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산업 발전에 한 몫을 하고 있는 원자력보조기기 제작·수리 업체들은 戊子年인 2008년 한 해도 정신없이 보낼 모양이다. 공장이전, 사명변경, 각종 국산화 프로젝트 등 각기 업체별로 당면한 현실과 싸우느라 바쁜 한해를 보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소기업들은 그동안 원자력 보조기기의 국산화는 물론 기기제작 및 수리 등의 분야에서 국내 원자력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왔다. 이에 따라 본지는 원자력 보조기기의 제작과 국산화·수리 등의 분야에서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주)수력, 한국미크로, 한라정공, GS중공업 등 4개사 CEO를 만나 올해 경영계획 등을 들어 봤다.

▲ 황창성 한국미크로 사장

◆황창성 한국미크로 사장
한국미크로에 대한 장점을 묻는 질문에 황창성 사장은 “작지만 강한 기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황 사장은 “정밀 기술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터빈 밸브, 특히 설계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올 한해를 “한국미크로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변혁기”라고 말한다. 변혁기의 중심에는 그동안 국산화에 매진한 터빈밸브 작동기가 고리원전에서 마침내 시범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오는 8월에는 이와 관련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부산 장안산단에 확보한 6,612㎡ 부지에 올해 새롭게 1,653㎡의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터빈밸브 작동기의 생산 및 시험실을 갖추기 위해서다.

한국미크로는 지난 1995년 2월 설립됐다. 설립 이후 한국미크로는 국내 원자력 보조기기의 국산화는 물론 안정적인 원자력 발전 가동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벌여 왔다. 터빈밸브 작동기 제작 및 정비, 유압시스템 시험기기 제작·정비, 터빈밸브 트립장치 제작과 정비 등에 전념해 왔다.

황 사장은 “국내 전력생산의 46%를 담당하고 있는 원자력 산업의 한 일원으로서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자력 산업 발전 및 국가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강조한다.

황 사장은 “지난 14년 동안의 경험이 기초를 다져온 시기였다면 올해는 도약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핵심 역량인 R&D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수직 다단 윤활율 펌프 개발을 추진하고 조킹 오일 펌프 개발을 이달중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터빈밸브 작동기의 국산화 및 신기술(NEP) 선정에 따라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관련 업무의 노하우를 더욱 제고할 계획이다.

특히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동명대와 손을 잡고 사내 그룹웨어 및 카테고리, 모바일 확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경영정보시스템(MIS)을 도입,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황 사장은 “올해를 국내 원자력 발전 시장의 다변화를 삼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미국 등 해외 원전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미크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연말 선정한 15개의 중소기업 성공모델기업에 선정돼 한수원이 지정한 전담서포터의 도움을 받게 됐으며 판로개척과 기술자문 등의 분야에서 집중적인 지원을 받게 돼 제2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다.

▲ 심명주 한라정공 사장

◆심명주 한라정공(주) 사장
한라정공은 올해를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심명주 사장은 “품질경영혁신과 현재 건설 중인 원자력 발전소를 겨냥한 KEPIC의 품질보증시스템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며 “매출액의 10%를 R&D 투자는 물론 고부가가치의 자동화설비에 적극 투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품질경영을 기반으로 기술혁신 및 생산성 향상 증대해 품질경영 제고로 안전성과 건전성 있는 제품개발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심 사장은 “고유가 시대에 따른 원자재 및 비용절감과 제품의 기술혁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기술과제 개발 추진과 생산공정 관리 및 교육훈련을 추진하고 있다”며 “품질향상과 불량률 제로를 추진하면 내년에는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3년 설립된 한라정공(주)는 원자력 발전설비 및 기자재 제조업체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국내 대표적인 원전설비 전문 제작업체다.

한라정공은 그동안 품질경영혁신과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한국수력원자력(주)의 품질 Q등록업체로서 원자로, 터빈, 펌프, 밸브, 계측제어, 핵연료취급설비 및 보조기기에 관한 설비교체, 부품교체 및 특수장비류을 취급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회전기기 및 보조기기와 정밀가공, 구조물, 기자재, 보조설비의 제작 및 설치 등에서 매출액 90%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원전설비에 대한 기술개발을 위해 지난 2006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있고 교육과 훈련을 제고, 원전설비의 국산화 및 노후화된 원전기기에 대한 교체기기의 효율 극대화에 힘쓰고 있다.

한라정공은 그동안 국내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내의 핵분열과정 중 발생하는 ‘중성자 분포 측정시스템’을 국산화 해 관심을 모았다. 이 시스템은 원자로 내부의 특정위치에 다수의 검출기를 고정 배치, 중성자속의 분포상황을 측정하는 시스템으로 노심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중요 설비중 하나다.

한라정공은 한전 전력연구원과 기술협약을 맺고 원자로 내의 핵 중성자 검출기 안내관의 인출·삽입 장치와 노내 핵계측 검출기 구동설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방사선구역내의 작업자의 안전과 피폭량을 대폭 감소시켰으며 작업의 신속, 정확도를 높여 향후 미국과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원자로 내의 핵 중성자 검출기 안내관의 인출·삽입 장치는 산업자원부에 신제품인증(NEP)을 출원, 현재 최종 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또 원자로 용기와 원자로 헤드를 체결하는 스터드 볼트의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원자로 스터드 볼트 자동 점검 및 청소 장캄를 개발해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보급하고 있다.

심명주 사장은 “올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노내 핵계측 검출기 구동설비와 원자로 스터드 볼트 자동 점검 및 청소를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라정공은 원자력발전소 고방사선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내방사선 카메라를 장착한 원자로 용기 스터드 볼트 홀 자동검사 장비를 개발 중에 있다.

심 사장은 “원전기기의 국산화, 노후된 원전설비 보수교체 및 안전설비 자동화에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세계시장에 당당히 나설 수 있는 원전설비 전문생산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윤여태 GS중공업 전무

◆윤여태 GS중공업 전무
지난 20년간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기기 제작 및 가공, 조립, 장비개발, 정비 업무를 담당해 왔던 금산정기이 올해 ‘GS중공업’이라는 새 이름으로 향후 20년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말 본사와 공장도 부산 사하구 신평동에서 강서구 신호동으로 둥지를 옮겼다.

신호공단에 새롭게 둥지를 튼 본사와 공장은 4959㎡ 부지에 건평 3306㎡로 지어졌다. 새로운 사명과 터전을 확보한 GS중공업은 올 한해를 재 창업 한다는 각오로 임할 계획이다. 

윤여태 GS중공업 전무는 “지난 20년간 금산정기라는 이름으로 국내 원자력 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왔다”며 하지만 “2005년 고리원전 화재사건 이후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사명 변경과 본사 및 공장 이전의 배경을 설명했다.

금산정기는 ‘GS중공업’으로 사명 변경을 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 20년간 이어온 금산정기의 브랜드 파워를 잃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윤 전무는 “대내외적으로 변화가필요했다”며 “여러 새로운 아이템을 진행하고 있다”며 “일신된 몸과 마음으로 그 어느 해보다 활발히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무는 “활발히 움직이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설비투자가 필요하다”며 올 한해를 “원자력 산업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초심으로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GS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한 금산정기는 지난 20년 동안 국내 원자력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왔다.

지난 98년 원자력 보조기기 Q 등급을 획득한 GS중공업은 그동안 웨스팅하우스 F형 증기발생기의 1차 습분분리기를 제작했고 중수로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 트레이와 바스켓을 제자작해 왔다. 아울러 월성 3·4호기의 사용후 연료 건식이송설비의 인베이 워크 테이블을 제작해 그 실력을 인정 받아 왔다.

또 고리 3·4호기의 액체 폐기물 농축탱크 정비공사에 참여해 관련 장비를 제작·교체했다. 아울러 울진원전 1·2호기에 적용된 순환수펌프 케이싱 커버를 제작 납품했다. 현재는 원자로 헤드 관통부 검사시스템 국산화에 일조하고 있다.

윤 전무는 “지난 20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원자력발전 국산화에 일익을 담당하겠다”며 “GS중공업으로 변모하는 금산정기를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