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제51차 IAEA 정기총회에 참석한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가 ‘인류의 삶을 윤택케 하는 원자력’이란 주제의 기조연설을 하고 국내 원자력안전학교의 국제 원자력안전학교로의 승격을 제안 하는 등 한국의 원자력 위상 강화를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여 주목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17일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에서 개최된 제51차 IAEA 정기총회에서 세계 각국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144개 회원국 중 5번째로 기조연설을 했다.

김 부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원전 신규 건설 계획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원자력안전규제인력 수요에 부응토록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원자력안전학교를 국제원자력안전학교로 발전시켜 세계 원자력 안전성 향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피력하고 원자력이 인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이 보유한 방사선융합기술을 IAEA 회원국과 공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또 김 부총리는 한국은 핵물질 관리체계를 강화, 소량의 우라늄이라도 철저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국제 핵비확산 체제 구축 및 이행에 적극 동참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다음은 김 부총리의 기조연설문을 요약, 게재한다.

한국은 일찍이 원자력을 화석연료를 대체할 주요 에너지원으로 주목, 1978년 최초의 원전 고리 1호기의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지난 30여년간의 꾸준한 기술혁신을 통해 한국표준형원전 OPR-1000과 고효율 신형핵연료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고 최근에는 차세대 원자로 APR-1400을 개발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은 현재 원전 20기를 운영하는 세계 6위의 원자력발전국가로 성장했으며 우리나라 전력수요의 약 40%가원자력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또 세계 각국의 지역사정에 따라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형 원자로 개발 분야에서도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함께 공유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

한국은 미래 핵비확산형 혁신원자력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의 독자적인 기술개발과 연계, IAEA가 추진하고 있는 ‘신형로 개발 국제 프로젝트(INPRO)’사업 및 미래 원자력에너지시스템 개발 프로그램인 ‘제4세대 원자로 국제포럼(GIF)’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래 원자력발전의 발전된 형태인 핵융합 기술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하며 그 과정 속에서 IAEA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개발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기를 기대한다. IAEA의 3대 임무 중의 하나인 원자력 평화적 이용에 대해서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최고의 안전성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원자력 이용국간의 국제적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고유가의 장기화 및 지구 온난화문제 해결차원에서 전 세계적으로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 신규 원전의 추가 건설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IAEA 주도로 마련된 원자력안전협약, 폐기물공동협약 등과 같은 원자력분야 국제협약이 범세계적인 안전장치로서 원자력안전성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우수한 IT기술을 바탕으로 원자력 안전정보의 실시간 수집·감시와 비상시 효율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개발돼 한국의 원전 안전관리에 큰 도움이 됐던 ‘국가원자력재난관리시스템’은 원자력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국의 정책 시행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 지속적인 원전건설을 통한 설계·건설·운영 및 안전규제 분야에 풍부한 경험과 우수한 인력을 보유한 한국은 기존의 원자력안전학교를 국제원자력안전학교로 발전시켜 우리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 세계 원자력의 안전성 향상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한국은 지난 1967년 NPT 가입 이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핵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강력히 지지해 왔으며 핵비확산 국제 규약을 성실히 준수해 왔다.

한국은 IAEA와 체결한 전면안전조치 협정과 추가의정서에 대한 의무사항을 성실히 이행해 왔으며 IAEA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2008년을 목표로 통합안전조치 이행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한국은 핵물질 관리체계를 강화, 미소량의 핵물질도 안전하고 철저하게 관리되도록 경주해 나갈 예정이다.

원자력은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미래 에너지 수요의 충족, 지구온난화 방지, 인류의 건강 복지 증진, 물 부족 문제 해결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은 부존자원이 빈약한 열악한 환경과 조건에도 불구하고 IAEA와 회원국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원자력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원자력이 에너지로써의 뿐 아니라 인류 삶의 질 향상과 환경보존에 원자력이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해 나갈 것이다.