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자체 운영중인 배전설비 검사제도에 대해 외부기관에도 문을 개방키로 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한전 자체 검사제도의 강화는 물론 이에 대한 ‘객관성’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객관성 확보를 위해 한전은 학계와 전기협회, 공사협회, 전력기술인협회 등 분야별 외부 전문가는 물론 정부와 진단업체 관계자 등을 망라한 안전진단기구를 신설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전은 최근 배전설비 안전진단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와 관련된 간담회를 개최하고 사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진단기구를 신설해 연간 1회씩 한전의 배전설비에 대한 안전진단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전은 본사에 배전분야 부장급 1명을 비롯해 분야별 전문가와 정부, 진단업체 관계자 5명으로 구성된 안전진단자문위원회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소에는 담당과장 1명과 분야별 전문가와 진단업체 관계자로 구성된 안전진단팀을 꾸릴 계획이다.

본사 자문위원회는 사업소에서 시행하는 안전진단에 대한 자문과 지도는 물론 사업소별 안전진단 결과 및 문제점, 효과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또 본사와 사업소에서 운영하는 진단기구에 대한 개선방안은 물론 사업소 안전진단 결과에 대해 확인 점검도 시행할 계획이다.

사업소 안전진단팀은 배전설비에 대한 안전진단을 시행하고 안전진단 결과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할 계획이다. 안전진단 결과에 대한 DB구축과 안전진단 운영에 대한 개선방안 등도 보고할 방침이다.

안전진단 대상 설비는 부하밀집지역과 번화가, 통행복잡지역, 중요 수용 공급선로 등을 대상으로 사업소가 자체적으로 임의로 선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전주, 지상변압기, 지상개폐기, 맨홀, 저압접속함 등의 설비가 안전진단 대상에 포함된다.

가공설비 200기, 지중설비 10개소 등은 9개 본부별로 의무적으로 진단해야 하며 7개 지사는 9개 본부 수량의 50%로 결정됐다. 전체 진단검사 수량은 가공설비는 2,500기이며 지중설비는 125개소에 달한다.

이들 설비는 전기설비기술기준 및 한전 설계기준의 적합여부 등이 중점적으로 진단된다. 도보점검가 원칙이며 열화상 진단장비, 측정장비 등을 통한 정밀검사를 통한 진단이 실시된다.

한전은 이를 위해 외부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사업소에서 자체 배전설비에 대한 안전진단을 지난 10월 시행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남서울사업본부 관내를 대상으로 배전전주 20기, 지중설비 3개소에 대한 확인 점검을 시행한 바 있다.

산자부는 지난해 배전설비 정기검사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이 과정에서 한전과 전기안전공사 등 해당기관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와 관련된 2차 용역결과에 대해 올해 안으로 공청회를 열고 마무리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2차 용역결과 보고서에는 배전설비의 ‘객관적’ 정기검사제도가 정부가 채택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모든 배전설비에 대해 정부 또는 정부가 정한 검사기관이 일정한 주기로 전면적으로 안전검사를 시행한다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정부의 이런 방침에 대해 한전은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검사의 법제화는 수용하지만 제 3 기관의 확인 및 감사제도는 실효성이 없고 중복검사라며 결국 국민의 부담 증가와 인력 및 예산낭비, 시행효과에 대한 검증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이를 강력하게 반대한 바 있다.

한편 한전은 이들 신설기구에 대해 자체검사에 대한 대외 신뢰도가 높아질 때 까지 운영할 예정이지만 정부가 배전설비에 대한 외부검사 제도를 도입할 경우에는 안전진단 기구 운영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이같은 제도 운용을 통해 배전설비 안전관리에 대한 자체 검사기구 운영을 통한 자율관리체제 강화는 물론 외부전문가의 참여로 자체검사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