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비스산업 활성화 및 생활편의 증대에 따른 에너지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건축물의 대형화, 복합화에 따라 에너지다소비형 건축물이 늘어가고 있다.

가정상업부문은 지난 1980년에 1,403만4,000TOE에서 1990년에는 2,197만1,000TOE로 증가했으며 2000년에는 3,241만9,000TOE로 1990년 대비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부문 전체 에너지는 지난 1981년~1990년간 연평균 3.8%, 1991년~2000년간 연평균 3.9%로 지속적인 증가추세이다.

건축물 에너지 소비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0일 개최된 ‘건축물 에너지 절감 혁신포럼’에서는 건축물 생애주기에서의 에너지효율 극대화 방안과 다양한 건축물 에너지 절감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날 포럼은 이승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의 ‘건축물 에너지절약시책 현황과 개선방향’, 강병옥 건설교통부 건축기획팀장의 ‘건축물 에너지절감 혁신 방안’에 대한 각각 주제발표와 패널 발표로 차례로 진행됐다.

이날 포럼에서 이영근 건설교통부 도시환경기획관은 인사말을 통해 “에너지 소비 절감에 대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부응, 우리나라의 위상과 역할에 걸 맞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국가 전체 에너지소비의 4분의 1이상을 차지하는 건축물은 에너지 절감의 매우 핵심적인 분야”라고 포럼 개최 의의를 밝혔다.

▲‘건축물 에너지절약시책 현황과 개선방향’-이승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승언 책임연구원은 “건축물의 사용에너지 절감은 건축물을 에너지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과 지어진 건축물의 효율적 관리와 이용 그리고 사용자의 에너지 절감의식이 부여될 때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축물의 에너지효율화는 정부의 정책 입안자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긴 시간과 넓은 안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관련제도 및 기준의 합리적 제정, 기술개발 및 보급 촉진, 교육 및 홍보 기능의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이 책임연구원은 “이러한 대책들이 실천력을 갖고 유기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건축물 에너지 효율화 추진할 때는 분명한 에너지절감 효과를 가진 기술에 대해서는 정부가 의무를 강요할 수도 있는 강력한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유럽 국가들의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할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독일의 경우 신축 건축에 대해 이미 적용하고 있는 에너지 성능인증 제도를 지난해부터는 기존 건축물까지 의무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의 확대 시행은 에너지관련 컨설팅 업체에도 새로운 시장을 제공할 것으로 보여 그 부가적인 경제적 효과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또 “건축물 에너지 절약 추진 조직의 연계화와 절약목표치의 설정을 통해 건물 에너지 효율화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이에 따른 지속적 관리 및 강화도 필요할뿐더러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관리 대책 및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화, 개·보수 지원제도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현재 건물에너지관련 정부부처의 관련법규를 살펴보면 산자부의 에너지이용합리화법, 건교부의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환경부의 에너지와 환경관련 포괄적인 법령으로 나눠져 실효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 책임연구원은 “각계부처의 연계성 강화를 통해 시행성의 증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건축물 에너지절감 혁신방안’-강병옥 건교부 건축기획팀장
“지난 1992년 기후변화협약과 1997년 교토 의정서에 의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5.2%이며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소비량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 에너지 절감은 꼭 필요한 것이다”

건축물 에너지절감 혁신방안을 발표한 강병옥 팀장은 건축물 에너지 소비량이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시점에서 건축물 에너지소비 절감을 더 이상 뒤로 미룰 순 없다고 강조했다.

건축물 에너지 절감 혁신방안으로 “건축물을 생애주기를 고려해 단계별로 에너지 절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강 팀장은 “설계단계에서부터 유지관리를 고려, 에너지절감 효율을 극대화시키고 과학적 유지관리를 위한 지능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에너지절약계획서의 에너지성능지표검토서 평점을 현재 60점에서 65점으로 상향조정하거나 건축물 최고 취약부위인 창호의 단열성능강화 등을 언급했다.

강 팀장은 또 “에너지소비총량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거나 에너지 소비를 관리할 수 있는 지능형 유지관리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며 “요즘 각광받는 리모델링을 통해 건축물 자재 재활용 등 적극적으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건축물 에너지 절감에 밑바탕이라는 강 팀장은 에너지효율등급 표시 제도를 의무화 하는 등 홍보활동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러한 건축물 에너지 절감 방안이 제대로 실행되려면 국민인식전환을 통한 정책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팀장은 “현재 정부 중심의 규제정책들을 보완하고 건축물 에너지 소비 절감 성능에 대한 적극적인 정보제공이 필요하다”며 “인증건축물에 대한 인센티브도 국민들의 에너지절감에 대한 호응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건교부의 건축물에너지절감혁신방안은 2020년 건축물 부문에서 에너지 소비량을 15% 감량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해 두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10월 안에 건축물 에너지절감 혁신방안을 수립, 경제정책조정회의에 상정하고 12월에는 관련법령 개정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등의 방안이 발표됐다.

강 팀장은 “내년에는 혁신방안 실천을 위한 R&D 등 연구개발에도 힘쓰는 등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패널 발표에서 송승영 이화여대 교수는 “주거용 건물은 여타용도 건물에 비해 인체, 조명, 기기발열 등과 같은 내부발열량이 작고 주로 외피의 에너지성능에 의해 전체 건물의 에너지성능이 결정되는 건물”이라며 “또한 국내 기후 특성상 냉방 보다는 난방에 대한 에너지 절약 방안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또 “미국이나 영국 등을 비롯한 국가들은 건물 에너지절약 관련 인증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시급히 인증제도의 정착화에 힘써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성완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위원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에너지정보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에너지정보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일반 사용자들에게 에너지절약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창섭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앞으로 건물부문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더불어 소비자 교육을 강화, 건물부문에서의 에너지효율화의 중요성과 실천방안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절약형 주택 보급 활성화에 대해 발표한 이진호 대림산업 상무는 “고효율 단열창을 이용, 단열을 보강하고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연간 오일 소비량을 3L/㎡이하로 줄이는 3리터 하우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상용화가 될 경우 에너지절감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건축물 인증제도 활성화를 주장한 윤용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건축물 인증제도의 기본 목적은 건물성능과 주거환경 향상에 있으나 건물성능과 주거환경의 평가는 한 특정분야에 대한 평가로는 판단할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따라서 윤 책임연구원은 “주택성능등급의 건축구조와 화재·소방분야를 시작으로 건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의 에너지성능,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의 실내 환경, 외부환경, 자원재생, 지능형 건물인증제도의 정보통신분야를 통합하는 것이 건물의 전반적인 성능평가에 있어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