적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크리스천답게 테크프로의 사훈 역시 성경 구절에서 따온 ‘범사에 감사하라’이다.

최 사장은 “작은 일에 감사할 줄 알고 행복해할 줄 아는 사람만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세상을 바꾼다”며 “직원 모두가 범사에 감사하는 행복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테크프로를 만든다면 그것이 회사의 발전과 더불어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기술 수출의 길이 열린 것도 주변 분들이 절 도와준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계속 찾아내고 발전시켜 전력분야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최 사장의 말에서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