戊子年 2008년 새해가 환하게 밝았다. 올해 국내 변압기 업계의 최대 화두는 “시대와 조류에 맞는 의식과 옷을 입는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변압기 업계는 자사만의 기술을 입힌 제품개발을 통해 타 회사와의 적극적인 ‘차별화’를 전략적으로 시도했다.

하지만 올해는 전략적으로 차별화 한 이 제품을 어떻게 시장에 각인시킬 수 있느냐는 또 다른 과제가 쌓여 있다. 동시에 세계적인 거대 흐름, 환경보호라는 명제를 어떻게 기술로 담보할 것인가라는 기술적 고민들로 머리를 감싸 않게 될지도 모르겠다.

올해 한전은 풍산전기가 개발한 식물성 절연유 변압기를 20대를 인천과 부산사업본부 산하 사업소에서 시범적으로 사용한다. 또 동방전기공업이 개발한 순간압력저감장치 부착 주상변압기도 시범사용을 추진한다.

아울러 지난해 시사용에 들어간 스텐레이스 주상변압기(KP일렉트릭)와 ZINGA 코팅 주상변압기(삼진변압기)의 시사용기간이 3월로 완료된다. 한전 울산지점 각각 50대씩 설치된 이 변압기의 시사용 결과에 따라 한전은 확대 사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변압기 업계 한 관계자는 한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올해 국내 변압기 업계의 최대 화두는 ‘친환경’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08년 새해 국내 변압기 업계는 어떤 그림으로 한 해를 준비하고 있는지 관련 업계 담당자를 만나 새해 설계를 들어 봤다.

풍산전기, 식물성 절연유 변압기로 친환경 시장 선점

한전은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인천과 부산사업본부에서 각각 10대씩 총 20대의 식물성 절연유를 채택한 지상 변압기의 시범사용을 추진 한다.

이런 한전의 계획을 놓고 ‘친환경 상품’에 대한 한전의 본격적인 관심이 표출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시범사용 결과에 따라 확대 사용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지만 여러 장점을 지닌 ‘친환경 상품’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변압기 메이커들 역시 한전의 친환경 정책을 주요 이슈로 삼고 있다. 기후변화는 물론 기존 절연유의 환경 파괴 논란 때문이더라도 친환경이라는 방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전이 이번에 시범사용을 추진하는 식물성 절연유 변압기는 풍산전기(주)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식물성 절연유의 최대 단점인 온도상승 문제를 권선간의 유로를 확보하는 냉각기술을 장착, 이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한전의 시사용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풍산전기는 지난 2003년 4월 세계 최초로 환경친화형 BioTrans 5000(식물유)을 사용한 변압기를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또 지난 2006년 10월에는 식물성 절연유를 채용한 지중변압기를 개발했다.

식물성 절연유는 일반 광유에 비해 2배 이상의 인화점을 갖고 있고 변압기 수명을 5~8배 연장시킬 수 있는 장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누유시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재활용이 용이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한전은 식물유 변압기를 인구 밀집지역 등에 적용할 경우, 변압기 화재사고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상수도 보호구역과 국립공원 등 환경보존이 필요한 지역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풍산전기 관계자는 “친환경 제품 확대에 대한 기대가 많다”며 “시범사용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전기공업, 수출주력 글로벌시장 공략 집중

VPI 건식 변압기와 저소음 지상변압기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신한전기공업은 올 한해도 주력시장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시장은 민수 및 한전시장이 주를 이루겠지만 신한전기공업은 수출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수출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약 800만 달러 물량의 변압기를 해외시장에 내다 판 신한전기공업은 올해도 이같은 규모의 변압기 수출을 자신하고 있다. 신한전기공업은 미국과 캐나다, 동남아시아,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유럽을 제외한 세계 50여개 국가에 자사의 변압기를 수출해 오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한전기공업은 40여년 동안 오로지 변압기라는 한길을 걸어 왔다”며 “VPI, 저소음 등에서 시작한 고효율 변압기 공략 방향을 친환경이라는 흐름에 맞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전기공업은 전력용, 배전용, 중형유입, 지상설치형, 주상, VPI 등의 일반변압기를 비롯해 단권, 선박용, 접지용, 전기로용, 방폭형 등의 특수변압기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민수시장과 선박용변압기 시장에서 국내 1위를 점유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어차피 세계적인 흐름도 친환경에 있다”며 “여러 가지 생각을 모아 관련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최초로 VPI 건식변압기를 국내 공급하기 시작한 신한전기공업은 올해 2,000kVA VPI 변압기를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단락시험을 완료하고 한전을 대상으로 이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제룡산업, 상반기 차세대 변압기 출시…미국시장 공략

지난해 6월 박종태 제룡산업 사장은 “향후 제룡산업의 얼굴이 될 신병기를 개발 중”이라며 “기존 지중변압기와 크게 차별화되는 신개념 지중매설변압기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올 상반기 제룡산업은 이 신병기를 출시한다. 제룡산업은 이 신제품으로 미국시장을 중점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신개념 지중매설변압기는 일반 규소강판을 이용한 변압기보다 무부하손실이 최대 75%이상 줄어들어 500kVA 한 대를 기준으로 연간 전력비용 절감효과가 최대 1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룡산업 관계자는 “현재 여러시험에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며 “이 제품이 출시되면 고효율 변압기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데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룡산업은 지난 한해 계획한 매출 목표를 이뤄냈다. 사상 최초로 매출 5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0% 정도 매출 향상을 목표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올해다. 제룡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계약제도가 바뀌면서 사업조합 형태로 경쟁을 하면서 큰 변화없이 마무리됐지만 올해는 이 구도가 바뀔 공산이 크다”며 “고효율시장에서 자구미세화 변압기와의 경쟁 등 불투명한 요소가 많아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원자재인 ‘동갗의 추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적인 평균가가 7,120 달러에 달했다”며 “올해는 지난해 평균보다는 소폭 오를 전망이지만 큰 변동을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KP일렉트릭, 유입·몰드변압기 신제품으로 시장 공략

김호철 케이피일렉트릭 사장은 지난해 “유입과 몰드변압기에서 향후 먹거리 개발을 완료했다”며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기대를 밝혔다.

케이피일렉트릭의 원투펀치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부분방전 자가 진단형 몰드변압기와 2006년 개발을 완료한 알루미늄 평각선 도체 주상변압기다.

민수시장을 타겟으로 개발한 부분방전 자가 진단형 몰드변압기는 코일내부에서 발생하는 부분방전을 측정·감시할 수 있는 부분방전 검출센서를 몰드변압기 코일속에 내장해 몰드변압기 설치 현장에서 부분방전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서 가끔 발생하고 있는 변압기 소손사고를 사전에 감시, 조치를 취할 수 있어 변압기 사고를 미연에 방치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시장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김호철 사장은 “이 신제품 변압기를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수출 주력상품으로 키우겠다”며 ”기술력과 품질은 물론 가격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향후 5년 안에 3,000만 달러 이상의 수출고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하나는 2006년 9월 개발을 완료한 ‘알루미늄 평각선 도체 주상변압기’다. 케이피일렉트릭은 지난해 10월부터 이 제품을 한전에 납품하고 있다.

김호철 사장은 “미국에서도 20년 전에 알루미늄 평각선 도체 주상변압기를 개발했지만 도전율 때문에 변압기 부피가 13~15% 정도 커질 수밖에 없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기존 주상변압기와 동일한 크기에서 이를 완성했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의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동방전기공업, 민수·해외시장 공략 주력

한전은 올해 순간압력저감장치를 부착한 주상변압기 시범사용 계획을 수립하고 1월 본격적인 시범사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방전기공업이 개발한 이 장치는 변압기에서 내부 단락 등 급격한 압력 상승이 발생해 유분출 및 이로 인한 화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변압기의 탱크 상단 내부 측면에 설치돼 변압기의 내부 소손 및 2차 단락 등 순간적으로 급격히 상승하는 에너지가 발생될 때 일정작동압력에서 순간적으로 파열돼 압력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고안됐다.

올해 전반적인 동향에 대해 동방전기공업 관계자는 “한전 물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 같다”며 “한전 중심의 시장 비중을 축소하고 민수·수출 등으로 중심이동이 불가피 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변압기를 비롯해 개폐기 등의 분야에서 한전의 대세 또한 역시 친환경”이라며 “지난해부터 개발을 추진해 온 신제품이 올 상반기에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극비리에 준비하고 있는 아이템이 있다”며 “친환경+신기술이 접목된 이 신개발품에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여건 등으로 목표한 매출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민수시장과 수출, 한전 납품 등이 순조롭게 풀릴 경우 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